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가 텍사스 감독 한테 화난 진짜 이유
2015년 06월 12일 01시 36분에 베스트로 선정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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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예의 MLB현장] 추신수가 화난 진짜 이유, “감독의 말과 행동, 처음 있는 일”사진으로 보는 취재 뒷이야기
다음스포츠 조미예 입력 2015.06.11 22:25 수정 2015.06.11 23:49기사 내용
"이야기는 할 수 있죠. 그런데 솔직히 기분이 썩 좋지 않았어요. 1~2년 야구를 한 (신인) 선수도 아닌데…. 야구 선수 생활 하면서 이런 이야기는 처음 들어봤어요. 그것도 더그아웃 앞에 따로 불러서…"
추신수는 상당히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역전패를 당한 뒤, 기분이 좋지 않을 거란 생각은 했지만, 생각보다 좋지 않은 분위기였습니다. 도대체 감독과 추신수 사이에선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7회까지 4-2로 앞서갔던 텍사스는 8회 동점을, 9회에는 역전을 허용했습니다. 역전패를 당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를 질책하는 감독의 방식 때문에 선수는 불쾌함을 느꼈습니다.
9회말 역전패를 당하자 외야에 있던 마틴과 추신수는 힘없이 더그아웃으로 이동했습니다.
야구라는 스포츠는 언제든 역전당할 수도 있고, 역전할 수도 있지만, 전자의 경우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당연합니다. 역전승을 거뒀을 때는 기쁨이 두 배가 되는 만큼 역전패를 당했을 땐 아쉬움의 무게가 더 가해집니다.
추신수도 아쉬움 가득한 발걸음으로 더그아웃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제프 배니스터 감독이 추신수에게 시선을 고정시킵니다.
마시던 물을 바닥에 뿌리면서도 시선은 추신수에게 고정됐습니다. 고운 시선이라고 보기 힘듭니다.
그 분위기가 평소와는 다르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배니스터 감독은 추신수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왜 이렇게 추신수만을 지나치게 바라봤을까.
추신수를 주시했던 배니스터 감독은 몸을 추신수를 향해 돌렸고,
추신수도 배니스터 감독을 바라봤습니다.
추신수는 장비를 챙겨 곧바로 클럽하우스로 이동하려 했으나,
추신수의 모습이 갑자기 보이지 않습니다. 클럽하우스로 이동하기 위해선 바로 이 공간을 통해야만 합니다. 클럽하우스로 이동하려던 추신수를 배니스터 감독이 불러 더그아웃 한쪽에서 이야기를 나눈 것입니다.
오클랜드 선수들의 승리 세레모니, 수훈 선수 인터뷰까지 마무리된 시간. 그러니까 경기 종료 후, 10여 분은 족히 흘렀을 시간입니다. 다시 말해 10여분 동안 더그아웃 한쪽에서 추신수와 배니스터 감독은 이야기를 나눴고, 이때 제프 배니스터는 8회에 보여줬던 추신수의 플레이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둘은 감정이 좋지 않은 상태로 이야기를 나눴던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 후,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8회 추신수가 3루로 송구한 상황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3루수 실책으로 기록되긴 했지만, 추신수가 3루로 송구 할 것이 아니라 2루를 차단했어야 한다는 것.
8회 1사 1루에서 타석에 오른 조브리스트는 우전 안타를 날렸고, 우익수 추신수는 3루로 진루하는 레딕을 잡기 위해 3루로 송구했습니다. 하지만 공보다 빠르게 레딕이 3루에 안착했습니다.
레딕에게 3루 베이스를 허용한 3루수 조이 갈로는 타자 주자 조브리스트라도 잡기 위해 2루로 송구했습니다. 이때 공이 빠지는 실수가 발생했습니다.
뒤를 돌아 공이 흐르는 2루의 상황을 확인한 3루주자 레딕은 곧바로 홈으로 향했습니다.
결국, 조브리스트는 2루에서 세이프가 됐고, 레딕은 득점을 올려 동점이 됐습니다.
이 같은 결과가 결국 추신수의 실수 때문이고, 팀 패배로까지 이어졌다는 감독의 뉘앙스가 문제를 야기시켰습니다.추신수의 말은 이렇습니다.
"야구를 1~2년 한 선수가 아니므로 모든 상황에서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8회 그 상황에서 2루까지 내보내면 안 된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야구가 마음먹은 대로 되는 건 아니다. 주자가 3루에 있을 때, 타점을 날리고 싶은 게 타자의 마음이고, 투수가 몰라서 바보라서 2볼을 주는 것도 아니다. 감독은 (야구가 이론만으론 되지 않는다는 걸) 받아드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마치 내가 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실수했고, 나 때문에 팀이 패배했다는 뉘앙스가 굉장히 기분 좋지 않다."
추신수는 이 같은 속내를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만 드러낸 게 아니었습니다. 미국 기자들에게도 이 같은 일은 처음 있는 일이고,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음을 알렸습니다. 추신수는 미국 기자들에게 "그럼, 글러브 줄 테니까 감독이 직접 야구 해보세요"는 말까지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만큼 언짢았음을 알린 것입니다.
추신수가 언급한대로 야구는 역전패를 당하기도 하고, 역전승하기도 합니다. 경기중 벌어진 선수의 실책에 대해 감독이 지적할 수는 있지만 한 선수의 실책으로 인해 팀이 패했다는 식의 언급은 이해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또 선수를 따로 불러 이야기를 한 배니스터 감독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역시 쉽게 이해되지는 않습니다. 미국 현지 기자들 역시 감독의 이 같은 대응은 흔한 일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추신수는 미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할 때 되려 물었습니다. "이 경기가 나 때문에 진 것 같나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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