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잔혹사, KBO 플레이오프 4년 연속 업셋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KBO리그 2위 팀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올 시즌 2위에 오른 LG 트윈스는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1-4로 패했다. 올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뽑혔던 LG는 시리즈 1승3패를 기록, 키움에 한국시리즈 티켓을 내주고 4경기 만에 가을야구를 마쳤다.
지난해는 4위 두산 베어스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로 향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정규 시즌에서 타이브레이크 게임까지 가는 우여곡절 끝에 kt 위즈에 패해 2위가 됐다. 두산은 삼성을 2승무패(2021년 플레이오프만 3전2선승제로 진행)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2020년에도 3위 두산이 2위 kt에 시리즈 3승1패 승리를 거두며 극적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019년에는 SK 와이번스가 희생양이었다. 당시 두산에 9경기 차를 뒤집히며 2위가 된 SK는 키움에 내리 3연패를 당해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가을야구를 접었다.
준플레이오프도 2017년(NC 다이노스), 2018년(넥센), 2021년(두산) 등 시리즈 업셋(하위팀이 상위팀을 꺾는 것)이 간간이 나오고 있지만, 플레이오프처럼 내리 4년 연속 업셋 팀이 나오는 경우는 드문 일. 한국시리즈는 최근 10년간 업셋이 2015년(두산), 2018년(SK) 2번 밖에 나오지 않았다.
야구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플레이오프 업셋이 잦은 이유는 심리적, 그리고 체력적 문제로 볼 수 있다. 1위 팀은 우승의 기쁨, 3위 팀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피해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는 안도감이 있는 것과 달리 우승에 실패한 2위 팀은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처질 수 있다는 의미다.
준플레이오프를 이긴 팀은 어느 정도 남아있는 체력적 여유에 시리즈 승리의 기세까지 더해져 2위 팀을 제압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가져오기도 한다. 하위팀도 플레이오프까지는 체력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셈이다. 2위를 한 팀은 오히려 그 기운을 느끼며 부담을 안기 쉽다.
올해 업셋의 희생양이 된 류지현 LG 감독은 시리즈가 끝난 뒤 "선수들의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경기력에 영향을 끼치자 않았나 싶다. 위에서 시즌을 끝낸 팀들이 지면 안 된다는 압박감을 받는다. 그런 면이 부담을 준 것 아닌가 싶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결국 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이다. 기에 눌려서는 결코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 최근 4년 연속 플레이오프에서 무릎꿇은 2위팀들의 사례가 KBO리그의 한 흐름을 만들어, 각팀들의 우승을 향한 일념을 더욱 키우게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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