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군은 자기 시계를 꺼내어 주며 ‘이 시계는 어제 선서식 후에 6원을 주고 산 시계인데, 선생님
시계는 2원짜리니 저하고 바꿉시다.
제 시계는 앞으로 한 시간밖에는 쓸 데가 없으니까요’하기로, 나도 기념으로 윤 군의 시계를
받고 내 시계를 윤 군에게 주었다.
식장을 향하여 떠나는 길에, 윤 군은 자동차에 앉아서 그가 가졌던 돈을 꺼내어 내게 줬다.
‘왜 돈은 좀 가지면 어떻소?’ 하고 묻는
내 말에 윤 군이 ‘자동차 값 주고도 5, 6원은 남아요’ 할 즈음에 자동차가
움직였다. 나는 목 메인 소리로, ‘후일 지하에서 만납시다’ 하였더니,
윤 군은 차창으로 고개를 내밀어 나를 향해 머리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