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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양준혁 넘어선 정성훈, 광주는 운명이었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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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7 (화) 08:44

                           
고향으로 돌아온 KIA 타이거즈 정성훈이 전설 양준혁 MBC SPORTS+ 해설위원을 넘어섰다. 통산 최다 출전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대기록의 처음과 마지막을 고향 광주에서 함께하는 건 운명이었다.
 


 
[엠스플뉴스]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 간의 개막전이 열린 3월 2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7회 말 2사 1루에서 한 타자가 벤치에서 일어나 자신의 방망이를 꺼내 들었다. 등 번호 ‘56번’이 눈에 보이자 야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새 역사가 만들어지는 순간 큰 환호성이 광주 하늘에 울려 퍼졌다.
 
‘2,136’ 어쩌면 이 숫자를 보지 못할 수도 있었다. 다행히 정성훈은 양준혁(은퇴)과 함께 나란히 서 있던 통산 2,135경기 출전 타이기록을 넘어섰다. KBO리그 통산 최다 출전 기록이 새롭게 완성된 순간이었다. 고향으로 복귀한 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에 그친 데다 팀도 4-5로 패하면서 정성훈의 기록이 더 주목받지 못한 아쉬움이 다소 남았다. 그래도 대기록의 가치는 줄어들지 않는다.
 


 
정성훈이 대기록을 달성한 다음 날인 25일 KIA 김기태 감독은 진심 어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김 감독은 “정성훈의 통산 최다 출전 신기록은 정말 대단한 기록이다. 팀이 이겼으면 기록이 더 빛났을 텐데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축하해줬는데 앞으로도 경기 출전 기록을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라고 축하했다.
 
대기록의 당사자인 정성훈은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정성훈은 “사실 어제 팀이 지고 있어서 어떤 여운을 느낄 순간이 없었다. 타석에선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그래도 팬들께서 열정적으로 환호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라며 빙긋 웃었다.
 
대기록의 의미에 대한 질문에도 정성훈은 자세를 낮췄다. 정성훈은 “나 같은 평범한 선수도 오랫동안 뛸 수 있단 걸 보여준 것 같다. 그냥 안 아프고 오래 야구하다 보니 따라온 기록”이라며 겸손함을 내비쳤다.
 
오히려 기록보단 광주 팬들의 따뜻한 성원에 감동한 정성훈이었다. 정성훈은 “시범경기 때도 그렇고 광주 팬들이 이렇게 응원을 잘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어릴 적에 팀을 떠나서 다른 팀에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했는데도 이렇게 반겨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현대 유니콘스로 트레이드 당시 충격에 눈물을 흘리고 떠난 기억이 난다. 그런데 다시 광주로 돌아와 기록을 달성하니 묘한 느낌”이라며 고갤 끄덕였다.
 
정성훈 대기록을 축하한 ‘전설’ 양준혁 위원 “더 오랫동안 뛰길.”
 


 
정성훈과 통산 최다 출전 공동 1위였던 양준혁 MBC SPORTS+ 해설위원도 자신의 기록이 깨졌지만, 진심으로 대기록 달성을 축하했다. 양 위원은 “(정)성훈이가 겨울 동안 심적으로 매우 힘들었을 텐데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대기록을 달성하니까 선배로서 기분이 좋다. 해태 시절 1년 동안 같이 뛰기도 했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후배다. 이를 계기로 더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이어갔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양 위원은 정성훈과 같은 베테랑 선수 영입이 KIA의 부족했던 2%를 채웠다고 평가했다. 양 위원은 “(정)성훈의 가장 큰 장점은 대기록 달성에서 보듯 몸이 안 아픈 거다. 겉으로 크게 티는 안 나지만, 그런 게 정말 팀에 큰 도움이 되는 요소다. 감독이 부상 걱정 없이 활용할 선수 아닌가. 김기태 감독과 호흡도 잘 맞는 것 같다. KIA가 2% 부족한 부분을 채웠기에 더 완벽한 팀이 될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기록의 사나이’인 양 위원에겐 이제 통산 최다 타석(8,807타석)·최다 안타(2,318안타)·최다 볼넷(1,278볼넷) 기록만이 남았다. 양 위원은 정성훈이 자신의 최다 안타 기록은 넘어설 것이라 바라봤다. 양 위원은 “(정)성훈이가 내 최다 안타 기록도 충분히 넘을 거로 본다. 이제 내 기록이 하나씩 깨지고 있다. 그래도 통산 볼넷 기록만큼은 가장 늦게 깨지지 않을까”라며 웃음 지었다.
 
하지만, 정성훈은 통산 최다 안타 경신 목표에 대해선 고갤 가로 저었다. 통산 2,105안타를 기록 중인 정성훈은 앞으로 213안타를 더 기록해야 양 위원의 기록과 동률을 이룬다. 분명히 쉽지 않은 과제다.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 달성은 힘들 것 같다. 게다가 (박)용택이 형(2,226안타)이 있지 않나. 나는 우타자 통산 최다 안타 기록으로 만족하겠다(웃음).” 정성훈의 말이다.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 순위(2018년 3월 26일 기준)
1위 양준혁 2,318안타
2위 박용택 2,226안타
3위 이승엽 2,156안타
4위 정성훈 2,105안타
5위 장성호 2,100안타
 
한 현장 관계자는 정성훈을 일컬어 “어릴 적 집 떠난 자식이 타지에서 고생하고 돌아온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비록 타이거즈에서 뛴 시간은 짧았지만, 고향 광주는 정성훈을 잊지 않고 있었다. 대기록의 처음과 마지막을 고향 팀과 함께한단 건 정말 운명이었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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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소위 바이영

인생은 아름다워

2018.03.27 14:06:12

정성훈 영입한 기아도 기회얻은 정성훈도 서로서로 윈윈해서 이번시즌 또 우승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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