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아시아 꿈꾸는 일본, 월드컵 8강 진출 현실화될까
▲ 일본 대표팀 지난 9월 일본이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
ⓒ 일본축구협회 트위터 캡쳐 |
20세기 아시아 축구의 변방에 머물렀던 '사무라이 블루(일본 대표팀 애칭)' 일본 축구는 1990년대로 들어서며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 적극적인 투자, J리그 창설 등을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그리고 1998 프랑스 월드컵을 시작으로 7회 연속 본선에 진출하며, 연속성을 이어나가고 있다. 일본의 목표는 탈아시아다. 이번 일본대표팀은 과거에 비해 화려함은 없지만 충분히 내실 있는 팀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팀 프로필 |
피파랭킹 : 24위 월드컵 본선 진출 횟수 : 7회 월드컵 최고 성적 : 16강 (2002, 2010, 2018) 카타르 월드컵 지역예선 성적 : 8승 (아시아 2차예선) / 7승 1무 2패 (아시아 최종예선 B조 2위) |
FOCUS 1 : 최종예선 초반 부진 딛고 연승 행진
일본은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을 2개월 여 앞두고, 할릴호지치 감독의 사임으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일본축구협회 기술위원장 니시노 아키라가 단기 계약으로 일본 대표팀을 맡아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비록 16강에서 벨기에에 2-3 역전패를 당하며 탈락했지만 일본의 경쟁력을 다시금 재확인한 월드컵이었다.
이후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체제로 새롭게 재편에 나서며,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조준했다. 아시아 2차 예선을 손쉽게 통과한 일본은 최종예선에서 초반 오만, 사우디 아라비아에 패하며 탈락 위기(1승 2패)에 내몰렸다.
모리야스 감독은 기존의 4-2-3-1에서 4-3-3으로 포메이션을 바꾸고, 공격형 미드필더 카마다 다이치(프랑크푸르트)를 벤치로 내렸다. 대신 활동량이 많은 중앙 미드필더 3명을 포진해 허리 장악력을 높이고, 좌우 측면에서의 빠른 침투와 직선적인 움직임으로 공격 컬러를 바꿨다. 결과는 6연승 행진이었다. 특히 오른쪽 윙 포워드 이토 준야(렝스)는 중요한 승부처마다 순도 높은 결승골을 터뜨리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일본은 최종예선 B조에서 1, 2위를 놓고 경쟁할 사우디 아라비아, 호주를 차례로 연파하며, 1경기를 남기고 본선 진출을 조기 확정지었다.
▲ 일본 대표팀 일본 대표팀 주전 11명이 호주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 일본축구협회 트위터 캡쳐 |
FOCUS 2 : 전통 스타일에 다양성 더해진 일본
일본 축구는 전통적으로 세밀한 패스 플레이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일본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16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반해 모리야스 감독 체제의 일본은 기존의 스타일에 강한 압박, 피지컬, 직선적이고 다이렉트한 스타일을 한층 가미했다. 그만큼 범용성이 넓어졌다는 의미다.
또, 현재 일본의 스쿼드를 살펴보면 다수가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다. 나가토모 유토(FC도쿄), 사카이 히로키(우라와) 등 베테랑들이 J리그로 복귀한 대신 토미야스 타케히로(아스날), 쿠보 다케유사(소시에다드), 미토마 카오루(브라이튼), 도안 리츠(프라이부르크), 다나카 아오(뒤셀도르프) 등 신예들은 어린 나이부터 유럽으로 건너가 선진축구를 몸에 익혔다.
과거처럼 정신력과 피지컬이 약하다고 평가받던 일본이 아니다. 지금의 일본은 몸을 사리지 않는다. 상대를 압박하는데 단련돼 있으며, 수비 축구에도 능하다.
사실 지난 아시아 최종예선까지만 해도 일본의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본선 진출이라는 결과와는 별개로 전체적인 팀 조직력이나 전술의 완성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런데 6월, 9월 평가전을 거치면서 팀 퀄리티가 수직상승하고 있다. 특히 FIFA랭킹 1위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단,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한국이 브라질에 1-5로 대패한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였다. 일본은 아시아 예선에서 좀처럼 가동하지 않았던 수비 위주의 전술을 선보이고도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뿐만 아니라 9월 A매치에서는 90분 내내 주도하는 흐름 끝에 미국을 손쉽게 2-0으로 제압했다. 에콰도르전에서도 무실점 무승부를 거두며, 월드컵 준비를 착실하게 해나가고 있다.
FOCUS 3 : 공격수 부재는 최대 약점, 독일-스페인 '2강' 넘어설까
과거부터 이어온 일본의 가장 큰 약점은 대형 스트라이커의 부재다. 아시아 예선에서 붙박이 주전이었던 오사코 유야(비셀고베)가 잦은 부상과 부진으로 최근 대표팀과 멀어졌다. 이에 모리야스 감독은 아시아 최종예선 이후 6월과 9월 A매치 6경기에서 아사노 타쿠마(보훔), 쿄고 후루하시, 마에다 다이젠(이상 셀틱), 아야세 우에다(셀슬 브뤼헤) 등 4명의 공격수를 번갈아가며 시험했다. 아직까지 확실한 주전 원톱을 낙점하지 않은 것은 월드컵 본선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본의 조편성은 매우 비관적이다. 하필 우승후보 급으로 분류되는 스페인, 독일과 한 조에 묶였다.
일본 축구가 내세운 목표는 8강이다. 앞서 세 차례 16강 진출에 머물렀던 성적을 뛰어넘겠다는 각오다. 결국 8강의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유럽세를 넘어야 한다. 풍부한 유럽 리그 경험을 갖춘 일본 대표팀이 대이변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미나미노 타쿠미 일본 대표팀의 10번 미나미노가 최근 소속팀 부진을 벗고 월드컵에서 활약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
ⓒ 일본축구협회 트위터 캡쳐 |
감독 & 키 플레이어
-모리야스 하지메 <생년월일 : 1968.8.23 / 국적 : 일본>
선수 시절 일본 대표 경력을 지낸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이다. 감독으로는 산프레체 히로시마의 J리그 3회 우승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일본 A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을 겸업하며, 2018 아시안게임 은메달, 2019 아시안컵 준우승, 2020 도쿄올림픽 4위의 성적을 거뒀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초반 위기를 맞았지만 팀을 빠르게 재정비하며 결국 카타르행 티켓을 획득했다.
-미나미노 타쿠미 <생년월일 : 1995.1.16 / 174cm / 소속팀 : 모나코(프랑스)>
정교한 테크닉, 볼 키핑, 패싱력, 센스를 모두 갖춰 가장 일본스러운 플레이어다. 최전방과 2선의 모든 위치를 소화할 수 있는 미나미노는 현재 일본 대표팀에서 등번호 10번을 배정받을 만큼 모리야스 감독에게 신뢰를 받고 있다. 잘츠부르크에서 뛰어난 활약을 선보인 뒤 프리미어리그 명문 리버풀로 이적했지만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후 사우샘프턴 임대 생활을 거치고, 올 여름 프랑스 모나코로 이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