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빠진 KB. 미지수 답 찾을까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안고 새롭게 맞는 시즌인데,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팀의 대들보 없이 출발하게 되면서 많은 사람이 험난한 시즌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박지수(24) 없이 시즌을 맞는 여자프로농구 청주 KB 이야기다.
2022~2023 여자프로농구는 오는 30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리는 KB와 인천 신한은행의 개막전으로 5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그동안 여자프로농구는 한 번 정상에 오른 팀이 그 여세를 몰아 몇 시즌 연속 패권을 차지하며 ‘왕조’를 구축하는 경우가 많았다. 신한은행이 그랬고, 또 아산 우리은행이 그랬다. 하지만 지난 시즌 우승팀 KB가 이번 시즌에도 우승을 쉽게 가져갈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팀의 기둥이자 에이스인 박지수가 이탈했기 때문이다. 박지수는 지난 7월 공황장애 진단을 받아 국가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후 팀 훈련에도 합류하지 못하고 지금도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코트 복귀시점도 현재로는 미지수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없는 여자농구에서 196㎝ 장신 박지수의 존재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KB의 독보적인 이점이다. 그가 없는 채로 시즌을 맞이하게 된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타격이다.
물론 박지수가 없는 KB의 전력이 약한 것은 아니다. 국가대표 슈터 강이슬이 건재하고 단신 가드 허예은의 기량도 몰라보게 올라왔다. 포워드 김민정의 공격 옵션도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며, ‘노장’ 최희진은 투입됐을 때 언제든 게임 체인저의 역할을 맡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멤버 그대로라면 상대에겐 ‘강해도 해볼 만한 팀’이지만, 박지수가 가세하면 ‘이기기 어려운 팀’으로 변모한다. 김소담, 박지은 같은 빅맨 자원들이 있지만 박지수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다.
KB의 이번 시즌은 결국 박지수가 돌아올 때까지 기존 멤버들이 얼마나 버텨주느냐에 달렸다. 박지수가 사라지면서 공격의 상당 비중을 가져갈 것으로 보이는 강이슬 외 다른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KB를 상대하는 팀들이 강이슬만 막으면 KB의 공격력을 반감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지난 시즌에는 박지수, 강이슬에 이어 팀내 공격 ‘3옵션’이었던 김민정이 좀 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해줄 필요가 있다. 공격을 조율해야 하는 허예은은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활약이 기대되지만, 염윤아나 심성영 같은 베테랑 가드들이 뒤에서 뒷받침을 잘해줘야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
만약 박지수가 올 때까지 KB가 버티는 데 실패한다면, 지난 시즌 통합챔피언의 성과도 ‘박지수 덕분’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단숨에 평가절하될 수 있다. “(박)지수가 없어도 우리가 약하지 않다는 것을 선수들이 증명해줄 것”이라는 김완수 KB 감독의 말이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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