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감독, 이범호 선임
이범호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신임 감독이 13일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김종국 전 감독 경질 이후 공석이었던 사령탑 자리에 이범호 타격코치를 앉혔다. 지도자 경력이 비교적 짧다는 약점에도 팀 사정을 잘 아는 내부자를 승격시켰다. 이 감독에게 따라붙은 ‘초보’ 꼬리표에 올 시즌 리그 판도도 달렸다.
KIA는 13일 이범호 1군 타격코치를 구단 11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2년에 계약금과 연봉을 합쳐 9억원을 지급하는 조건이다. 이날까지 코치 신분으로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를 치르다 구단 공식 발표 직후 선수단과 인사를 나눈 이 감독은 14일부터 본격적으로 감독 직무를 수행한다.
구단 측은 이 감독을 선임한 배경으로 팀에 대한 이해도를 첫손에 꼽았다. 선수 생활 후반부를 KIA에서 보냈고 퓨처스리그(2군) 감독과 1군 코치도 지낸 만큼 지금의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적임자라는 것이다.
KIA의 새 리더십은 ‘첫 80년대생 감독’이라는 수식어로 압축된다. 1981년생인 이 감독은 10개 구단 사령탑 중 가장 젊다. 역대 프로야구로 범위를 넓혀도 정식 감독으론 최연소다. 올 시즌 선수단 최고참인 1984년생 외야수 최형우와 세 살 차이다.
젊은 나이 덕에 선수들과 관계를 보다 원활하게 맺으리라는 것이 구단 측 기대다. 이 감독 본인도 “격의 없이 소통하면서 자신의 야구를 펼칠 무대를 만들어주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넘어서야 할 최대 우려도 나이와 관계 있다. 짧은 지도자 경력이 그것이다. 2019년 선수 생활을 마감한 이 감독은 실질적으로 2021시즌부터 지도자로 실무를 맡았다. 전신인 해태 시절까지 포함해도 그보다 지도자 경력이 짧은 상태에서 사령탑을 맡은 이는 없었다.
타이거즈 순혈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 아니라는 점 역시 눈여겨볼 요소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복귀한 뒤 선수 경력 후반을 KIA에서 보냈지만 그가 야구를 시작한 곳은 대구였다. 프로엔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했다. 공교롭게도 해태에서 KIA로 팀명을 바꾼 뒤 우승을 이끈 조범현·김기태 전 감독은 각각 OB 베어스, 쌍방울 레이더스 출신이었다.
앞서 KIA는 스토브리그 막바지 복수의 전문가 사이에서 올 시즌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신임 사령탑에겐 기회이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감독은 “구단과 팬의 기대를 알고 있다”며 “초보 감독이 아닌 KIA 감독으로서 임기 내 반드시 팀을 정상권에 올려놓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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