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도 불투명, 창원 경기, KBO 책임 소재 파악
1일 경기가 취소된 뒤 다시 내야그라운드 흙을 뒤집어 작업하고 있는 장면. 창원=정현석 기자 [email protected]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일 창원경기 취소 사유를 놓고 경위파악에 들어간다.
KBO 측은 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NC-삼성 간 10차전이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된 뒤 "NC 구단에 경위서를 제출을 요구했다.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창한 날씨에 보기 드문 취소 사례였다.
NC다이노스는 지난달 말 원정 기간을 활용해 내야 흙을 '인필드 믹스'로 전면 교체했다.
원정 9연전을 앞둔 지난달 20일 흙 교체 작업을 시작했다. 홈 경기가 다시 시작되는 1일 전까지 작업을 완료했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지난달 말 집중된 장마 여파였다. 새로 깐 흙에 포함된 진흙이 물기를 흠뻑 머금었다. 점성이 있는데다 질퍽질퍽해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지경이었다. 조치가 필요했다.
경기 하루 전인 30일 낮 부터 해가 나자 부랴부랴 작업에 들어갔다. 흙을 한번 뒤집어 엎어 말렸다. 이 작업은 1일 오후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예상대로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 사이 관중이 입장했다. 경기 시작 시간을 늦춰가며 작업은 계속됐다. 덜 마른 흙을 덮고 평탄화를 시도했지만 여전히 땅은 푹푹 꺼지는 상태였다.
결국 예정보다 30분 늦은 오후 7시가 조금 넘은 시점에 결국 그라운드 사정 취소가 공표됐다.
김용희 경기감독관은 "최대한 경기를 정상진행하려고 노력했지만 평탄화 작업이 덜된 그라운드 상태가 경기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불가피하게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여파는 컸다.
1일 삼성전에 앞서 새로 깐 흙을 뒤집어 햇볕에 말리고 있는 창원NC파크 내야. 창원=정현석 기자 [email protected]
1일 창원 NC-삼성전이 새로 바뀐 흙을 말리고 덮는 과정 속에 지연 개시됐다. 경기 개시 시간이 넘어서도 땅을 고르는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창원=정현석 기자 [email protected]더운 날씨 속에서 차분히 앉아 경기를 기다리던 5981명의 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팬들은 망연자실해 30분 이상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경기를 기다리던 삼성 선수단도 황당함을 감추지 못한 채 짐을 챙겨야 했다.
이날 선발로 예고됐던 NC 이재학과 삼성 알버트 수아레즈는 등판 기회를 미뤄야 했다. 다음날인 2일 선발로는 NC 루친스키, 삼성 허윤동이 예고됐다.
이날은 창원시민의 날 이벤트가 잡혀 있어 선수단은 창원 유니폼을 입고 뛰기로 한 날이었다. 경남생애전환문화예술학교 신중년 뮤지컬팀의 애국가 공연도, 홍남표 창원특례시장의 시구도 모두 무산됐다.
문제는 당장 2일 경기 정상 개최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경기 취소가 결정된 뒤 다시 기계로 그라운드를 다시 뒤집어 엎으며 정비에 나섰지만 "정상적으로 경기를 할 수 있을 지 미지수"라는 것이 현장의 판단이다.
길어진 장마 탓에 벌어진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 하지만 이러한 변수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시즌 중 흙을 교체한 결정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리그를 주관하는 KBO로선 이번 사태에 대한 과실 여부 등 경위파악에 주력한 뒤 후속 조치를 논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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