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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라탄 향한 스웨덴의 냉담, 사실 언론플레이?

이등병 Socc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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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0 (화) 06:59

                           

즐라탄 향한 스웨덴의 냉담, 사실 언론플레이?



'골닷컴 코리아'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F조에서 대한민국이 상대할 스웨덴, 멕시코, 독일 대표팀의 최근 주요 소식을 종합한 연재물 [F조 컨피덴셜]을 앞으로 매주 최소 한 차례씩 독자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골닷컴] 한만성 기자 = 스웨덴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표면적으로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6)의 복귀를 반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를 미심쩍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스웨덴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진출에 성공한 팀이다. 유럽 예선 A조에서 프랑스에 밀려 2위에 머무른 스웨덴은 최종 플레이오프 대진 추첨에서 14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군 이탈리아와 만나게 돼 사실상 러시아행이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스웨덴은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이탈리아를 상대로 1, 2차전 합계 1-0 승리를 거두며 본선 진출에 성공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스웨덴의 본선행을 이끈 야네 안데르손 감독은 지난 2016년 '슈퍼스타' 이브라히모비치가 은퇴한 후 단 1년 반 만에 조직력 위주로 팀을 성공적으로 재편성했다는 호평을 받으며 일약 영웅이 됐다.

이 와중에 이달 초 스웨덴을 방문한 이브라히모비치가 대표팀 복귀 가능성을 언급하며 자국 축구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그러나 안데르손 감독은 스웨덴 축구 전문매체 '포트볼스카날렌'을 통해 "즐라탄(이브라히모비치)은 대표팀을 떠났다. 마음을 바꿔 돌아오고 싶다면, 언론이나 소셜 미디어가 아닌 나한테 먼저 연락해야 한다. 그 전까지는 내 생각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스웨덴 대표팀이 소집되며 자국 언론 앞에 선 주장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32)도 안데르손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는 이달 말 칠레, 루마니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대표팀이 소집된 첫날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즐라탄과 관련된 질문은 정말 지겹다. 야네(안데르손 감독)가 잘 대답했다고 생각한다. 즐라탄은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이 팀의 주장인 나는 우리가 그가 없이 이룬 업적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즐라탄의 대표팀 은퇴를 결정한 그 자신이다. 복귀를 원한다면 그가 먼저 우리에게 연락해야 한다. 그에게 먼저 연락하는 건 주장인 내 역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란크비스트는 "즐라탄은 지난 1년간 부상 탓에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도 단 두세 경기에 출전했다"며, "그가 대표팀에 복귀하려면 우선 경기에 더 많이 출전해야 한다. 그다음에는 감독에게 먼저 연락해야 한다. 그러나 그는 아직 우리에게 연락도 하지 않았다. 대표팀으로 돌아오려면 거쳐야 할 단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웨덴에서는 이브라히모비치의 복귀 가능성을 달갑지 않게 보는 안데르손 감독과 주장 그란크비스트의 발언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여론도 존재한다. 안데르손 감독과 그란크비스트는 당장 이브라히모비치를 대표팀으로 부르는 건 어렵다는 의견을 밝히면서도, 그에게 "우리에게 먼저 연락하는 게 우선"이라며 가능성을 아예 닫지는 않았다. 이를 두고 스웨덴 언론은 이브라히모비치에게 대표팀 복귀 의사를 언론을 통해 일정 부분만 드러내지 말고, 직접 대화를 통해 복귀 여부를 논의하자는 게 안데르손 감독과 선수단의 숨은 의도라고 해석하고 있다.

'포트볼스카날렌' 스웨덴 축구 전문기자 올로프 룬트는 "즐라탄의 월드컵 출전 여부는 본인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즐라탄이 얼마나 대표팀 복귀를 원하는지는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 그의 측근을 제외하면 현재 그의 무릎 부상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조차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안데르손 감독은 즐라탄의 복귀와 관련해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그러다가 즐라탄에게 먼저 연락을 요구한 건 곧 대표팀 복귀 권한을 그에게 넘겼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즐라탄이 부상에서만 잘 회복한다면, 대표팀 복귀는 그가 결정할 수 있게 된 셈"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브라히모비치가 직접 대표팀 복귀 가능성을 언급하지 전까지는 스웨덴 선수단도 그가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내는 분위기였다. 이브라히모비치의 대표팀 은퇴 후 스웨덴을 대표하는 선수로 떠오른 미드필더 에밀 포르스베리(26)는 지난 12월 독일 TV '슈포르트1'을 통해 "즐라탄이 다시 스웨덴 대표팀으로 온다면 우리에게는 당연히 훌륭한 자원이 될 것이다. 내 생각에는 즐라탄 본인에게도 마지막으로 월드컵에 한 번 더 가는 게 그의 인생과 경력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이처럼 한국의 러시아 월드컵 첫 번째 상대인 스웨덴이 이브라히모비치를 재발탁할 가능성은 이제 사실상 선수 본인에게 달려 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이적, 연봉 협상 등은 '슈퍼 에이전트'로 잘 알려진 미노 라이올라에게 맡기면서도, 그의 언론 노출과 관련된 업무는 스웨덴 출신 니클라스 보델이 책임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보델은 과거 스웨덴 축구협회 언론담당관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즉, 이브라히모비치만 원한다면 그와 스웨덴 축구협회, 안데르손 감독은 언제든지 대화 창구를 열 수 있다. 안데르손 감독과 그란크비스트가 "연락부터 하라"고 말한 건, 사실상 "대표팀 복귀를 논의해보자"는 무언의 메시지가 담긴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 이유도 이 때문이다.

# 스웨덴 간판 포르스베리, 소속팀 RB 라이프치히에서 불만?

전천후 미드필더 포르스베리는 이브라히모비치의 대표팀 은퇴 후 스웨덴을 대표하는 간판스타로 떠올랐다. 안데르손 감독 역시 최근 대표팀 소집 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에밀(포르스베리)은 우리 팀의 열쇠다. 그가 월드컵 전까지 좋은 몸상태를 유지하는 건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국제대회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이려면 에밀의 역할이 크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 와중에 포르스베리가 소속팀이자 독일 분데스리가의 강호로 떠오른 라이프치히에서 랄프 하센휘틀 감독과 갈등을 겪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그는 12월 초 허벅지 안쪽에 부상 후 지난달 중순 복귀했다. 그러나 포르스베리는 복귀 후 출전한 9경기(컵대회 포함) 중 단 4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게다가 그는 부상이 없던 전반기에도 출전 시간이 들쭉날쭉했다. 이 때문에 포르스베리는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총 17경기에 출전해 선발 출전 11경기뿐이며, 풀타임 출전은 단 4경기가 전부다. 그러면서 그가 월드컵 전까지 몸상태를 끌어올리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안데르손 감독은 "내 생각에는 부상 회복 후 아직 에밀의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게 출전 시간이 제한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소속팀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는 건 나도 잘 모르는 얘기"라고 밝혔다.

# 불가리아 전설 스토이치코프 "F조, 독일과 멕시코가 16강 간다"

현역 시절 바르셀로나에서 전성기를 구가한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52)는 스웨덴 축구와 인연이 깊은 인물이다. 불가리아의 주포로 활약한 그는 1994년 미국 월드컵 유럽 6조 예선에서 스웨덴을 만난 1993년 9월 홈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어 스토이치코프는 불가리아가 월드컵 본선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4강에 오른 후 나선 3, 4위전에서 스웨덴을 한 차례 더 상대했다.

현재 미국에 본사를 둔 스페인어 TV 네트워크 '우니비시온' 해설위원인 스토이치코프는 스웨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월드컵 F조와 관련된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포트볼스카날렌'을 통해 "스웨덴이 16강에 가는 건 매우 어렵다. 멕시코와의 마지막 경기가 굉장히 중요할 것이다. 멕시코는 재능 있는 선수를 다수 보유한 터프한 팀이다. 나는 멕시코와 독일의 16강 진출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 주전 골키퍼 올센 부상당한 스웨덴, 이달 2연전에서 골문 지킬 수문장은?

스웨덴이 러시아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치르는 동안 매 경기 골문을 책임진 골키퍼는 덴마크 명문 코펜하겐에서 활약 중인 로빈 올센(28). 그러나 올센은 이달 초 쇄골뼈가 골절돼 최소 한 달가량 결장이 불가피하다. 안데르손 감독은 붙박이 주전 올센 대신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약 중인 스완지의 크리스토퍼 노드펠트(28), 프랑스 리그1 갱강 주전 골키퍼 카를-요한 욘손(28), 북유럽 리거 야콥 리네(24)를 차출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러시아에서 스웨덴의 주전 골키퍼 자리는 올센이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달 2연전은 그와 주전 경쟁을 펼칠 선수를 찾는 과정이 될 전망이다.

안데르손 감독은 일단 훈련을 지켜본 후 올센을 대체할 자원을 찾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소집 첫날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일주일간 훈련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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