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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복귀 마켈 펄츠, ‘1순위의 자격’ 증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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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3 (화)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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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18.04.03 (화) 12:47

                           



[점프볼=양준민 기자] 기나긴 기다림 끝에 마켈 펄츠(19, 193cm)가 코트로 돌아왔다.(모든 기록은 2일 한국시간 기준)



 



 



지난해 11월, 어깨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펄츠는 지난 3월 27일(이하 한국시간)에 덴버 네게츠와의 경기에 복귀, 올 시즌 5번째 출장을 기록했다. 1쿼터 종료 2분 54초를 남기고 경기에 투입된 펄츠는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팬들의 격한 환영을 받으며 코트에 들어섰다. 팬들은 모두 그 자리에서 일어나 펄츠의 복귀를 반겼다. 지난해 10월 24일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전 이후 약 5개월 만의 출전이었다. 이미 필라델피아 팬들은 경기 전부터 펄츠가 경기장에 나와 몸을 푸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는 등 긴 시간을 지나 코트로 돌아온 루키에게 지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오랜만의 코트 복귀라 그런지 펄츠는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고, 아니나 다를까 첫 공격에서 턴오버를 기록했다. 그러나 긴장이 풀리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1쿼터 종료까지 1분 46초를 남기고 조엘 엠비드(24, 213cm)의 스크린 어시스트를 받아 레이업 슛으로 복귀 후 첫 득점을 올린 펄츠는 이후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했다. 이날 펄츠는 14분을 출장, 10득점(FG 38.5%) 4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오랜만의 실전이라 슈팅의 영점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 무리한 공격들이 이어지는 등 경기감각 회복에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특히, 샷 클락이 많이 남은 상황에서 자꾸 무엇인가를 보여주려고 하다 보니 공격들이 연이어 실패, 동료 선수들이 수비에서 이를 커버하기 위해 애를 먹게 만든 것은 옥에 티였다. 이에 경기 중간 중간, J.J 레딕(33, 193cm)과 마르코 벨리넬리(32, 196cm) 등 고참 선수들이 다가가 펄츠에게 침착함을 요구하는 장면들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이는 두 번째 경기였던 뉴욕 닉스와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펄츠는 뉴욕과의 경기에서 14분 동안 3득점(FG 20%) 5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설상가상으로 펄츠는 1쿼터, 엠비드와 충돌, 안면에 충격을 입은 엠비드는 뇌진탕 증세와 함께 안와 골절로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복귀까지 약 2주에서 4주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플레이오프를 앞둔 필라델피아로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수 없었다. 빠르면 2주 안에 돌아와 플레이오프 1라운드 합류가 가능하다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재활과정이 모두 순조롭다는 가정 하에서의 이야기라 100% 낙관할 수만은 없다. 펄츠는 경기 종료 직후 인터뷰에서 엠비드의 부상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반대로 엠비드는 개인 SNS를 통해 농담을 던지는 등 자신을 걱정하는 팬들과 펄츠를 향해 괜찮다는 메시지를 남겼지만 팀의 주축 선수를 잃은 필라델피아와 브렛 브라운 감독의 마음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엠비드는 2017-2018시즌 정규리그 63경기에서 평균 22.9득점(FG 48.3%) 11리바운드 3.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더욱이 2월부터 백투백 경기 출전 불가의 제한이 풀리는 등 엠비드를 옥죄고 있던 출전시간의 제한이 사라지면서 필라델피아 역시 동부 컨퍼런스 상위시드까지 치고 올라오는 등 상승세를 탔지만, 이번 엠비드의 정규시즌 아웃으로 그 기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애틀랜타 호크스, 샬럿 호네츠 등 동부 컨퍼런스 하위권 팀들과의 경기가 이어지며 연승을 이어가는 아직까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엠비드의 빈자리는 아미르 존슨(30, 206cm)과 다리오 사리치(23, 208cm)가 포지션을 채우고 있다. 리션 훔멜스(24, 208cm)도 최근 3경기에서 평균 21분 출장 9.3득점(FG 57.1%) 6.3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출전시간이 급격히 늘어났다. 3일 현재, 필라델피아는 10연승 행진을 달리는 등 정규리그 46승 30패, 동부 컨퍼런스 4위에 올라있다.(*필라델피아는 2000-2001시즌 이후 무려 17년 만에 10연승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엠비드의 결장으로 어깨가 무거워진 사람은 벤 시몬스(21, 208cm)다.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시몬스는 엠비드의 부상으로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시몬스는 엠비드가 빠진 직후 2경기에서 트리플더블을 한 차례를 포함, 평균 16.5득점(FG 57.1%) 10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혼자서도 팀을 이끌 수 있는 재능임을 보여주며 사실상 신인왕 수상을 확정지은 분위기다. 이미 지난 3월 25일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경기에서 15득점(FG 55.6%) 12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 데뷔시즌에만 10번째 트리플더블을 작성해 오스카 로버슨(1960-1961시즌)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시몬스는 3월 31일, 또 한 번의 트리플더블을 추가하며 로버슨을 넘고 NBA 역사의 한 페이지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올 시즌 시몬스는 트리플더블 11차례, 더블더블 35차례를 기록 중이다)



  





 



▲점점 더 좋아지는 마켈 펄츠, 플레이오프를 대비 PHI의 비밀병기



 



 



다시, 펄츠의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펄츠는 시즌 초반 대학시절과는 확연히 달라진 슛 폼으로 인해 많은 논란에 시달렸다. 대학시절 평균 23.2득점(FG 47.6%), 3P 41.3%(평균 2.1개 성공)을 기록할 정도로 펄츠는 LA 레이커스의 론조 볼(20, 198cm)과 달리 슈팅능력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대학시절의 펄츠는 스팟 업 슈터와 캐치 앤 슈터로 활용이 가능할 정도로 슈팅력이 뛰어난 선수였다. 하지만 펄츠는 NBA 리그 데뷔와 동시에 대학시절과는 완전히 달라진 슈팅 메커니즘을 보여줬다. 어깨부상으로 슈팅 폼이 달라졌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이미 서머리그 데뷔 때부터 펄츠의 슈팅 폼에 조금씩 변화를 보였다는 후문. 다만, 펄츠가 서머리그 첫 경기부터 부상으로 아웃되는 바람에 그 변화를 살피는 시기가 조금 늦어졌을 뿐이었다. 일부에선 “펄츠가 한 단계 더 높은 레벨의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구단과 에이전트 몰래 슈팅 폼을 바꾼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펄츠의 에이전트와 트레이너, 구단 사이에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언성이 높아지는 일이 생기는 등 그의 슈팅 폼이 왜 달라졌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풀리지 않는 궁금증으로 남아 있다. 필라델피아는 선수의 몸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에 대해 트레이시 맥그레이디는 “펄츠의 슈팅 메커니즘에 대한 논란은 부상으로 인해 달라진 것이든 아니든 기본적으로 필라델피아 구단이 선수의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구단이 소속 선수를 관리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는 말을 전했다. 반대로 펄츠의 에이전트와 트레이너는 “대학시절, 이미 완성형으로 평가받던 펄츠의 슛 폼을 바꿀 이유가 무엇이냐”는 말을 전하며 본인들의 지시로 펄츠가 슈팅 폼을 바꾼 것이 아니라고 주장, 모든 진실은 펄츠의 입을 통해서만 들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현재 펄츠는 이에 관한 인터뷰를 모두 거절하는 등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필라델피아는 펄츠의 부상재활과 동시에 망가진 슈팅 폼의 교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브렛 브라운 감독이 직접 나서 펄츠의 상태를 살폈을 정도로, 필라델피아는 펄츠의 슈팅 폼 교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일각에선 펄츠의 어깨는 재활이 끝나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돌아왔지만 슈팅 폼 교정이 끝나지 않아 복귀가 늦어지고 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루머의 여부가 사실인지 아닌지 여부를 떠나 이는 필라델피아가 펄츠의 완벽한 복귀를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잘 보여주는 예였다. 2011-2012시즌을 끝으로 지난 시즌까지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했던 필라델피아는 올 시즌 길고 길었던 탱킹 모드를 끝내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은 의지가 강했던 필라델피아는 펄츠를 플레이오프를 대비한 비밀무기로 낙점, 이에 올 시즌 코트복귀를 포기했던 펄츠도 코트로 돌아오겠단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며 복귀준비에 속도를 냈다.



 



 



이렇게 시즌 막판 코트로 돌아온 펄츠는 시즌 초반과 달리 대학시절의 슈팅 메커니즘을 점점 회복하고 있다. 복귀 후 첫 2경기에선 에어 볼이 속출하는 등 슈팅감각회복에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하지만 3월 31일, 애틀랜타를 상대로 깔끔한 점프 앤 스톱 슛 성공과 과감하게 인사이드 돌파를 이어가는 등 자신감 회복에 성공, 급기야 속공상황에선 강력한 슬램덩크를 꽂아 넣으며 경기장을 찾아온 팬들을 열광시키기도 했다. 필라델피아는 펄츠의 합류로 48분 내내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어 줄 수 있는 플레이메이커 두 명을 확보했다. 그간은 T.J 맥코넬(26, 188cm)이 백업 포인트가드의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맥코넬은 창의성은 돋보였지만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안정감은 떨어졌다. 



 



 



반대로 오랜만의 코트 복귀에도 불구하고 펄츠의 패스감각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돌파 후 외곽으로 빼주는 킥-아웃 패스는 물론, 빅맨들과의 2대2 픽앤 롤 플레이와 픽앤 팝 플레이 전개능력도 돋보였다. 복귀 후 첫 경기에선 동료들과의 호흡에 불협화음을 내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컷인과 백도어 컷 등 펄츠 스스로가 볼 없는 움직임으로 득점을 만드는 등 호흡도 척척 맞아 들어가고 있어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그간 엘리트 코스만 밟아오다 보니 대학시절, 투지와 헝그리정신이 없어 보인다는 비판을 받던 것과 달리, 최근 복귀 후 경기들에선 적극적으로 돌파를 시도해 득점을 올리거나 자유투를 얻어내는 등 확실히 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을 지켜보는 필라델피아 구단 관계자들과 팬들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마켈 펄츠 코트 복귀 후 4경기 경기기록



4경기 평균 15.8분 출장 6.8득점 2.8리바운드 4.8어시스트 1스틸 턴오버 0.5개 FG 38.7% FT 75%(평균 1개 시도) 3점슛 시도 無 ORtg 100.2 DRtg 85.8 USG 22.6%



 



 



#마켈 펄츠 최근 4경기 필드골 성공률 분포도



 



▲펄츠는 복귀 후 4경기에서 평균 7.8개의 야투를 시도하고 있다.(*슛 차트=NBA.com)



 



 



 



현재, 브라운 감독은 남은 정규시즌, 펄츠가 25분 내외로 코트에 설 수 있는 경기체력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펄츠는 벨리넬리, 어산 일야소바(30, 208cm)와 필라델피아의 벤치득점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브라운 감독은 시몬스와 펄츠의 공존문제에도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후문. 엠비드의 부상이탈로 시몬스는 포인트가드와 함께 인사이드에서의 플레이 비중이 늘었다. 때문에 전보다 더 많은 체력소모가 요구되는 것이 사실. 만약, 펄츠가 안정적인 볼 운반과 경기운영으로 시몬스의 부담을 덜어준다면 엠비드의 복귀가 불투명한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도 분명, 좋은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시몬스와는 달리 슛이 좋은 펄츠이기에 시몬스가 돌파로 인사이드를 흔들어 놓고 외곽에 위치한 펄츠에게 킥-아웃 패스를 건네는 패턴도 고려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비단, 당장에 눈앞으로 다가온 플레이오프뿐만 아니라, 향후 지속적인 팀의 발전을 위해서도 시몬스와 펄츠의 공존은 필라델피아가 반드시 풀어야할 숙제다.



 



 



생애 단 한 번밖에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신인왕은 시몬스의 수상이 유력하다. 2017 NBA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에 빛나는 펄츠로선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현재 리그를 대표하는 모든 선수들이 신인왕 출신이 아니라는 점을 살펴볼 때 신인왕 수상이 앞으로 있을 커리어의 장밋빛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신인왕을 수상하고도 부상과 자만심 등 악재들이 겹쳐 쓸쓸히 커리어를 마친 선수들도 여럿 있다. 다시는 올 수 없는 기회라는 점에서 아쉽기는 하겠지만 펄츠에겐 아직 본인의 기량을 보여준 날보다 보여줄 날들이 더 많이 남아있다. 과연 부상을 딛고 돌아온 펄츠는 향후 자신이 왜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된 선수인지를 증명할 수 있을지, 펄츠의 NBA 커리어는 사실상 지금부터 시작됐다.



 



 



#사진-점프볼 DB, NBA 미디어센트럴, NBA.com(*슛 차트)



#기록참조-NBA.com



  2018-04-02   양준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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