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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섭의 하드아웃] 김광현은 '머리카락'이 아닌 '의지'를 기부했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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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6 (월) 10:44

                           
김광현의 장발은 ‘부상에서 1년 안에 돌아오겠다’는 의지의 상징이었다. 그리고 김광현이 ‘완벽한 복귀’를 알린 3월 25일. 김광현은 소중히 기른 머리에 작별을 고했다. 김광현은 자신의 ‘의지’를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선물했다.
 


 
[엠스플뉴스]
 
2018년 3월 25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이발’을 한 사나이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완벽한 복귀전’을 치른 김광현이다. 
 
SK 와이번스 김광현은 555일 만에 선발 등판에서 5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이며,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이날 승리는 2017년 1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마친 뒤 긴 재활에 마침표를 찍는 의미 있는 승리였다. 
 
복귀전 승리의 감독이 채 가시지 않은 시점. 김광현은 서둘러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빠져나왔다. ‘복귀전을 마친 뒤 이발하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김광현의 이발이 특별했던 이유를 엠스플뉴스가 취재했다.

'에이스의 변신은 무죄' 김광현의 변신
 
 
복귀전에서 소중한 승리를 수확한 김광현은 “앞으론 짧은 머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광현은 “파마나 염색을 하지 않고, 머리를 기르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SK 손 혁 투수코치는 김광현의 이발 소식에 상당한 반가움을 표현했다. 손 코치는 “(김)광현이가 빨리 머리를 잘랐으면 했다”는 속내를 밝혔다. 손 코치는 “긴 머리가 찰랑거리면, 알게 모르게 투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김광현 이발을 지지했다.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마친 뒤 김광현은 인천 연수구 송도의 한 미용실에 도착했다. 김광현은 머리 자를 시간이 다가오자, 침을 꿀꺽 삼켰다. 1년을 함께한 머리카락과의 이별에 꽤 긴장한 표정이었다.  
 
마침내 이발이 시작됐다. 미용사는 김광현의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묶은 뒤 정성스레 잘랐다. 김광현의 머리카락 묶음은 나무 상자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장발을 휘날리던 김광현은 온데간데없었다. 김광현은 어느새 ‘깔끔한 남자’로 변신해 있었다. 
 
김광현은 가지런히 쌓인 머리카락을 보며, 미소지었다. 김광현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기부할 예정이다. 
 
“(박)정권이 형이 평소 소아암 어린이들을 돕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몸이 아파 힘든 어린이들을 돕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모발 기부를 위해 머리를 기르고 있다’는 힐만 감독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치의 고민 없이 저도 모발을 기부하기로 마음먹었어요.” 
 
김광현이 모발 기부를 결심한 이유다.  

김광현 "모발기부 다시 도전하겠다"
 


 
소중히 길러온 머리카락이 잘려나가는 순간, 김광현은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김광현 입가에 미소는 떠나지 않았다. 
 
김광현의 장발은 ‘팔꿈치 부상에서 1년 안에 돌아오겠다’는 의지의 상징이었다. 김광현은 ‘건강을 갈망하며, 되새겼던 자신의 의지’를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기부했다.
 
김광현이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모발 기부를 결정한 데엔 트레이 힐만 감독의 공이 컸다. 힐만 감독은 지난 8월 “SK 팀 성적만큼이나, 지역 사회에 울림을 주는 행동 역시 중요하다 생각한다”며 모발 기부의 뜻을 전했다. 힐만 감독은 모발 기부 기준에 맞는 머리 길이(20cm)를 완성하기 위해 8개월째 머리를 기르는 중이다. 
 
힐만 감독의 사연을 들은 김광현의 마음엔 변화가 생겼다. ‘재활 선물’로 자기 자신에게 머리카락을 선물할 계획이었던 김광현은 힐만 감독의 ‘모발 기부 캠페인’에 동참을 결심했다. 
 


 
힘겨운 재활을 함께한 머리카락을 바라보는 김광현 눈빛엔 애틋함이 묻어났다. 그러나 김광현의 표정은 홀가분해 보였다. 자신의 ‘쾌유 의지’를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전달한다는 데 뿌듯한 감정을 감추지 못한 김광현이다. 
 
25일 경기가 끝난 뒤 “짧은 머리 스타일을 유지할 것”이라고 선언했던 김광현의 마음은 이발하는 사이 변한 듯했다. 김광현은 “머리카락을 이렇게 좋은 일에 사용할 수 있어 기쁘다”며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모발기부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장발 에이스의 귀환’을 예고한 것이다. 
 
“복귀전을 무사히 마쳤고, 머리도 잘랐습니다. 제 야구 인생이 ‘새로운 출발선’에 선 듯합니다. 데뷔 이후 해왔던대로 공을 던질 거에요. 좋은 활약으로 팬 여러분께 즐거움을 선물하겠습니다.” 김광현의 말이다. 
 
'영화같은 복귀전'을 치른 김광현의 하루는 '의미 있는 이발' 덕에 더욱 특별했다.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의지'를 선물한 김광현은 '더 잘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다시 한번 되새겼다. 김광현은 다시 팬들을 위해 달릴 계획이다. 
 
'에이스'는 그렇게 돌아왔다. 
 
이동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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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소위 호날두샷짱빵

2018.03.26 12:31:29

줫간지 킹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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