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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오지환-박해민-임병욱, '대역전극'은 가능할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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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3 (금) 16:37

                           
| 막판 대역전극은 가능할까. 올 시즌이 끝나면 현역으로 입대할지 모르는 오지환과 박해민, 지난해 상무 입대가 좌절된 임병욱. 올 시즌 아시아경기대회 승선을 노리는 선수 세 명의 시즌 전망을 살펴봤다.
 


 
[엠스플뉴스]
 
9회 대역전극. 보기엔 짜릿하지만, 확률만 놓고 보면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지난해 8회말까지 열세였던 팀이 9회에 경기를 뒤집은 사례는 646경기 가운데 30경기(5무 611패)에 불과했다. 
 
그래도 4.7%의 가능성이 있기에 뒤진 팀은 희망을 품고, 앞선 팀은 경계심을 갖고 9회를 맞이한다. 2아웃을 잡을 때까지도 결과를 알 수 없는 게 야구다. 
 
올 시즌 KBO리그엔 ‘9회말 2아웃’ 상태로 개막을 맞이하는 선수들이 있다. LG 트윈스 오지환과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이다. 1990년생으로 올해 만 28살이 된 둘은 경찰야구단과 상무 지원자격이 지난해로 끝났다. 올 시즌이 끝나면, 더는 군 복무를 미룰 수 없는 신분이다.
 
유일한 다른 가능성은 자카르타 아시아경기대회 대표팀 승선이다. 만약 시즌 초반 압도적인 활약을 펼쳐 대표팀에 승선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내년 시즌에도 계속 현역으로 프로에서 활약할 길이 열린다. 하지만 대표팀 승선에 실패한다면, 현역으로 군에 입대해야 한다. 앞으로의 선수 생활을 좌우할 중요한 갈림길이다. 
 
과연 막판 대역전극은 가능할까.
 
‘막다른 골목’ 오지환-박해민, 대역전극 가능성은?
 


 
오지환은 올해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 참가히지 못했다. 국외 출국 길이 막힌 가운데, 국내에 남아 경기도 이천 LG 퓨처스 훈련장에서 잔류군과 함께 몸을 만들며 개인 훈련에 집중했다. 2군 선수단이 일본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뒤엔 2군과 함께 시즌을 준비했다.
 
1군 스프링캠프 기간 류중일 감독은 오지환 얘기가 나오면 말을 아꼈다. ‘오지환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1군 캠프에 함께 하는 백승현, 장준원 등 젊은 선수들에게 힘을 실었다. 시범경기가 시작된 뒤에도 오지환 질문이 나오면 “알아서 잘 하고 있겠죠”란 말로 큰 기대가 없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던 3월 20일, 마침내 오지환이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이날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 출전한 오지환은 2루타, 볼넷을 얻어냈다. 수비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1군과 캠프를 함께하진 못했지만, 우려와 달리 컨디션은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오지환이 가세하면 LG 내야진의 경쟁력은 크게 강화될 것이다. 오지환 합류 전까지 LG는 '강승호-박지규, 백승현-장준원'으로 키스톤 콤비를 꾸릴 예정이었다. 야구계에선 이 조합을 보고 '10개 구단 최약체 키스톤 콤비'란 평을 내놓기도 했다. 오지환이 있는 가운데 김현수가 합류한 LG 타선과, 오지환 없이 김현수만 추가된 타선은 무게감이 전혀 다르다. 
 
캠프 기간 모 구단 감독은 “류중일 감독이 오지환을 구상에서 빼고 시즌을 준비했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오지환이 없는 동안 캠프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친 결과, 백승현과 장준원은 공수에서 실력이 부쩍 좋아졌다는 평가를 들었다. 오지환도 위기감을 갖고 착실히 개인 훈련을 하며 시즌을 준비했다. 오지환의 경쟁력은 물론, 뒤를 받칠 선수들의 경쟁력까지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거둔 셈이다.
 
오지환은 2016년 20홈런을 기록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20도루 이상을 기록할 만큼 빠른 발까지 겸비했다. 컨디션만 정상이면 아시아경기대회 승선을 충분히 노려볼 만한 자질을 갖춘 선수다. 올 시즌 오지환의 마지막 도전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다.
 
한편 삼성 박해민도 올 시즌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박해민은 현재 'KBO리그 최고의 대도'로 꼽힌다. 2015년 60도루를 기록하는 등 해마다 꾸준히 40도루 이상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리그 외야수 가운데 가장 넓은 수비 범위와 타구 판단력을 자랑한다. 번트 등 작전 수행 능력도 뛰어나 감독 입장에선 쓰임새가 다양한 선수다.
 
박해민은 시범경기에서 16타수 6안타 타율 0.375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도루는 1개로 자제했지만, 시즌이 시작하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3월 22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강민호는 ‘아시아경기대회에 꼭 데려가고 싶은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가장 급한 선수는 박해민”이라고 답했다. 
 
‘상무 좌절’ 임병욱, 전화위복은 가능할까
 
 


 
 
반전 드라마를 꿈꾸는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지난해 상무 입대가 좌절된 넥센 외야수 임병욱이다. 임병욱은 지난해 팔꿈치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개인 성적도 저조했다. 이 때문에 선발 요건이 강화된 상무 야구단 기준을 채우지 못했다.
 
비록 지난 시즌엔 부진했지만, 임병욱은 입단 이후 항상 ‘미래의 올스타 외야수’란 기대를 받아왔다. 다행히 올해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건강하게 소화했고, 캠프 연습경기에서 홈런포를 터뜨리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 “임병욱이 외야에서 중견수 자릴 지켜주니까 든든하다”고 말했다. 임병욱이 ‘멘토’로 생각하는 송지만 코치도 “참 욕심 많은 선수다. 외야 수비 코치 입장에서, 임병욱 같은 선수가 있는 건 행운”이라며 “올 시즌 전화위복을 기대해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임병욱의 아시아경기대회 승선은 가능성 면에서 높다고 볼 순 없다. 워낙 대표팀 외야 경쟁이 치열한 데다, 아직 1군에서 보여준 것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입단 당시부터 받은 기대와 잠재력을 고려하면,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만도 아니다는 게 야구계의 중평이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오지환과 박해민, 지난해 상무 입단이 좌절됐던 임병욱. 세 선수가 올 시즌 놀라운 활약으로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2018시즌 또 하나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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