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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감독 “좋은 감독 되려면 좋은 성적 내야죠”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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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3 (금) 16:37

                           



20년 몸담았던 대한항공을 떠나 한국도로공사 감독으로 온 지 이제 2년째가 된 김종민(44) 감독. 그가 부임한 첫해, 최하위에 머물렀던 도로공사.그러나 이번 시즌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챔피언결정전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23일, 봄 배구 강자 IBK기업은행과 챔피언결정전 1차전 시작을 앞두고 있다.

김종민 감독은 정규리그 폐막에 앞서 가진 <더스파이크>와 인터뷰 중 ‘좋은 감독은 성적을 잘 내는 감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정규리그 우승으로 ‘좋은 감독’의 기본 조건을 갖췄다.  그의 앞에 놓여진 첫 통합우승은 좋은 감독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된다.

 

행운은 도전하는 자에게 다가온다

Q. 어느덧 감독 6년 차가 됐습니다.

A. 벌써 그렇게 됐네요. 사실 남자부 감독을 할 때도, 그리고 팀을 옮겨 도로공사 감독 자리를 결정할 때도 이렇게 오래 할 줄은 몰랐습니다. 운 좋게도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Q. 오래 할 줄 몰랐다는 건 무슨 의미입니까.

A. 사실 대한항공 감독이 될 때도, 이곳 감독으로 새로 올 때도 시작이 갑작스러웠습니다. 대한항공 시절, 그러니까 2013년에 잘 하고 계시던 신영철 감독께서 그만두시면서 감독 자리가 공백이 됐죠. 감독님 아래로 지금 KGC인삼공사 감독으로 계신 서남원 감독께서 수석코치로 계셨죠. 그런데 서 감독께서 “감독이 나가니 수석코치도 나가는 게 맞다”라고 구단에 말씀하셨더라고요. 그러면서 제게 “너는 대한항공에서 오래 있었으니 감독을 맡아 하면 잘 할 거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계기로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감독 자리를 맡게 됐어요. 준비 없이 달려든 도전이었는데 운이 좋았죠.

Q. 감독 자리는 ‘운’ 하나만 갖고 오래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죠.

A. 동의합니다. 사실 대한항공 시절부터 지금까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시간들이었어요. 확실히 코치와 감독은 많이 달랐죠. 아마 모든 감독들이 하는 말일 겁니다. 감독으로서 선수단 모든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참 어려웠어요. 본래 한 번 꽂히면 밀어붙이는 스타일인데 감독이 되니 그렇게만 할 수 없더군요. 참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여기까지 온 건 결국 선수들 덕분이죠. 제가 잘했기 보다는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기 때문에 제가 좋은 기회를 맞은 것 같습니다.

Q. 갑자기 여자 팀으로 옮겨 당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A. 저 역시 많이 놀랐어요. 대한항공 감독 자리를 그만 두고 한 달 정도 쉬고 있는데 도로공사 측에서 연락이 왔죠. 여자팀 감독 자린데 관심 있느냐고요. 처음에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같은 배구이긴 하지만 여자팀은 생소했으니까요. 다른 팀 감독님들은 대부분 여자팀을 정말 오래 맡으셨고, 아마추어부터 해서 올라오시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처음 대한항공 감독 자리를 맡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 자리도 제겐 큰 도전이었어요.

Q. 평소 ‘도전’을 좋아하는 편인가요.

A.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입니다. 생소하고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 번 해보고 싶기도 했어요. 또 사실 제가 계속 해왔던 것이 배구였으니까요, 배구를 떠나고 싶지 않은 것도 있었죠. 좋은 직장 과감히 포기하고 나왔습니다.

Q. 좋은 직장이란 건 대한항공을 두고 말하는 것입니까.

A. 그렇습니다. 실업 배구 시절부터 선수 생활을 해왔으니까요, 1996년부터 대한항공 직원 신분이었거든요. 감독을 그만 두고 대한항공 사무직으로 복귀할 예정이었는데 과감히 뿌리치고 나왔습니다. 사실 과거에 코치 할 때도 사무직 생활을 잠깐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쉽지 않더라고요. ‘이 길은 내 길이 아닌 것 같다’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여자팀이지만 배구를 할 수만 있다면 하겠다’라고 생각해 여기에 왔습니다. 아무래도 배구가 운명인가 봅니다.

 

김종민 감독 “좋은 감독 되려면 좋은 성적 내야죠”

미지의 여자팀, 도로공사에 뿌리내리다

 

Q. 그렇게 지난 시즌 도로공사에 오게 된 거네요.

A. 처음에는 긴장 정말 많이 했습니다. 여자들 앞에서 부끄러움이 많은 편이어서 말을 잘 못합니다(웃음). 막상 와서 해보니 꼭 그렇진 않더군요. 선수들 성격도 까칠하지 않았고요.

Q. 남자팀과 여자팀은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A. 여자라서 까다로울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진 않더군요. 다만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들에 비해 조금 예민합니다. 그 날 기분에 따라 업다운이 조금 심하죠. ‘프로’라는 조직에 적응하는 것도 확실히 남자들이 빠른 것 같고요. 반면 팀 분위기 같은 경우는 여자팀이 더 좋아요. 누가 좋고 나쁘다 차이가 아닌 남녀 성향 차이인 것 같습니다. 결국 이를 조율하고 맞춰주는 것이 감독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Q. ‘감독’이라는 역할,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A. 가장 좋은 감독은 좋은 성적을 내는 감독이겠죠.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조직에 필요한 선수를 구성할 줄 알아야 하고요. 중간에 이탈하는 선수들이 없게끔 끌고 나가는 것 역시 감독 역할이겠죠. 게다가 성적과 더불어 미래도 생각해야 하고요. 이야기하다보니 감독 할 일이 정말 많은 것 같네요.

Q. 그렇다면 스스로 좋은 감독이라고 생각하는지요.

A. 에이, 제가 저를 어떻게 평가하겠습니까. 특별히 스스로를 내세우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그렇게 말을 잘 못하죠.

Q. 평소 젠틀하고 겸손한 이미지로 보입니다.

A. 많이 바뀌었죠. 예전에도 경기 중에는 크게 선수들에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요, 훈련할 때는 아니었어요. 강하게 말할 때는 세게 말하기도 했죠.

Q. 아무래도 여자팀으로 오면서 바뀐 부분입니까.

A. 그런 면도 있죠. 여자팀에 가게 됐다고 했을 때 아내가 “오빠 성격 상 여자 팀은 안 맞을 것 같은데”라고 하더군요. 세심하게 신경써주고 그때그때 칭찬을 아끼지 말라고요. 할 말이 있다면 그 순간 하고 넘어가라고도 조언해줬죠. 일 년 가까이 하면서 그 말이 맞는 것 같더군요.

Q. 도로공사에는 베테랑 선수들이 많지요.

A. 네, (이)효희가 저와 6살, (정)대영이가 7살 차이입니다. 어려움은 딱히 없었어요. 선수와 감독 사인데 나이가 중요한 건 아니죠. 몇몇 팬들이 선수들에 ‘이제 그만두라’라고 말하는데 전 그렇게 생각 안합니다. 오히려 더 오래 해서 선수들에게 귀감이 됐으면 해요. 나이가 있음에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건 그만큼 실력이 있고 자기관리가 철저하다는 뜻입니다. 여긴 프로입니다. 이 팀에서 필요로 하면 남아있는 거죠. 어린 선수들이 보고 배워야 해요.

Q. 도로공사 부임 첫 해, 성적도 좋지 못했고 안 좋은 일도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A. 음…. 성적이야 아쉽지만 사실 전 첫 해부터 자신이 있었습니다.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중간에 연패로 힘든 때를 보냈어요. 거기에 팀원들 간 불화 문제가 불거지면서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가 무너졌죠. 경기에서 지면 으레 나오는 것이기에 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선수들은 아니었습니다. 기자회견을 통해 반문하기도 했는데 그것도 나중에 더 크게 후회했어요. 차라리 하지 말걸 하는 생각도 들었죠.

Q. 그것을 통해 얻은 게 있다면요.

A. 일단 선수들이 받은 마음 속 상처 치유에 힘을 썼어요. 달래느라 노력 많이 했죠. 그 때 ‘아 이런 것들이 남자팀과 여자팀 다른 점이구나’ 확실히 알았습니다. 3라운드 중반쯤부터 ‘성적 말고 다른 것을 얻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팀 분위기 다지기에 열을 올렸어요. 당시 후반기 들어서는 꽤 분위기가 좋아졌어요. 올 시즌 성적은 그 때 쌓았던 믿음 없이는 불가능했을 겁니다.

 

김종민 감독 “좋은 감독 되려면 좋은 성적 내야죠”

Q. 올 시즌은 지난 시즌과 정반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A. 올 시즌 시작할 때 여기저기서 우승 후보라고 평가해줬지만 제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 이유는 박정아였죠. 정아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었거든요. 어떤 스타일인지, 어떤 성격인지 전혀 몰랐어요. 이적한 뒤 줄곧 국가대표로 발탁돼 실제로 본 건 시즌 시작하기 3주 전부터였으니까요.

Q. 가까이서 본 박정아는 어떤 선수입니까.

A. IBK에서 뛰는 영상을 정말 많이 봤어요. 그 정도면 충분히 에이스 노릇을 할 거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리시브 부담을 크게 갖고 있더군요. 정아에게 “그거 하루아침에 확 좋아지지 않는다”라고 말했죠. 부담을 줄였으면 하는 마음에서요. 시즌 시작 후 3연패한 뒤 정아에게 “안 되는 건 억지로 하지 말자. 네가 잘하는 공격으로 팀에 도움이 되자. 불안하게 오는 공도 네가 잘 처리해주면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바꾼 뒤에 확실히 팀 수비도, 공격도 살아나더군요. 팀이 전체적으로 자리를 잘 잡은 것 같습니다.

Q. 현재 팀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선수가 있다면요.

A. 어우, 그런 거 꼽으면 큰일 납니다(웃음). 감독이 되고 나서 가장 조심했던 게 ‘누구 하나 감싸지 말자’였어요. 팀 전체를 아껴야지, 특정 선수만 그러면 안 됩니다. 굳이 한다면 잘 하는 선수들보다는 조금 부족한 선수들, 어린 선수들을 챙겨야겠죠. 잘 하는 선수들은 여기저기서 잘 챙겨주니까요.

Q. 그럴 때면 인자한 아버지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A. 선수들이 한 번 그러더군요. 아빠 같다고. 저는 마음에 안 듭니다.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는데 아빠라고 하면 되냐고 그랬죠. 아빠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요, 팀을 가족처럼 끌고 가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선수들이 어떻게 생각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그랬으면 합니다. 다들 동생 같고 조카처럼 느껴져요. 모두가 여기서 열심히 해서 더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선수와 감독 사이 친밀한 관계를 중요시하는 것 같아요.

A. 예전에는 감독과 선수 사이가 굉장히 어려웠어요. 저는 그걸 깨고 싶습니다. 지금 선수들도 편히 지내다가도 한 마디만 하면 거기에 얼어붙고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무엇을 말할 때 반문하고 다른 의견을 꺼낼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발전이 되니까요. 선수들이 경기 결과에도 의연하게 대처하고, 능동적인 자세로 임하는 팀이 좋은 팀이라고 봅니다.

Q. 실현되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A. 맞습니다. 어렵죠. 아무래도 프로는 성적이 주가 되는 세계니까요. 이겨야 대우를 받죠. 경기에서 진 날 선수들을 보러 가면 다들 풀이 죽어있어요. 고개 숙이고 있고. 그런 모습을 정말 싫어합니다. 선수들에게 “왜 지면 항상 그러고 있느냐. 그런 표정 안 해도 된다. 최선을 다했으면 져도 괜찮다”라고 강조합니다.

Q. 김 감독이 그걸 이뤄낼 수 있다면 정말 좋은 감독으로 평가될 것 같습니다.

A. 에이, 그렇지만 좋은 감독이 되려면 먼저 좋은 성적을 내야죠. 그렇다고 성적이 무조건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가장 첫 번째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감독도 오래 할 수 있고 말이죠(웃음).

 

김종민 감독 “좋은 감독 되려면 좋은 성적 내야죠”

대한항공 향해 남아 있는 애틋한 감정

 

Q. 대한항공에서 20년 가까이 생활하다가 팀을 옮겼습니다.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요.

A. 아직까지 ‘원 팀 맨(One Team Man)’이라고 볼 수 있죠. 다른 남자팀으로 간 게 아니니까요(웃음). 1996년 시작한 선수 시절부터 코치, 감독까지 했으니 애정이 남다릅니다.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팀에서 뛸 수 있어 영광이었죠. 지금도 항상 TV를 보면서 응원하는 팀입니다.

Q. 여전히 남자부 경기도 보는지요.

A. 그럼요. 시간 될 때마다 챙겨봅니다. 후배들 뛰는 모습 챙겨 봐야죠.

Q. 대한항공 선수들을 제자가 아닌 후배라고 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A. 일단 그 곳에서 소속돼 선수 생활을 했고요, 아무래도 제자라고 하면 거리감이 느껴지니까요. 후배라는 표현이 훨씬 편하고 좋습니다. 선수들은 어떻게 느꼈을지 모르지만 대한항공 감독 시절 선수-감독 사이에 거리낌 없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 정말 많이 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아무래도 경상도 사람이라서 그런지 칭찬에 인색하고 무뚝뚝해요. 그 때문에 선수들, 코치들이 어려워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Q. 지금 대한항공 하면 어떤 감정이 남아있습니까.

A. 모든 팀들이 마찬가지겠지만 대한항공도 참 좋은 팀입니다. 거기 있을 때도, 나와 있는 지금에도 느끼는 것이죠. 구단에서도 정말 관심이 많고 선수들 위해서 지원을 아끼지 않으니까요.

Q. 대한항공 감독이 될 당시 파격적인 선임이란 평이 나왔죠.

A. 지금은 나이 어린 감독들이 많지만 제가 맡을 때는 별로 없었어요. 거기에 수석 코치 한 번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감독 자리에 올랐으니 놀랍다는 반응이 많았죠. 당시 정말 열심히 했어요. 저를 비롯해 코칭스태프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노력했죠. 그렇지만 우승 벽은 높더라고요. 그러다보니 구단 측에서는 조바심이 났던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선수들이 정말 잘 해준 덕분에 좋은 자리에서 일할 수 있었습니다. 늘 감사한 마음이죠.

Q. 현역 때 어떤 선수였나요.

A. 윙스파이커였는데 주로 수비를 담당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선수들이 공격을 많이 안하는 데 반해 공격도 많이 때렸죠.

Q. 은퇴를 일찍 한 걸로 보입니다.

A. 서른하나에 은퇴했어요. 그 당시 실업배구 시절에는 스물여덟이면 노장 소리를 들었으니까요. 몸 관리를 잘 해서 선수 생활을 오래 하고 싶었지만 지금과는 다른 분위기여서 힘들었습니다. 은퇴 후 약 2년 정도 플레잉코치로 뛰었습니다. 밑에 친구들이 올라오면서 자연스레 은퇴하게 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충분히 더 할 수 있는데 생각이 들었죠. 그렇지만 그 당시 트레이드도 없었고, 운동을 더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시스템이었으니까요.

Q. 지금 선수들을 보면 부러울 것 같습니다.

A. 맞습니다. 프로화 되면서 능력만큼 대우를 받지 않습니까. 잘 하면 돈도 많이 받고 반대로 못 하면 적게 받죠. 요즘 선수들 보면 그에 대한 욕심이 다들 있죠. 저는 월급을 받으면서 선수생활 했는데 많이 부럽습니다.

Q. 그 당시 꿈은 무엇이었는지.

A. 최고가 되고 싶었죠. 그렇지만 우승 한 번 못해봤네요. 대학(인하대)에서는 꽤 많이 우승하고 했는데 그 후로는 우승을 못 해봤습니다. 지금까지도 말이죠.

 

김종민 감독 “좋은 감독 되려면 좋은 성적 내야죠”

 

그 어렵다는 ‘첫 우승’을 눈앞에 두고

 

Q. 올 시즌, 그 어렵다는 우승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A. 아직 단언할 단계는 아니라고 봅니다.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좋은 결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방심은 금물이죠. 무엇보다 큰 경기에서 잘 해야 할 텐데 걱정이 큽니다. 모든 일이 첫 번째가 어렵지 그 다음은 훨씬 수월합니다. ‘경험’이 중요한 이유라고 할 수 있죠. 도로공사가 올해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다면 다음, 그 다음에는 훨씬 더 수월할 거라 생각합니다. 이효희, 정대영, 배유나, 박정아 모두 우승을 해본, 경험 많은 선수들이니까요. 잘 해낼 수 있을 겁니다.

Q. 감독 본인에게도 ‘첫 우승’이 필요할 것 같네요.

A. 그렇죠. 저 역시도 아직 경험이 없으니까요. 대한항공 선수들을 보면서 드는 아쉬움이 이런 부분입니다. 한창 좋았던 시절에 한 번만 우승을 해봤더라면 하는 아쉬움이죠. 그랬다면 그 뒤로도 몇 번 더 해봤을 것 같은데 말이죠. 남자부 경우 우승을 해본 팀은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OK저축은행 세 팀뿐입니다. 한 번 하게 되면 맛을 알아서 두세 번 하게 되죠. 실제로 그랬고요.

Q. 선수들에 당부하고픈 말이 있다면요.

A. ‘신뢰’가 바탕이 된 팀이 되었으면 합니다. 모든 것 밑바탕에 신뢰가 깔려 있어야 좋은 팀이 될 수 있어요. 그래야 ‘재밌는 배구’를 할 수 있습니다.

Q. ‘재밌는 배구’란, 어떻게 해야합니까.

A. 저희가 연승했을 때 보여줬던 배구죠(올 시즌 도로공사는 11월 18일부터 12월 27일까지 8연승을 달린 바 있다). 다 같이 소리 지르고 함께 하는 배구를 뜻합니다. 선수들이 부담을 내려놓고 즐기는 거죠. 선수들에게 “우승이라는 목표는 가슴 속에 깊이 숨겨둬라. 그리고 매 경기 우리가 열심히 한 만큼 즐겼으면 좋겠다”라고 말합니다. 사실 이게 가장 어려운 일이죠.

Q. 본인 삶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어려운 질문이네요. 나중에 선수들 가슴 속에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었다고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머릿속에 기억에 남는 지도자였으면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통합 우승, 자신 있으십니까.

A. 열심히 해야죠. 할 수만 있다면 그보다 좋은 게 있을까요.

 

글/ 이광준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3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8-03-23   이광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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