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삼진쇼, 불꽃쇼, 끝내기쇼 달라진 한화
(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 팬들에게 이보다 알찬 하루는 없었을 것 같다.
최원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와의 홈 개막전에서 3-2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한화는 23일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패했으나 이후 5경기를 모두 잡으면서 5연승을 달성, 시즌 전적 5승1패를 만들었다.
12년 만에 한국 무대로 컴백한 류현진이 홈팬들 앞에서 정식으로 마운드를 밟는 날이었다. 지난 23일 개막전에서 3⅔이닝 5실점(2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되며 아쉬운 복귀전을 마쳤던 류현진은 대전에서는 2012년 10월 4일 넥센 히어로즈전 이후 4194일 만에 공식 경기에서 등판했다.
승리투수만 되지 못했을 뿐, 류현진이 왜 류현진인지를 보여주는 투구였다. 이날 류현진은 무려 9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6이닝 8피안타 무사사구 2실점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최고 구속은 147km/h까지 나왔고, 커터와 커브, 체인지업을 고루 던지며 KT 타선을 묶었다.
4회초 강백호와의 승부가 백미였다. 로하스와 박병호, 강백호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상대한 류현진은 로하스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운 뒤 박병호는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그리고 강백호를 만난 류현진은 초구 99km/h 느린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다음에는 143km/h 직구로 스윙을 유도했다. 이어 다시 115km/h 커브로 또 한 번 강백호의 배트를 돌게 해 삼구삼진으로 이닝을 끝냈다.
축제였다. KT 위즈에서도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가 나와 류현진과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점수가 많이 나지 않는 투수전은 재미가 없다는 인식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쿠에바스와 류현진의 호투에 빠르고 흥미진진한 승부를 이어갔다.
그리고 계속된 2-2 동점 상황, 플레이볼과 함께 폭죽을 터뜨린 한화는 홈 개막전을 맞아 클리닝타임에 불꽃놀이를 진행했다. 4분 여의 클리닝타임 동안 화려한 불꽃이 하늘을 수놓았다. 우승팀의 불꽃놀이 못지 않은, 그보다 더 화려한 불꽃놀이였다.
또 이날은 홈 개막전을 맞아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지난 2018년 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5년 5개월 만에 이글스파크를 찾기도 했다. 정규시즌 시작부터 경기장을 찾은 건 이례적인 일. 김승연 회장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들고, 또 엄지를 치켜세우는 등 팬들과 소통했다.
한화로서는 결과까지 완벽했다. 쿠에바스와 류현진이 내려간 후에도 KT 이상동, 한화 한승혁과 주현상의 호투로 2-2 균형이 이어지다 한화의 마지막 공격에서 승부가 갈렸다. 선두 요나단 페라자가 좌전 2루타, 노시환이 자동 고의4구로 출루한 2사 1・2루 상황, 임종찬이 이상동의 초구 포크볼을 타격해 좌중간을 가르는 깨끗한 2루타를 치고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한화가 시즌 초반 6경기에서 5승을 거둔 건 무려 25년 전, 한화가 우승을 했던 1999년으로 거슬러 가야 한다. 이번 시즌 리빌딩의 종료를 선언하고 '디퍼런스 어스(DIFFERENT US)'를 슬로건을 자신있게 내건 한화가, 시작부터 정말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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