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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류현진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 관전 포인트는?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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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7 (화) 14:22

                           


 
[엠스플뉴스]
 
류현진(30, LA 다저스)이 정규시즌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에 나선다.
 
류현진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LA 에인절스와의 2018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2018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은 30일에 개막한다. 따라서 이날 경기는 올해 류현진의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이 될 예정이다.
 
류현진은 올해 시범경기 3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 1패 10.2이닝 10탈삼진 평균자책 8.44 WHIP 1.78을 기록 중이다. 다저스의 개막전 기준 선발로테이션 5인 가운데 가장 안 좋은 성적이다. 하지만 현지 평가는 호평일색이다. 일례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23일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류현진에게 인상적인 한 해(Big Year)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스프링트레이닝 기간에 표면적인 성적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투수들에게 시범경기는 투구폼을 점검하고, 서서히 구속을 끌어올리면서, 제구를 가다듬고, 한계 투구수를 늘려가면서, 새로운 구종들을 실험해보는 자리다. 당연히 정규시즌과는 경기에 임하는 태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류현진은 비록 이번 스프링트레이닝 기간 성적은 좋지 못했으나, 패스트볼 구위가 지난해보다 좋아졌고, 투심 패스트볼을 활용하면서 땅볼 비율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한편, '화전수 많은 커브볼'을 새로운 결정구로 삼는 실험에서도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 기존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구사율을 낮춘 것 역시 커브볼을 다듬기 위해서라고 봐야 할 것이다.
 
 
 
지난 23일에 있었던 에인절스전을 통해 우리는 류현진이 올해 스프링트레이닝을 통해 거둔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류현진은 패스트볼을 통한 적극적인 몸쪽 승부를 통해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든 다음, 새로운 커브볼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또한, 기존에 던지던 커브볼을 활용해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았았다.
 
놀라운 점은 이조차도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거의 던지지 않은 상태에서 거둔 성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정규시즌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치러지는 경기인 만큼 류현진은 시즌을 위해 준비했던 모든 것을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28일 펼쳐질 류현진 등판 경기의 관전 포인트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봉인해뒀던 체인지업과 바깥쪽 승부
 
 


 
지난 23일 경기에서 류현진은 몸쪽 승부와 두 가지 커브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는 지난해까지 류현진의 필승 패턴과는 정반대였다. 지난해를 생각하고 바깥쪽만 노리고 있던 에인절스 타자들은 류현진의 바뀐 투구 전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인터뷰를 통해 밝혔듯이 "이러한 투구 패턴을 정규시즌 내내 지속하기는 어렵다".
 
새로운 투구 패턴으로 득을 볼 수 있는 시기는 상대방이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때다. 분석에 의해 새 투구 패턴이 노출되면 '생소함'으로 인한 이득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를 피하기 위해선 기존 투구 패턴과의 병행은 필수다. 바로 바깥쪽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조합이다. 류현진은 정규시즌을 앞둔 이번 경기에서 이 투구 패턴을 점검할 공산이 크다.
 
류현진은 스프링트레이닝 대부분 기간을 투심 패스트볼과 새로운 커브볼을 다듬는 데 사용했다. 그 결과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고, 여러 전문가로부터 이를 높게 평가 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기존 투구 패턴인 바깥쪽 패스트볼, 체인지업 조합이 건재하다는 것도 입증할 수만 있다면 류현진의 2018시즌은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다.
 
# 스파이크 커브와 슬로우 커브
 


 
류현진은 지난 23일 경기에서 두 종류의 커브볼을 던졌다. 
 
첫째, 회전수를 높인 커브볼이다(일반적인 너클커브 그립과는 달리, 검지를 완전히 접지 않고 공에 얹듯이 잡는 구종으로 선수들 사이에선 스파이크 커브라고 불린다). 류현진은 이 공을 주로 2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로 던졌다. 둘째, 기존 방식으로 던지는 슬로우 커브볼이다. 류현진은 이 공을 주로 카운트 초반에 스트라이크를 늘리는 용도로 활용했다.
 
이는 두 가지 커브볼이 갖는 각각의 장점을 모두 살리기 위한 전략이다. 지난해까지 류현진의 커브볼이 그리는 궤적은 전통적인 '슬로우 커브'에 가까웠다. 슬로우 커브볼이 갖는 장점은 패스트볼과의 구속 차이와 낙차 차이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타자의 의표를 찔러 카운트를 늘리는 데 특화된 구종이다.
 
반면, 류현진이 올봄부터 던지기 시작한 '스파이크 커브'는 한동안 패스트볼과 비슷한 궤적을 그리다가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하강운동을 시작한다. 즉, 전통적인 커브 특유의 '공을 던진 직후 떠오르는 듯한 움직임'이 없어서 2스트라이크 이후 헛스윙을 유도해내기에 적합하다.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은 두 가지 커브볼을 모두 능숙하게 활용해 에인절스 타선을 꽁꽁 묶었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두 공은 같은 커브로 분류되어도 그립과 회전을 거는 방식, 릴리스포인트 등이 다르다. 잘되면 최상이지만, 최악의 경우엔 혼선이 발생할 수도 있다. 18일 3이닝 7피안타 2볼넷 5실점을 기록한 화이트삭스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날 류현진은 두 가지 커브볼의 제구가 모두 좋지 못했다.
 
따라서 아직 완전히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류현진이 이번 경기에서도 두 종류의 커브볼을 모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좌타자 상대 숙제
 
 
 
일반적으로 좌투수는 좌타자에게 강하다. 하지만 류현진은 반대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좌타자를 상대로는 통산 피안타율 .286 피OPS .780을, 우타자를 상대로는 통산 피안타율 .244 피OPS .674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는 한술 더 떠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321 피OPS .961을, 우타자를 상대로는 피안타율 .238 피OPS .730을 기록했다.
 
이런 역전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류현진의 주무기가 체인지업인 것과 관련이 깊다. 서클체인지업은 반대손 타자를 상대할 때 유리한 구종이다. 좌투수인 류현진이 던지는 서클체인지업은 우타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 바깥쪽으로 휘어지면서 떨어진다. 이를 제구가 잘 된 바깥쪽 패스트볼과 조합하면 당하는 우타자 입장에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지난해 새로 추가한 구종인 컷 패스트볼 역시 반대손 타자인 우타자를 상대할 때 특화된 구종이라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류현진은 이러한 좌우편차를 극복하기 위해 좌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던지기도 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심지어 좋았던 지난 경기에서조차도 류현진은 좌타자인 루이스 발부에나에게 볼넷 하나, 홈런 하나(체인지업)를 허용하며 좌타자를 상대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올해 류현진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좌타자를 상대할 새로운 필승패턴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그 해답은 새로운 커브볼이 쥐고 있을 확률이 높다. 커브를 포함한 브레이킹볼은 체인지업과는 반대로 같은 손 타자에게 더 유리한 구종이기 때문이다.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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