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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알렉스 콥의 '그것'에 모험을 건 볼티모어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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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1 (수) 13:00

                           


 
[엠스플뉴스]
 
최근 트랜드대로라면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꼴찌였던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택해야 했을 길은 탱킹(tanking,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희박한 팀이 드래프트에서 높은 지명순위를 받기 위해 전력보강을 소홀히 하거나, 고의로 팀 전력을 약화시키는 행위)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좀 더 고전적이면서도 힘든 길을 택했다.
 
그 길이란 올해를 끝으로 FA가 되는 매니 마차도를 비롯한 주축 선수들을 트레이드하는 대신, 오랫동안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곳을 보강하는 것이다. 볼티모어는 21일(한국시간) 대어로 꼽혔던 FA 선발 중에서 마지막까지 시장에 남아있었던 알렉스 콥(30)을 영입했다. 미국 매체 <670 더 스코어>의 브루스 르바인에 따르면 콥의 계약 총액은 4년 57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볼티모어가 2014시즌을 앞두고 우발도 히메네즈와 4년 50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은 이후 단 한 번도 선발 투수와 3년이 넘는 계약을 맺은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이는 특기할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지난 2월 앤드류 캐시너(2년 1600만), 크리스 틸먼(1년 300만)와 계약을 맺었던 것을 합치면 스토브리그 동안 볼티모어는 빅리그급 선발 투수 3명을 영입하는 데에만 7600만 달러(약 814억 원)을 투자한 셈이 된다. 이로써 볼티모어는 케빈 가우스먼, 딜런 번디를 제외하고 나머지 세 자리는 텅 빈 것이나 다름없었던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
 
이런 과정들을 지켜봤을 때, 적어도 현시점에서는 볼티모어가 진심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다는 데엔 의문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수술 이전과 비슷하지만 다른 투수가 된 알렉스 콥
 


 
물론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봤을 때, 2018시즌 볼티모어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로 예측되고 있다. 7600만 달러를 들여 선발 투수 3명을 영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서 제공하는 볼티모어의 예상 성적은 77승 85패에 불과하다. 이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여전히 꼴찌에 해당하는 예상 성적이다.
 
볼티모어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해선 이러한 통계를 기반으로 한 예상 성적을 뛰어넘는 선수들의 활약이 필수다. 볼티모어 팬들에게 다행스러운 점이 하나 있다면 지난 6년간 팀에는 해마다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있었으며, 그들의 활약을 기반으로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세 차례나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오늘 볼티모어가 영입한 알렉스 콥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콥에 대해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은 그가 2014시즌 10승 9패 166.1이닝 평균자책점 2.87이란 뛰어난 성적을 남겼으며, 2015년 토미 존 수술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복귀 후 풀타임 첫해였던 2017년 12승 10패 179.1이닝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하면서 재기에 성공한 선발 투수라는 것 정도다. 하지만 세부 기록을 파고들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얼핏 비슷한 성적을 기록한 것 같아도 수술 이전과 수술 이후 그의 볼 배합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토미 존 수술 이전 콥은 빅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스플릿-체인지업을 던지는 투수였다. 하지만 수술 이후의 콥은 체인지업 구사율(2014년 38.1%→14.4%)을 절반 이하로 낮추고, 그 대신 커브볼(2014년 20%→34.1%)을 주무기로 삼는 투수로 변모했다.
 
원인은 수술 이후 달라진 릴리스포인트(release point, 공을 놓는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수술 복귀 2년차를 맞이하는 콥, 체인지업을 되찾을 수 있을까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 이노 새리스가 지난해 4월 쓴 글(Where Did Alex Cobb’s Changeup Go?)에 따르면, 지난 시즌 콥은 수술 이전인 2014년에 비해 릴리스포인트가 평균 3인치(7.6cm)가량 더 높았다. 이런 현상은 상대적으로 체인지업을 던질 때 더 두드러졌다. 새리스는 바로 이 점이 콥의 체인지업 낙차가 약 5인치(12.7cm)나 줄어든 이유라고 분석했다.
 
재미있는 점은 콥과 탬파베이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인터뷰에 따르면 콥은 지난해 3월 불펜 세션 이후 투구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릴리스포인트가 높아진 점을 발견하고, 지속적으로 릴리스포인트를 낮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8월에 이르러서는 2014년과 흡사한 수준까지 릴리스포인트를 낮추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는 과거 토미 존 수술을 받고 복귀한 투수들의 사례와도 유사하다. 체인지업은 토미 존 수술 이후 가장 늦게 감각이 돌아오는 구종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2015년 수술에서 복귀한 맷 하비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는 여전했지만, 체인지업을 회복하기까진 2년이 걸렸다. 한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역시 수술 복귀 후 2년 뒤인 지난해에야 체인지업의 위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한편, 2016년 후반기에 복귀한 콥 역시 올해로 토미 존 복귀 2년차를 맞이한다. 그리고 지난해 그는 체인지업 비중을 크게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커브볼을 발전시키며, 수술 이전만큼은 아니어도 A급 선발 투수로 모자람이 없는 성적을 기록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앞선 사례들처럼 콥이 체인지업을 회복할 수만 있다면? 
 
과거에 그랬듯이 AL 동부지구에서 다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다고 하더라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볼티모어가 콥을 잡는 데 쓴 4년 5700만 달러에 대한 평가도 지금과는 달라지게 될 것이다.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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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소위 호날두샷짱빵

2018.03.21 15:37:35

642억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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