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헤딩이 된다니... 손흥민의 책임감이 기적을 일으킬까
손흥민(토트넘홋스퍼)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온 정신을 쏟아부어가며 노력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21일 오후 4시 30분(현지시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어김없이 구슬땀을 흘렸다. 12년 만의 월드컵 본선 원정 16강 진출을 목표로 최종 담금질을 진행 중이다.
선수단 전원이 훈련장에 나와 몸을 풀었다. 지난 19일 왼쪽 햄스트링 피로 누적으로 빠진 황희찬(울버햄턴원더러스)과 윤종규(FC서울)도 모습을 드러냈다. 대한축구협회가 예고한 대로 훈련은 15분만 공개됐고, 이 시간 동안 선수단은 사이클을 타거나 2인 1조를 이뤄 밸런스볼을 이용한 코어 운동을 실시했다.
공개된 시간이 종료될 무렵 현장에 있던 취재진들이 깜짝 놀랄 만한 장면이 포착됐다. 밸런스볼 훈련은 두 사람이 짝을 이뤄 맨땅에 있는 선수가 밸런스볼 위의 선수에게 공을 던져주면 무릎으로 트래핑한 뒤 킥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손흥민은 손준호가 찬 공이 높이 뜨자 머리를 갖다댔다. 이마보다 정수리 헤딩에 가까웠다.
손흥민은 최근 소속팀에서 경기 중 상대 선수와 충돌하며 안와골절 부상을 당해 수술까지 받은 바 있다. 특수 제작한 카본 재질의 안면 보호마스크를 쓰고 훈련을 진행하고 있지만 충격을 조금이나마 줄여주는 용도로 완전히 막는 것은 불가하다. 24일 열리는 우루과이전 출전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벌써 헤딩을 시도한다는 건 분명히 청신호다.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일반적으로 안와골절을 6주에서 8주는 쉬어야 한다고 진단한다. 딱딱한 음식을 씹는 것도 어렵다. 손흥민은 3주가 채 안 된 상황에서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줬다.
책임감이 강하기로 소문난 손흥민은 인터뷰에서 "위험은 내가 감수하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월드컵 출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 카타르에서도 회복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손흥민 선수는 호텔에서 가장 보기 힘들다. 회복에 모든 초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잠도 정말 많이 잔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실제로도 빠른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 조유민은 "카타르에 와서 흥민이 형을 직접 봤다. 기사를 접했을 때보다 괜찮아서 다행이었다. 흥민이 형의 상태에 대해 대화를 많이 나눴는데 워낙 긍정적인 선수고 사람이고 큰 선수다.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 든든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