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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4 실패한 IBK기업은행, FA영입 선언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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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8 (수) 10:00

                           



[더스파이크=권소담 기자] “우리가 부족했다.”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한국도로공사와 펼친 V-리그 챔피언결정전 시리즈에서 완패한 뒤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27일 챔프전 3차전 직후 “(부족한 부분은)FA에서 찾겠다”고 곧 개장할 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대어 영입’을 시사했다.

 

이정철 감독은 2010년 기업은행 창단감독을 맡아 6시즌 연속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던 여자배구 명장이다. 비록 이번에 통산 네 번째 우승에 실패했지만 IBK기업은행은 짧은 시간에 명문팀으로 자리잡았다. 

 

포지션싸움, 도로공사에 밀렸다

이 감독은 이번 시리가 0-3 완패로 끝난 이유에 대해 명확하게 분석했다. 이 감독은 “중요한 경기에서 우리가 부족했다. 그래도 선수들이 잘 싸워줬다”면서 “상대와 비교했을 때 밀리는 포지션이 있다. 큰 경기에서 심리적인 부분이 흔들렸다. 잘 나가다가 애매한 게 나오면 그걸로 인해 경기 운영이 불안해졌다”고 평가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IBK기업은행 주전 선수 구성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레전드’ 김사니가 은퇴를 선언하며 코트를 떠났고, FA를 통해 김수지와 염혜선이 이적해왔다. 또한 도로공사로 떠난 박정아의 보상선수로 고예림이 합류했다. 비시즌 동안 국가대표 차출이 많았던 만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던 IBK기업은행. ‘슬로우 스타터’ 별명답게 시즌 초반 고전하기도 했지만 ‘신흥 명가’ IBK는 6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러나 네 번째 우승을 목전에 두고 도로공사에 무릎 꿇고 말았다.

 

IBK기업은행은 시즌 초반 세터와 리베로가 약점으로 꼽혔다. 코트를 지키던 김사니(은퇴)-남지연(현 흥국생명) 베테랑 듀오가 한꺼번에 사라졌기에 나온 평가였다. 이고은은 한 시즌을 온전히 버텨내기에 경험이 부족했고, 새로 이적한 세터 염혜선은 공격수와 호흡 문제로 고전했다. 디그와 리시브를 분업한 더블리베로 체제도 온전히 자리 잡지 못했다. 리시브를 전담하던 채선아(현 KGC인삼공사)는 리베로 유니폼이 어울리지 않는 듯 어색한 플레이를 보였으며, 디그 전문 노란은 구력이 부족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염혜선-이고은 투세터 체제가 정상 가동됐다. 경기 흐름이 불안해질 때마다 이정철 감독은 세터 교체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KGC인삼공사와의 트레이드로 최수빈을 영입한 이후 리시브도 안정됐다. 시즌 막바지에는 노란이 붙박이 주전 리베로로 나설 정도로 성장하며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IBK, 메디이후 누구와 함께

‘원더우먼’ 메디를 제외하고서는 IBK기업은행의 이번 시즌을 설명할 수 없다. 시즌 내내 잘 받고 잘 때렸다. 메디는 한 시즌 동안 852득점(공격성공률 43.36%)을 올리며 알레나(KGC인삼공사)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그는 3라운드 현대건설 전에서는 공격점유율 57.59%로 57득점(공격성공률 47.27%)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결정력을 가진 메디에게 IBK의 다른 선수들이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점이다. 세터들은 불안해지면 메디에게만 공을 올렸다. 에이스의 존재는 든든했지만 포스트시즌 들어 메디의 체력 저하가 눈에 띄었다. ‘캡틴’ 김희진은 챔피언결정전 3차전 3세트가 되어서야 제 컨디션을 찾았다. 그러나 다양한 루트를 이용한 도로공사의 맹공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김수지를 영입하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점 또한 아쉽다. 세터들은 이동공격에 능한 김수지에게 공을 올리지 않았다. 김수지는 경기 외적으로 동료들을 챙기며 맏언니 역할을 했지만, 코트에서도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도로공사의 베테랑 미들블로커 정대영이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박정아, 이바나와 같이 19득점을 올린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번 시즌 IBK기업은행에게도 분명 성과는 있었다. 신인 김현지의 발견이다. 이정철 감독은 챔프전 3차전에서 김희진을 아포짓 스파이커로, 김현지를 미들블로커로 활용했다. 시즌 초반 김미연을 미들블로커로 활용할 때 김현지를 함께 준비시키기도 했다. 이 감독은 신인 김현지에 대해 "볼 처리도 잘 하고 민첩성과 반사 신경이 좋다“고 평가했다.

 

잠시 휴식기를 가진 IBK기업은행은 바로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이정철 감독은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에게 우승 축하한다고 전하고 싶다. 당분간 쉬었다가 다시 준비하겠다. 구단주에게 FA 때 찾아볼 선수들에 대해 건의해볼 생각이다”라고 밝히며 다음을 기약했다. 

 

 

사진/ 더스파이크 DB (유용우, 문복주 기자) 

 



  2018-03-28   이광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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