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북이★ 어머니 저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2015년 06월 07일 05시 21분에 베스트로 선정 되었습니다.♡
어머니, 나는 사람을 죽였습니다.그것도 돌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10여명은 될 것입니다.나는 4명의 특공대원과 함께 수류탄이라는 무서운 폭발 무기를 던져 일순간에 죽이고말았습니다.수류탄의 죽음은 나의 고막을 찢어 버렸습니다.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귓속에는 무서운 굉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어머니, 전쟁은 왜 해야 하나요?
이 복잡하고 괴우운 심정을 어머님께 말씀드려야 내 마음이 가라앉을 것 같습니다.
저는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
지금 내 옆에서 수많은 학우들이 죽음을 기다리는 듯
적이 덤벼들 것을 기다리며 뜨거운 햇빛 아래 엎드려 있습니다.
적은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언제 다시 덤벼들지 모릅니다.
적병은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는 겨우 71명입니다.
이제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하면 무섭습니다.
어머니, 어서 전쟁이 끝나고 어머니 품에 안기고 싶습니다.
어제 저는 내복을 손수 빨아 입었습니다.
물내 나는 청결한 내복을 입으면서 저는 두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어머님이 빨아주시던 백옥 같은 내복과 내가 빨아입은 내복을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청결한 내복을 갈아입으며 왜 수의를 생각해 냈는지 모릅니다.
죽은 사람에게 갈아 입히는 수의 말입니다.
어머니, 어쩌면 제가 오늘 죽을지도 모릅니다.
저 많은 적들이 그냥 물러갈 것 같지는 않으니까 말입니다.
어머니, 죽음이 무서운 게 아니라 어머님도 형제들도 못 만난다고 생각하니 무서워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살아가겠습니다. 꼭 살아서 가겠습니다.
어머니, 이제 겨우 마음이 안정이 되는군요.
어머니, 저는 꼭 살아서 다시 어머님 곁으로 가겠습니다.
상추쌈이 먹고 싶습니다. 찬 옹달샘에서 이가 시리도록 차가운 냉수를 한없이 들이키고 싶습니다.
아! 놈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다시 또 쓰겠습니다.
어머니 안녕! 안녕!
아, 안녕은 아닙니다. 다시 쓸테니까요. 그럼…
국군 제3사단 소속 학도병 이우근
1950년 8월 10일 현재 포항여중 앞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전사
이 편지를 바탕으로 영화 포화속으로가 개봉됬었죠
6월 6일 현충일입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분들 너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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