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아니라고보는데 이영표와서 솔직히 강원 관심높아진것도 팩트아니냐
내쫓기듯 떠나는 이영표, 강원FC 벌써부터 '후폭풍' 우려
기사입력 2022.11.03. 오전 05:45 최종수정 2022.11.03. 오전 05:46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 /사진=뉴스1이영표(45) 강원FC 대표이사가 올해를 끝으로 팀을 떠난다. 부임 2년 만이다. 올해 말 계약 만료를 앞두고 강원도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지난 2년간 구단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점, 이 대표가 강원과 동행을 이어가기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을 돌아보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흐름이다.
지난해 부임한 이영표 대표는 팀이 K리그2 강등 위기에 몰리자 직접 최용수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겨 극적으로 잔류를 이끌었다. 최 감독이 당시 독이 든 성배나 다름없던 강원 지휘봉을 잡은 데에는 이영표 대표의 존재가 컸다는 평가다. 이번 시즌엔 구단 역대 최고 성적 타이인 6위에 올랐다. 이 대표는 팀 지원뿐만 아니라 스폰서 유치 등 구단 전반에 걸쳐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그런 이 대표가 계약 만료라는 표면적인 이유로 팀을 떠나는 셈이다. 이 대표 스스로 동행을 원했던 데다 대표이사로서 일을 잘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다. 실제 그는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강원 구단의 미래까지 그렸다. 이런 가운데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이미 구단은 새 대표이사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 만료 이면에 자리한 진짜 이유는 결국 '정치'다. 축구계에서 예견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시·도민구단의 구단주는 시장·도지사다. 이영표 대표는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시절 선임됐지만, 지난 6월 지방선거를 통해 김진태 도지사가 새로 당선됐다. 각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이다. 집권당이 바뀌니 전임 도지사가 선임한 이 대표의 입지도 줄었다. 일을 잘하고도, 계약 만료를 이유로 사실상 내쫓기듯 떠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문제는 지난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강원 구단에 씁쓸한 바람이 분 건 비단 이영표 대표의 거취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구단의 숙원이자 이 대표가 특히 강력하게 추진했던 전용구장 건립도 김진태 도지사 당선 이후 '없던 일'이 됐다. 선수단이나 팬들이 원했던 전용구장 문제와 이영표 대표의 거취가 집권당이 다른 도지사(구단주)가 당선되면서 단번에 뒤집힌 셈이다.
김진태 강원도지사 겸 강원FC 구단주 /사진=강원FC강원 서포터스 나르샤가 성명서를 내고 즉각 반발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나르샤 측은 "다사다난한 대표이사와의 관계를 울고 웃으며 지내온 세월 동안 우리에게 진짜 대표이사라고 내세울 수 있는 인물은 이영표 대표이사 한 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면서 "일 잘하는 대표이사가 필요하고, 이영표 대표이사는 그 일을 훌륭히 수행해 나아가고 있었다고 확신한다. 전용구장 공약 폐기로 민심을 잃고 또다시 민심을 잃을 결정을 선택한 김진태 도지사(구단주)에게 강한 유감을 표하는 바이며, 계약 두 달이 남은 시점에 다시 한번 재고해주기를 강력하게 바란다"고 밝혔다.
현장에선 다만 김진태 도지사가 이 대표의 거취를 두고 재계약 불가 입장을 번복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랫동안 지역 축구계에 몸담고 있는 한 관계자는 스타뉴스를 통해 "지난 2년 간 이영표 대표이사가 일을 잘한 게 맞다"면서도 "강원도 입장에서도 이미 재계약 불가 사실을 언론 등을 통해서 공식화했으니 이를 뒤집거나 수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이미 구체적인 새 대표 이름도 돌고 있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 계속 강원 구단에 몰아칠 것이란 점이다. 앞으로 누가 새 대표이사로 선임되더라도 결국 새 구단주와의 정치적인 연관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영표 대표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꿰찼다는 점에서 신임 대표를 향한 불편한 시선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서포터스도 "(이영표 대표이사 재계약이) 무산될 경우 강력한 행동으로 나설 것임을 미리 밝힌다"고 경고했다. 벌써부터 팬들과 수뇌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모양새다.
강원 부임 당시 "이영표 대표에게 진정성을 느꼈다"고 밝혔던 최용수 감독의 거취마저 불투명하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지난 시즌 돌풍을 일으켰던 강원 입장에선 그야말로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져버릴 수도 있는 셈이다. 구단 최고 성적을 거둔 해, 정치적 외풍과 함께 벌써부터 강원에 드리운 먹구름이다.
최용수 강원FC 감독. /사진=강원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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