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도 다른 젠지 DRX, 우리가 메타다
(MHN스포츠 이솔 기자) 정 반대의 메타 해석을 선보이고 있는 DRX와 젠지가 운명처럼 '결승' 직전 만났다.
3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스테이트 팜 아레나에서 펼쳐지는 2022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4강전에서는 젠지-DRX가 마주한다.
두 팀의 공통분모는 '풀세트 접전'이다. 8강전에서 젠지 이스포츠(젠지)는 담원 기아(DK)를 만나 3-2로, DRX는 EDG를 만나 3-2로 기적같은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양상은 확연히 달랐다. 젠지는 '승승패패' 직후인 5세트 초반 경기를 리드당하며 15분까지 고전했으나, 이후 '한타' 페이즈에서 물 흐르듯 손해를 복구해나가며 경기를 끝내 뒤집었다.
반면 DRX는 '패패승승'이후인 5세트 6분까지는 상대의 기세에 고전했으나 제카의 4연 솔로킬을 비롯한 선수들의 개인기가 폭발, 분위기를 어지럽히며 역전에 성공했다.
8강전에서의 젠지의 플레이를 요약하자면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다.
캐니언이 죽기살기로 상대 피넛을 말리려 했으나, 도란을 필두로 한 동료들의 '벌어주기'를 통해 무리하는 상대를 끊어내며 격차를 벌리는 모습을 보였다.
핵심은 '주도권 가진 선수 말리기'다. 라인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는 라이너들이 피넛의 성장 시간을 확보해주는 관계로, 1일차의 RNG처럼 벌어줄 수 있는 라이너들을 완벽히 말리려는 시도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5-5 교전에서 피넛이 카나비와 우열을 가릴 수 없을만큼의 슈퍼플레이를 연속해서 선보이고 있는 관계로, 경기 후반으로 갈 수록 상대는 '피넛의 늪'에 빠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젠지에 비하면 DRX는 정글러가 라이너에게 '벌어 주는' 경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 표식은 자신의 성장보다는 라이너들의 성장을 염두에 둔 경기를 펼치며, 라이너들을 부르기보다 백업 혹은 라이너들의 페이스에 맞춘 경기를 펼치고 있다.
눈여겨 볼 점은 바텀이다. DRX의 바텀의 폼이 여타 선수들과는 궤를 달리하고 있다.
룰러와 함께 '세계 최고'의 원거리 딜러로 꼽히는 바이퍼에게 메이저 픽과는 거리가 먼 이즈리얼-애쉬 등으로 우위를 점한 만큼 이번 경기에서도 조심하지 않는다면 '룰러 엔딩'을 채 보기도 전에 라인전부터 '데프트 엔딩'으로 경기가 마무리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단점은 제 발에 걸려 넘어지는 상황을 들 수 있다.
로그와의 조별리그 1차전은 물론 EDG전 2세트 7분에도 볼 수 있었던 해당 장면은 자신들이 유리한 상황에 놓인 경우 상대의 후발대 혹은 백업을 고려하지 않고 전투를 오래 끌다 패배하는, 전형적인 '신나는' 경기였던 점이 있다.
정리하자면, 경기 초중반(~20분)에는 DRX가, 그 이후부터는 젠지의 손을 들어줄 수 있는 가운데 DRX는 '짧은 라인전'을, 젠지는 '긴 라인전'을 염두에 둔 경기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승부를 뒤집을 유일한 변수는 '데프트-룰러의 컨디션'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