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타 그늘 벗어난 KB손보 국내 선수들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모두의 예상과 달리 '말리 특급' 노우모리 케이타가 떠난 것이 KB손해보험에는 오히려 약이 된 듯하다.
KB손해보험의 공격을 독점하다시피 한 케이타가 사라지자 국내 선수들에게 자연스레 공격 기회가 돌아가면서 득점 루트가 다변화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진 것이다.
KB손해보험은 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우리카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3 25-20 26-24)으로 완승했다.
32득점으로 펄펄 날아다닌 니콜라 멜라냑(등록명 니콜라)가 물론 일등공신이었지만, 홍상혁·김홍정(각각 6점)과 박진우·한성정(각각 5점)의 활약이 없었다면 힘든 경기가 됐을 터다.
세터 황택의(26)는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에서 "작년에는 '케이타에게 주면 공격 성공을 하는데 (괜히) 다른 선수에게 공을 줬다가 득점 못 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있었다"면서 "지금은 동료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커졌다"고 비교했다.
설사 동료들이 실책을 내더라도 한번 쌓인 신뢰는 흔들리지 않는다.
황택의는 "작년엔 공격이 하나 어긋나면 저도 불안해지고 다른 공격수들도 불안해지면서 그냥 케이타한테 공이 가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지금은 공격이 안 맞아도 '다음 거 잘 맞춰보자'하고 편하게 넘어가는 믿음이 강해졌다"고 돌아봤다.
물론 이날 셧아웃 승리를 이끈 것은 팀워크뿐만은 아니다. 전략 승부도 한몫했다.
우리카드에서 뛴 적이 있는 한성정이 우리카드의 상대 팀 세터 분석법을 귀띔했다고 한다.
황택의는 "공이 어떤 위치에 떨어졌을 때 주로 어디에 공을 올리는지 분석한다고 말해줬다"며 "내 습관을 다 버리고 저쪽에서 예상하지 못한 플레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황택의는 이날 70%의 매우 높은 세트성공률(58개 중 41개)을 기록했다.
높은 공격 성공률(77.78%)을 올린 니콜라는 경기를 마치고 "황택의 같은 훌륭한 세터가 없었다면 높은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황택의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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