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에서 부비트랩 밟은 해병의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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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1 (화) 13:16

                           

 

월남전에서 부비트랩 밟은 해병의 부탁


지금도 먼저 간 어떤 나의 해병은 수시로 나에게 속삭이고 있다. 월남의 그 작열하는 포탄에 가지가 다 잘려나가고 없는 고목나무 아래서 부비츄랩으로 인하여 역시 아랫도리가 다 달아나고 없는 몸뚱이로 피를 쏟으면서 지금도 간절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다. 수십 년도 더 지난 지금도 간절한 목소리로 나에게 속삭이고 있는 것이다. 메드백을 기다리는 동안의 그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에게는 내가 살아있는 동안의 모든 시간에 해당되는 것이기도 하다. 

 

“소대장님 내가 귀국해서 살아남는다면 아무래도 거시기는 있어야 겠지요? 찾아서 철사 줄에라도 매달아 주십시오. 봉합이라도 될 수 있을지 혹 압니까?” 

 

그러면서 펄펄 날기라도 할 듯 금방 전까지만 해도 생생하던 그가 힘없이 무너져 주저앉은 체 내뱉듯이 중얼거리던 말, 

 

“씨-팔, 월남전엔 정말 장사 없네요. 내가 (부비츄랩을) 밟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간절한 눈으로 찾아달라던 거시기를 쏟아지는 눈물을 이 악물고 참아가며 구서구석 찾았으나 이미 그것은 월남 땅 그 어디에도 없는 것이었다. 아무리 찾아도 아무데도 없을 그 흔적 없이 분해된 거시기는 어쩌면 황당하게 당할 수밖에 없었던, 어떤 명분으로도 이유가 될 수 없는 전쟁이라는 괴물의, 전쟁 끝이면 당연히 나타날 수밖에 없는 자유, 평화라는 이름의 허깨비였던 것이다. 아니, 이미 흔적조차 없이 분해 되었다는 것을 번연히 알고 있으면서도 부지런히 찾는 흉내라도 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를 악물어도 참을 수 없이 쏟아지는 분노와 울분의 눈물을 감추기 위한, 명분 없는 전쟁에대한, 그럼에도 아까운 젊은 피를 흘려야 하는 안타까운 몸부림을 감추기 위한 헛된 몸짓이 아니었을까

 

월남전에서 부비트랩 밟은 해병의 부탁
월남전에서 부비트랩 밟은 해병의 부탁

우리는 우리의 젊음을 다 바쳤다. 그리고 수없이 많은 사상자를 남겨두고 월남전은 끝났다. 아니, 아직 아니다. 아직 월남전은 끝난 것이 아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선 정의와 자유의 이름으로 전쟁이 지속되고 있고, 수많은 젊은이들의 목숨이 그 자유와 정의의 미명 아래 희생되고 있다. 그들은 최선을 다하여 살아남기 위한 전투를 할 것이고 또 희생될 것이다. 우리의 젊은이도 세계 각국에 파견되어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여 싸우고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확실한 훗날이 약속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싸운다. 오직 나라를 위한 뜨거운 충성심 하나로 말이다. 나라여, 이제 더 이상 그들에게 달콤한 몇 알의 사탕으로 그들을 달랠 생각을 버릴 때가 되지 않았는가? 그들이 충성을 다하여 진심으로 나라를 위해 싸웠듯 이제 나라도 진심을 다하여 그들을 돌볼 때가 되지 않았는가? 

 

그대는 무엇을 위하여 피를 흘리는가?, 강동희

 

댓글 1

소령(진) 오늘을산다

오늘을위해

2022.11.01 21:48:05

GOP출신으로써 한마디한다. 그날도 그이후에도 계속 잤다. 꿀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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