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없는 키움의 꼴찌 추락은 필연?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키움이지만 올 시즌에는 간판 스타 이정후의 부상 등으로 2년여 만에 최하위로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키움
프로야구 키움이 결국 꼴찌로까지 추락했다. 2021시즌 이후 2년여 만이다.
키움은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롯데와 홈 경기에서 8 대 12로 졌다. 1회말 3점을 먼저 냈지만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를 안았다.
주중 홈 3연전을 루징 시리즈로 마친 키움은 승률 4할1푼6리(42승 59패 3무), 10위로 떨어졌다. 이날 두산과 잠실 원정에서 6 대 4로 이긴 삼성(40승 56패 1무)이 0.5경기 차 9위로 올라섰다.
키움이 최하위로 떨어진 것은 2년여 만이다. 2021년 4월 27일이 마지막이었다. 그래도 키움은 그해 5위(70승 67패 7무)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올해는 최종 꼴찌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키움이 최하위로 시즌을 마치면 2011년 이후 12년 만이다.
키움은 지난해 한국시리즈(KS)까지 진출한 바 있다. 정규 리그를 3위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PO)에서 2위 LG를 꺾고 KS에 나섰다. 비록 SSG에 밀렸지만 최근 리그에서 가을 야구에 꾸준히 진출한 강팀이었다.
그동안 키움은 주축 선수들의 이탈에도 젊은 선수들의 약진으로 선전을 펼쳤다. 박병호(kt), 강정호(은퇴), 김하성(샌디에이고) 등이 해외로 진출하고, 다른 팀으로 이적했음에도 이정후, 김혜성 등이 중심으로 잡아줬다.
키움 전력의 절반으로 평가를 받는 이정후. 연합뉴스
하지만 올 시즌에는 한계에 이르렀다. 지난해 타격 5관왕과 함께 정규 시즌 최우수 선수(MVP)에 오른 이정후가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구심점이 사라졌다. 이정후는 올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타율 3할1푼9리로 활약했으나 발목 부상으로 지난달 23일 1군에서 제외된 뒤 사실상 시즌 아웃됐다.
공교롭게도 10일 경기에서 롯데 선발은 지난해까지 키움에서 뛰었던 한현희였다. 비록 한현희는 이날 4이닝 4실점으로 고전했지만 팀 타선 폭발로 패전을 면했다. 한현희는 올 시즌 전 롯데와 4년 최대 40억 원에 계약하며 이적했다.
여기에 키움은 토종 에이스 최원태까지 LG로 보내면서 사실상 리빌딩 시즌을 선언했다. 이정후가 없는 마당에 올 시즌이 힘들다고 판단해 LG에서 유망주 이주형과 내년 신인 1순위 지명권을 받고 최원태를 내줬다.
모기업이 없는 키움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박병호, 강정호, 김하성 등을 메이저 리그(MLB)로 보내면서 받은 이적료로 구단 운영비를 충당해온 키움은 미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팀의 상징 박병호마저도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리자 잡지 않았다. 이정후 역시 올 시즌 뒤 미국으로 진출할 예정인데 키움으로서는 적잖은 이적료를 챙길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키움이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내기는 어렵다. KBO 리그의 새로운 운영 모델을 제시했던 키움이지만 대기업의 지원을 받는 부자 구단과 달리 아껴서 팀을 꾸려야 하는 상황에 쉽지 않은 올 시즌은 어쩌면 필연적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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