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어빙, 댈러스에서는 연착륙 가능할까?

병장 귀두라미보일러

1범

2018.01.10가입

조회 2,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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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6 (월) 14:00

                           



‘적당히 이기적인 사람이 잘산다’ 우리가 가끔 세상의 시련과 맞닥뜨렸을 때 종종 나오는 말이다. 어린 시절에는 그저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자라지만 냉정한 현실은 배운 것과는 또 다르다. 무조건 배려만 할 것이 아닌 적당히 내 것도 챙기고, 성질도 보여줘야 손해를 보지않는 경우도 분명 생겨난다.

하지만 이기적인 것에도 정도가 있다. 어느 정도 선에서 명분을 가지고 이기적으로 굴면 그래도 이해를 받을 수 있지만, 막무가내로 자신의 이익만 챙긴다면 그때는 스스로 파놓은 함정에 자신이 빠지기도 한다. 시선을 NBA로 돌려보면 최근 브루클린 네츠에서 댈러스 매버릭스로 둥지를 옮긴 카이리 어빙(31‧188cm)이 딱 거기에 해당된다.

본래도 이기적인 선수로 유명했지만 갈수록 도가 지나치더니 최근에는 이해불가 수준까지 올라가며 많은 이들의 장탄식을 자아내게 하는 모습이다. 브루클린, 댈러스 모두 올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한 팀들로 각자 우승을 꿈꾸고 있다. 보통 그런 팀들끼리는 어지간해서는 시즌중 트레이드가 일어나지 않는다.

더욱이 상위권에서 순위 경쟁중이었던 브루클린으로서는 팀내 원투펀치중 한명을 갑작스레 타팀으로 보낼 이유가 없다. 여기에는 팀도 어쩔 수 없었던 사정이 있다. 당사자인 어빙이 못뛰겠다고 배를 튕기며 전면에 나서버린지라 울며겨자먹기로 트레이드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 시즌이 끝나면 브루클린은 FA로 떠나는 어빙을 그대로 바라만봐야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그전에 있는 전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우승에 도전하는 시나리오도 꿈꿀 수 있었겠지만 적어도 어빙에게는 통할 수 없는 얘기다. 이미 마음이 떠나버린 그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그간 충분히 겪어왔기 때문에 짐작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어떤식으로든지 구단은 손해를 피할 수 없게된 상황인지라 시즌 중임에도 급하게 나서고 말았다.

어려울 것이다는 예상과 달리 어빙의 트레이드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미 스포츠매체 ESPN은 6일 어빙이 브루클린에서 댈러스로 트레이드된다고 전했다. 우승에 목마른 댈러스는 자신들이 가능한 한도에서 적극적으로 나섰다. 어빙에 마키프 모리스까지 받는 대가로 브루클린에 도리안 핀니-스미스, 스펜서 딘위디와 2029년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2027·2029년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니코 해리슨 댈러스 단장은 나이키 임원으로 일하던 시절부터 어빙과 친분이 있었으며, 제이슨 키드 댈러스 감독과 간판 스타 루카 돈치치 역시 트레이드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팬과 관계자들의 관심은 어빙이 댈라스에서는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않고 순조롭게 공존할 수 있을까에 집중되고 있다.

어빙은 클리블랜드에서 데뷔해 보스턴, 브루클린을 거쳐 댈러스로 가게됐는데 어느 한팀에서도 평온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클리블랜드에서는 르브론 제임스를 도와 우승을 차지했지만 일찍부터 1인자 욕심을 부리며 공존을 거부했고 이에 보스턴으로 이적했으나 본인의 리더 욕심과 달리 팀원들은 그를 인정해주지 않았다. 실력은 출중했지만 코트 안팎의 모습에서 믿고 따를만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게 크다.



브루클린에서는 기행, 이기심의 정점(?)을 찍었다. 이해할 수 없는 발언과 행동으로 계속해서 구설수에 올랐는데 그러한 기행은 시즌 중에도 계속되며 팀 분위기를 해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함께 우승을 노렸던 제임스 하든도 견디지 못하고 떠났을 정도다. 코로나19 문제가 함께 심각할 때는 백신 미접종으로 많은 경기에 결장했고 올 시즌에는 반유대주의 영화를 옹호해 구단징계까지 받았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같은 존재로 인식되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나마 최근 조용하다 싶었던 것도 잠시 마음에 들지않는 상황이 발생하자 이번에도 트레이드 요청으로 잘나가던 브루클린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이번 시즌 종료 후 FA를 앞두고 그동안 브루클린과 연장계약 협상을 벌여왔으나 이견차가 컸던 것이 이유로 분석된다. 어빙은 4년 최대 2억 달러(약 2,500억원)에 가까운 맥시멈 계약을 원했으나 브루클린 측에서는 여러가지 옵션을 걸어두기를 원했다.

실력만 놓고보면 충분히 그만한 가치를 둘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워낙 크고 작은 사고가 많았던지라 팀 입장에서도 안전장치가 필요했다. 어빙은 그간 본인이 한 것을 잊어버린듯 자신의 입장만 고수했다. 어찌보면 향후 원활한 선수 생활을 위해서도 옵션을 받아들이며 예전같지않다는 것을 증명할만 했지만 또다시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말았다.

브루클린 입장에서는 머리가 아팠다. 결국 선택의 여지없이 트레이드 시장을 알아볼 수밖에 없었고 피닉스 선즈, LA 레이커스, 댈러스 매버릭스 등 파이널 우승을 노리는 팀들이 계산기를 두드린 끝에 최종 목적지가 댈러스로 정해졌다. 어느 정도 최선의 트레이드를 성사시키기는 했지만 브루클린의 우승전선에서는 빨간불이 켜진게 사실이다.

어빙이라는 핵심전력 이탈로 올시즌 우승은 힘들어질 공산이 크다. 어빙의 공백은 분명 엄청난 크기로 다가올 것이며 수시로 토라지는 케빈 듀란트까지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돈은 돈데로 쓰고 얻는 것은 적은 고비용 저효율의 연속이다. 역대 빅3 결성 중에 이렇게 결과가 안좋은 케이스는 손에 꼽을 정도다.

리그에서 알아주는 사고뭉치임에도 어빙이 큰소리를 칠 수 있는 것은 기량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이유가 크다. 올시즌 40경기에서 평균 27.1득점, 5.3어시스트, 5.1리바운드, 1스틸을 기록중인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실력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선수 개인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까지 추락한 이상 댈러스에서마저 이런 일이 또 발생할 경우 모든 구단이 기피하는 선수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리그 10년차를 훌쩍 넘어가는 어빙은 이제 더이상 젊은 선수가 아니다. 스스로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한 만큼 역사의 한페이지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본격적인 커리어가 필요한 시기다. 선수 생활 초반 신인상과 우승을 차지한 이후 굵직한 타이틀이 멈춰있는 것은 물론 누적기록도 경쟁자들에 비해 떨어진다. 한창 커리어를 쌓아나가야 할 때 불필요한 행보로 스스로 제동을 건 이유가 크다.

이기심의 끝을 보여주고있는 어빙이 안타까운 것은 그 과정이 영리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다. 어찌보면 이기심은 순수하게 나를 위한 것인데 그가 보여주고있는 막무가내식 언행은 스스로에게도 적지않은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 이제는 베테랑으로 접어드는 나이인만큼 무엇이 나에게 최종적으로 이익이 될지 어느 정도는 생각을 해가면서 개성이든 고집이든 부릴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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