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주식, 러시아 다음으로 세계 꼴찌.
미국 금리인상이 거듭되며 경기침체 우려가 짙은 가운데 올해 한국증시가 전세계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증시가 과매도(공포 매도) 국면에 진입했다며 2050포인트를 중심으로 바닥이 형성될 것으로 분석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을 포함한 세계 41개 주요 지수 가운데 올해 코스닥 지수가 40번째로 많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지수는 작년 말 대비 올해 9월28일까지 -34.83% 수익률을 기록하며 러시아 MOEX 지수(-48.15%) 다음으로 부진했다. 41개 지수 가운데 40위를 기록했다. 심지어 코스닥 지수는 러시아RTS 지수(-32.66%)보다도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는 9월28일까지 작년 말 대비 27.15% 하락하며 41개 지수 가운데 36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지수는 18.45% 하락했고 S&P500 지수는 22.18% 내렸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9.09% 하락에 그쳤다.
코스피와 비슷한 수준의 하락률을 기록한 증시는 나스닥 지수(-29.79%)와 대만 가권지수(-26.09%), 홍콩 항셍H지수(-25.36%)였다. 수출의존도가 높고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의 개방도가 높은 한국증시는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충격파가 크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에서 최저 수준 수익률을 기록한 한국 증시가 과매도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보수적으로 판단한 코스피의 기준점은 ROE(자기자본이익률) 7% 수준이고 코스피 지수 기준 2050포인트"라며 "이는 작년 대비 약 50조원 가량의 이익 훼손이 발생하는 보수적 시나리오를 반영한 지수로, 국가별 부채 위기가 아니라면 현 수준에서 주식시장의 추가 급락은 과매도 영역"이라고 말했다.
1990년 이후 코스피 지수의 고점대비 하락률을 보면 △1997년 외환위기 -73% △2000년 닷컴 거품붕괴 당시 -52% △2008년 금융위기 -49% 등이다. 역대 4위 하락률은 2022년 금리인상기로 고점 대비 현재까지 -34%를 기록 중이다. 2020년 코로나19(COVID-19) 창궐 때 고점대비 하락률은 -32%로 역대 5위를 기록했다.
즉 이번 위기가 금융시스템·부채 위기가 아닌 것이 확실하다면 증시는 이미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일본, 중국, 영국 등 국가들이 실제로 위기에 빠지거나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며 "일본과 중국은 외환보유고가 크고 외채비율이 높지 않고 영국은 미국과 상시 통화 스와프가 체결돼 있어, 이들 국가의 금융위기 가능성보다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타당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순환적 경기침체로 인한 코스피 저점은 PER(주가수익비율) 8배 초중반 정도에 형성된 경우가 많았다"며 "코스피에 적용하면 지수는 2050포인트이며, 개인 투자자의 미수금 강제청산(반대매매)로 일시 급락할 수도 있지만 그 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64포인트(0.08%) 오른 2170.93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2195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개인이 2233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는 소폭 반등에 그쳤다. 기관은 2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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