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도사가 말하는 ‘우승권 팀’의 조건
DRX ‘베릴’ 조건희는 중국 ‘LoL 프로 리그(LPL)’나 유럽 ‘LoL 유로피언 챔피언십(LEC)’에 관심이 많은 선수다. 그에게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팀들이 최근 국제대회에서 LPL 팀들을 상대로 고전하는 이유를 물었다. 정글러와 서포터 기량 차이가 원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DRX는 15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2 LCK 서머 시즌 정규 리그 경기에서 농심 레드포스를 2대 0으로 꺾었다. 1승0패(+2)를 기록해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농심은 0승1패(-2)가 돼 최하위로 시즌을 시작했다.
조건희는 이날 레오나와 탐 켄치로 좋은 플레이를 선보였다. POG로 선정되진 않았지만 시리즈 내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1세트 땐 드래곤 전투에서 상대의 뒤를 잡은 뒤 궁극기 ‘흑점 폭발’로 게임을 끝내는 이니시에이팅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다음은 경기 후 진행한 조건희와의 일문일답이다.
-시즌 첫 경기를 2대 0 승리로 마쳤다.
“스프링 시즌에 우리에게 패배를 안겼던 팀을 상대로 이겼다면 더 기뻤겠지만, 그래도 첫 경기부터 승리를 거둬 기쁘다. 농심은 탑과 미드라이너가 에이스인 팀이라고 봤다. 탑라이너 싸움에선 밀리는 게 없다고 생각했다. 상대팀의 두 라이너가 잘하는 챔피언들 위주로 밴 카드를 투자했다.”
-두 세트 모두 장기전을 펼쳤다. 12.10패치, 이른바 ‘내구력 패치’의 영향일까.
“패치 이후 후반에 강점이 있는 챔피언들이 많이 등장해 게임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을 것이다. LPL은 공격적인 성향을 띤다. 선수들이 선호하는 챔피언도 다르고, 설계도 날카로운 편이다. 실력이 뛰어난 정글러들이 많아 초반에 킬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온다.“
-내구력 패치는 DRX에 호재일까, 악재일까.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게임이 길어지면 집중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 후반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본다.(후반 집중력이라는 건 후천적으로 기를 수 있는 영역이라 보나.)…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모든 게 타고나는 거라 생각한다. 재능의 영역이다.”
-일반 유저들은 패치 이후 원거리 딜러의 캐리력이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롤도사’도 그렇게 보나.
“LPL을 보면 원거리 딜러들이 공격적으로 플레이해 상대의 스킬을 ‘빨아들이는’ 한타가 종종 나오는 것 같더라. 상체도 중요한 메타지만, 원거리 딜러가 자신의 공격성을 잘 컨트롤하면서 상대를 끌어들일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2세트 때 나미를 고른 상대가 ‘감전’ 룬이 아닌 ‘콩콩이’ 룬을 선택했다.
“세나·탐 켄치 대 루시안·나미 구도는 결국 유지력 싸움이다. 상대가 유지력을 늘리기 위해 선택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개인적으로는 감전 룬이 없으면 게임 후반부에 다른 딜러한테 ‘파도 소환사의 축복(E)’을 걸어줘도 딜이 부족하단 느낌을 받는다. 개인 취향에 따라 갈리는 선택이다.”
-조 선수는 탐 켄치로 ‘소생’ 룬이 아닌 ‘과잉성장’ 룬을 골랐다.
“내구력 패치 이후 과잉성장과 성장체력 파편의 효율이 좋은 것 같다. 이 룬과 파편을 들면 체력을 늘려주지 않는 방어력 아이템을 사도 체력이 부족하지 않다. 그런 아이템들 중에 가성비가 좋은 게 몇 개 있다. 예를 들면 ‘얼어붙은 심장’이 그렇다.”
-DRX가 우승에 도전하거나,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나가려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까.
“우선 스프링 시즌보다 다양한 패턴, 다양한 조합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어떻게 해야 상대를 ‘체크메이트’로 몰아넣을 수 있을지 알아야 한다. 양측의 조합을 봤을 때 시간대별로 어떤 팀이 더 유리한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것들을 개개인이 생각할 수 있고, 동료들에게 말할 수 있어야 비로소 우승권 팀이 된다.”
-조 선수는 LPL을 자주 시청한다. LCK 팀들이 LPL 팀들을 상대로 고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LPL과 LCK의 우승권 팀들 간 톱라이너, 미드라이너, 원거리 딜러들의 기량엔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강팀 대 강팀 승부는 서포터와 정글러의 움직임에서 치명타가 많이 나온다. LPL 우승권 팀들의 서포터와 정글러들의 기량이 LCK보다 우위여서 이런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본다. LCK는 해마다 등장하는 인재의 수가 줄고 있다. 3~4년 후엔 경쟁이 더 힘들 수도 있다.”
-다음 상대는 프레딧 브리온이다.
“프레딧은 한타에 강점이 있는 팀이다. 라인전 체급이 낮은 것도 아닌데 호흡과 소통 능력이 좋다. 정말 잘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도 메타 유행에 맞춰 잘할 것 같단 느낌이 든다.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 경기도 반드시 승리로 장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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