LAA, 오타니 마지막까지 써 먹는다?
▲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살아있는 한, 에인절스는 오타니 트레이드에 나서지 않을 공산이 크다▲ LA 다저스는 오타니 쟁탈전에 반드시 참전할 팀으로 손꼽힌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년 메이저리그 이적시장의 최대어이자 최고 기대주는 단연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다. 지구상 최고 선수 중 하나인 오타니는 올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지 오래다.
벌써 총액 5억 달러 이상, 심지어 6억 달러 이상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오타니의 향후 행보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다만 올 시즌 중 트레이드되는 시나리오는 점점 그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LA 에인절스에, 마지막까지 오타니가 필요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에인절스는 근래 들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만년 중‧하위권 팀이다. 그 유명한 마이크 트라웃도 2011년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뒤 가을야구를 딱 한 차례(2014년) 경험했을 뿐이다. 지난해에도 73승89패(.451), 포스트시즌에 도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르다. 시즌 초반이지만 일단 순위표에서 잘 버틴다.
에인절스는 11일(한국시간) 현재 20승18패(.526)를 기록해 서부지구 2위를 달리고 있다. 지구 최강자인 휴스턴이 올 시즌 초반 유독 고전하는 가운데 텍사스(22승14패)와 더불어 에인절스가 치고 올라왔다. 현재까지는 절대 강자가 없는 흐름으로 에인절스도 기대를 걸어볼 만한 구석이 있다.
물론 에인절스는 지난 시즌에도 초반에는 좋았던 기억이 있다. 중반 이후 힘을 쓰지 못하고 추락했다. 올해도 선발 로테이션에 불안감이 크다. 오타니와 파블로 산도발만 규정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그런데 불펜은 카를로스 에스테베스, 맷 무어, 앤드루 완츠를 중심으로 비교적 잘 돌아가고 있다. 오타니, 트라웃이 이끄는 타선도 나쁘지 않다. 앤서니 렌던이 모처럼 건강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ESPN의 칼럼니스트이자 메이저리그 대표 소식통 중 하나인 버스터 올니는 12일(한국시간) 이런 사정을 들어 에인절스가 오타니를 트레이드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올니에 따르면 다른 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에인절스가 트레이드 마감 시간 전 완전히 붕괴하지 않는 이상 오타니를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반 시즌 렌탈'이 될 수 있는 오타니로 얼마나 좋은 유망주를 데려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에인절스도 팀 가치를 높이기 위해 '포스트시즌'이라는 단어가 절실하다. 일단 오타니를 끝까지 보유하는 게 낫다는 판단은 합리적이다.▲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은 오타니 영입을 염두에 둔 듯한 오프시즌 행보를 보였다
여기서 웃는 팀은 LA 다저스가 될 수도 있다. 오타니를 영입할 수 있는 팀은 한정되어 있다. 못해도 총액 5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보이는 몸값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빅마켓' 팀이어야 한다. 뉴욕의 두 팀(메츠‧양키스), 다저스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뽑히는 이유다. 여기에 다저스는 오타니 영입을 염두에 둔 듯 올 시즌을 앞두고 팀 연봉을 비우려는 행보를 보였다.
현지 언론에서는 오타니가 돈은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어차피 자신을 영입하려는 팀은 돈다발을 싸들고 줄을 섰다. 해당 팀들 사이에 금전적인 차이는 크지 않을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역시 '우승 가능성'이 또 하나의 고려 대상이 될 만하다. 다저스는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 정평이 나 있다. 게다가 로스앤젤레스는 오타니가 대단히 익숙한 지역이다.
ESPN의 카일리 맥다니엘이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도 비슷한 인식이 드러났다. 26명의 응답에서 거론된 팀은 총 6개. 다저스를 비롯해 양키스와 메츠, 샌디에이고와 시애틀, 샌프란시스코까지다. 맥다니엘은 '이중 다저스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양키스 혹은 다저스'와 같은 복수 응답까지 고려하면 다저스가 압도적이다.
만약 시즌 중 트레이드로 팀을 옮기면 어떤 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다. 내셔널리그 팀으로 이적하면 경쟁 팀에 날개를 달아주는 일이 될 수 있다. 실탄이 두둑한 다저스로서는 오타니가 조용히 FA 시장에 나오는 게 이득이다. 다저스는 선발과 좌타 중심타자가 모두 필요한 상황이다. 오타니는 완벽한 매물이고, 마케팅 요소까지 더하면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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