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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인 NBA] 발전하는 레이커스, ‘명가의 재건’을 꿈꾸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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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9 (월) 21:41

                           



[점프볼=양준민 기자] 포스트 코비 브라이언트 시대를 준비하는 LA 레이커스의 후반기 경기력이 심상치 않다.

2년 전, 2015-2016시즌을 끝으로 20년간 함께 해온 코비 브라이언트를 떠나보낸 레이커스는 곧바로 새로운 시대 준비에 들어갔다. 레이커스는 코비와 함께 하며 5번의 리그 우승 등 명가의 맥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반대로 코비가 은퇴를 결심하기 전까지 리빌딩 준비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는 명과 암이 뚜렷했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코비는 은퇴시즌 내내 국내 팬들 사이에서 레전드와 난사꾼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하지만 코비는 분명, NBA역사에 있어 확실한 족적을 남긴 살아있는 전설 중 한 명이다.(*코비는 정규리그 1,346경기에서 커리어 평균 25득점(FG 44.7%) 5.2리바운드 4.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15년 여름, 레이커스는 리빌딩의 시작으로 디안젤로 러셀(BKN)을 2015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지명했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레이커스에서의 러셀은 실망 그 자체였고, 결국은 올 시즌을 앞두고 레이커스를 떠나게 됐다. 2016-2017시즌을 앞두고 레이커스의 팀 문화를 잘 알고 있는 루크 월튼의 감독 선임과 함께 업-템포의 공격농구 이식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레이커스는 시즌 초반 화끈한 공격농구를 펼치는 등 돌풍을 이어갔다. 그러나 시즌 중반으로 갈수록 주축인 젊은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이어지면서 또 다시 리그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그나마 소득이 있었다면 줄리어스 랜들, 브랜든 잉그램 등의 가능성을 확인함과 동시에 월튼 감독의 계획대로 업-템포 공격농구 이식의 성공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올 시즌인 2017-2018시즌을 앞두고 또 다시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론조 볼을 지명, 볼은 리그 데뷔 전부터 수많은 이슈들을 몰고 다녔고, 그 결과 레이커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가 됐다. 하지만 경기력으로 주목을 받았던 볼이 아니라 전체 27순위로 뽑힌 카일 쿠즈마였다. 2017 서머리그에서의 깜짝 활약으로 기대감을 높였던 쿠즈마는 정규리그에 들어와서도 연일 맹활약을 이어가며 시즌 초반 강력한 신인왕 후보와 함께 최고의 스틸픽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더해 전반기 막판부터 지금까지 랜들의 잠재력이 폭발하기 시작, 레이커스는 후반기 12경기에서 8승을 기록하는 등 지금보다 미래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게 만들며 올 시즌의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다.(*19일 현재 레이커스는 정규리그 31승 38패를 기록, 서부 컨퍼런스 11위에 올라있다)

▲잠재력 폭발 줄리어스 랜들, 그의 운명은 잔류일까, 이적일까?

후반기 레이커스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선수는 다름 아닌 줄리어스 랜들(23, 206cm)이다. 2014 NBA 신인드래프트 전체 7순위로 레이커스에 입단한 랜들은 레이커스 인사이드의 미래로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부상으로 데뷔 시즌을 통째로 날리는 등 부상과 더딘 성장세가 이어지며 레이커스 팬들의 신망을 잃어갔다. 설상가상으로 잉그램과 쿠즈마 등 쟁쟁한 경쟁자들까지 등장, 시즌 초반 벤치에서 출전하는 횟수가 많아지는 등 랜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져만 갔다. 이에 올 여름 제한적 FA가 되는 랜들과 레이커스의 이별은 기정사실화되는 것처럼 보였고, 실제로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도 랜들은 여러 팀들의 영입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등 레이커스와 아슬아슬한 동거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금은 그 입장이 달라졌다. 후반기 랜들은 12경기에서 평균 33.8분 출장, 21.6득점(FG 60.2%) 10.3리바운드 3.8어시스트를 기록, 팀 내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슛 거리가 짧아 하이포스트에선 위력이 떨어지지만 반대로 운동능력이 좋은 랜들은 상대를 힘과 운동능력으로 제압, 인사이드에서 가장 위협적인 득점원으로 변신했다. 후반기 랜들은 페인트 존에서 평균 70.5%의 야투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또, 지난 시즌을 거치면서 볼 핸들링이 눈에 띠게 좋아진 랜들은 포스트업과 페이스업을 적절히 활용해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다. 자유투를 얻는 횟수도 급증하는 등 랜들은 피니셔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후반기 랜들은 평균 6.8개(FT 72%)의 자유투를 얻고 있다)

급기야 본인이 수비리바운드를 잡은 후 코스트 투 코스트 속공으로 공격을 마무리하는 모습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가 있다. 최근 랜들의 득점력이 좋아진 탓에 상대로서도 랜들의 수비에 생각할 것이 많아졌다. 실제 경기를 보면 주로 랜들의 득점을 막는 데만 신경을 쓰다 보니 랜들이 상대를 등진 상태에서 컷인으로 들어오는 선수나 외곽에 위치한 슈터들에게 빼주는 킥-아웃 패스들을 놓치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랜들은 시야가 좁다는 평가를 듣고 있지만 지난 시즌부터 돌파 후 킥-아웃 패스나 짧은 패스로 동료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플레이를 자주 시도하는 등 올 시즌을 포함해 지난 두 시즌, 랜들의 어시스트 능력도 엄청난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2016-2017시즌 랜들은 평균 3.6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제아 토마스(29, 175cm)의 합류도 랜들의 위력을 극대화시켰다. 2대2플레이에 강점이 있는 두 선수의 합은 후반기 레이커스의 가장 위력적인 공격옵션 중 하나다. 토마스와 랜들은 2대2 픽앤 롤 플레이, 픽앤 팝 그리고 슬립에서 완벽한 호흡을 선보이며 레이커스의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레이커스 합류 후 부진탈출을 열망했던 토마스는 월튼 감독을 찾아가 본인이 어떻게 하면 레이커스에 잘 녹아들 수 있을지 조언을 구했고, 월튼 감독은 그에 대한 해답으로 랜들을 비롯한 빅맨 선수들과의 2대2플레이 효율성을 높이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아이제아 토마스는 후반기 12경기에서 평균 28.7분 출장 17.3득점(FG 38.2%) 2.4리바운드 5.6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실제로 두 선수는 경기 도중 코트와 벤치에서 자주 이야기를 나누며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호흡을 보여줄지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서로가 격한 논쟁을 이어가다 급기야 지난 15일 골든 스테이트전에선 두 사람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두 사람은 경기 종료 후 화해했고, 월튼 감독도 “두 사람의 말싸움은 감정싸움이 아니라 서로가 팀을 위해 토론을 이어가다 보니 서로가 모르게 격해진 것이다. 두 사람이 언쟁을 이어갔다고 해서 팀의 조직력이 무너진다거나 그런 일을 절대로 없다. 감독으로서 이런 건강한 언쟁은 언제든지 환영하는 바이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렇게 랜들은 경기력의 상승과 함께 본인의 몸값도 연일 상한가를 치며 올 여름 FA대어 중 한 명으로 급부상했다. 랜들의 몸값이 상한가를 치면서 레이커스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초, 랜들과의 재계약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레이커스는 현재 맥시멈 가격이 되더라도 랜들과의 재계약을 추진하겠다는 쪽으로 의사를 선회했다. 이를 위해 레이커스가 오프시즌 루올 뎅과 이비카 주바치와 함께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을 팔아 랜들의 재계약을 위한 자금을 마련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레이커스와 랜들의 갑, 을 관계는 반년 만에 그 상황이 뒤바꿨다. 일부에선 이미 랜들의 몸값이 연간 2,500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를 직감한 탓인지 최근 월튼 감독을 비롯한 레이커스 구단 프런트들은 랜들에 대한 아낌없는 칭찬들을 이어가는 등 랜들의 마음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레이커스뿐만 아니라 댈러스 매버릭스 등 다수의 팀들도 랜들을 노리고 있다는 후문. 신뢰성은 떨어지지만 골든 스테이트가 드레이먼드 그린을 레이커스로 보내고 랜들의 영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루머는 현재 리그 내에서 랜들이 차지하는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기엔 충분한 증거다. 특히, 댈러스의 경우, 랜들의 고향 팀이란 점을 앞세워 랜들의 영입에 가장 적극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도 랜들의 어미니를 비롯한 가족들이 댈러스에 거주하고 있어, 가족들과의 만남이 쉽다는 것이 매력어필이 되고 있는 상황. 랜들은 지금까지 인내심을 갖고 본인에게 많은 기회를 준 레이커스와 월튼 감독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기고는 있지만 FA에 관해선 최대한 말을 아끼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올 여름 랜들의 결정이 점점 더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이슈메이커’ 론조 볼, 이제는 경기력으로 평가 받는다!

올 시즌을 통틀어 언론에 가장 많이 이름이 오르내린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론조 볼(20, 198cm)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신인드래프트 개막 전부터 볼의 아버지, 라바 볼은 연일 과격하고 괴팍한 표현들이 담긴 언사들로 레이커스 구단 측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개막 후에도 이 행동들은 끝남이 없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까지도 라바 볼의 거침없는 언행에 조롱거리가 됐다. 매직 존슨 사장을 비롯해 레이커스가 볼에게 보인 신뢰감과는 별개로 라바 볼의 행동들은 팀에 민폐가 됐고, 결국 레이커스는 선수들 가족의 인터뷰를 금지한다는 지침을 내리는 등 라바 볼의 행동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 결과, 최근 라바 볼이 언론에 등장하는 횟수들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 볼도 드디어 이슈가 아닌 경기력으로 많은 이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UCLA 대학출신의 볼을 한 마디로 평가하자면 ‘슛을 빼곤 다 잘하는 선수’다. NBA 역사상 최연소 트리플더블의 주인공도 다름 아닌 볼이다. 대학시절부터 기괴한 슛 폼으로 유명세를 탔던 볼은 올 시즌 평균 31.6%(평균 1.8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득점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 볼의 슈팅 폼을 좀 더 지켜보겠다던 레이커스 구단도 결국,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볼의 슈팅교정을 시작, 한때 볼은 평균 60%에 육박하는 쾌조의 슛 감을 뽐냈지만 무릎부상으로 인해 2월 한 달, 장기결장이 확정되면서 모든 것이 도로 아미타불이 됐다. 최근 5경기에서 볼은 평균 15.6%(평균 1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집나간 슈팅감은 좀처럼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대로 볼은 레이커스의 경기운영과 앞선 수비에 없어선 안 될 선수다. 이미 서머리그에서 볼의 넓은 시야와 패스센스는 충분히 증명됐다. 그 예로 볼의 손을 떠난 아웃렛 패스들을 여지없이 앞에서 달려주고 있는 잉그램, 쿠즈마 등 동료들에게 전달, 레이커스 속공의 위력을 극대화시켰다. 세트오펜스 상황에서도 동료들의 입맛에 맞는 정확한 패스들을 전달하는 등 볼의 패스능력에 관해선 그 누구도 이견을 달수가 없을 것이다. UCLA 대학이 2대2플레이를 선호하지 않아 2대2플레이에선 약점을 보이고 있지만 순간의 찰나에 비어있는 선수들에게 정확한 패스들을 연결, 보는 이들의 눈을 감탄하게 만드는 화려함과 동료들의 득점을 돕는 효율적인 패스로 레이커스의 공격 전개를 이끌고 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표시가 난다는 옛말처럼 레이커스는 이미 볼이 부상으로 빠져있을 당시, 공격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등 볼의 빈자리를 실감해야했다.

또, 대인수비력이 뛰어난 볼은 레이커스 앞선 수비의 중심으로 활약 중이다. 볼은 포지션 대비 큰 신장으로 매치업의 우위를 가져가고 있다. 상대를 끝까지 놓치지 않고 따라가 블록으로 슛을 저지하는 등 올 시즌 볼은 평균 0.9개의 블록을 기록 중이다. 느린 발로 인해 도움수비 등에선 약점을 보이고 있지만 뛰어난 농구센스를 활용, 기습적인 도움수비로 상대의 볼을 빼앗는 능력도 탁월하다. 패스레인을 읽고 패스의 흐름을 차단하는 능력도 나쁘지 않다. 레이커스의 수비시스템이 볼의 약점인 2대2플레이 수비를 잘 커버하는 등 올 시즌 볼과 레이커스의 만남은 실망보단 기대감이 더 앞서고 있다. 최근 월튼 감독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볼은 계속해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볼은 발전할 것이고 결국에는 약점이 되고 있는 득점력마저 개선될 것이다”는 말로 신뢰감을 전했다.(*올 시즌 볼은 평균 1.7개의 스틸을 기록 중이다)

신인드래프트 전, 볼은 ‘제2의 제이슨 키드’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닮은 점이 너무나도 많다. 커리어 통산 107개의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을 정도로 못하는 것이 없었던 키드도 데뷔 초, 슛에선 최악의 모습을 보이며 ‘Ason Kidd’라는 굴욕적인 별명이 붙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부단히 노력한 결과, 키드는 커리어 통산 1,988개(3P 34.9%%)의 3점슛을 성공, NBA 역사상 3점슛 성공 전체 9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슈팅력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스테판 커리처럼 슛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선수도 있지만 키드처럼 재능은 부족해도 각고의 노력 끝에 약점을 개선한 사례들도 많이 있다. 때문에 볼이 지금은 슛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다고는 하나, 미래에는 어찌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과연 올 시즌 실망이 아닌 기대감을 보여준 볼은 앞으로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레이커스의 든든한 미래로 성장할 수 있을지 남은 시즌 볼의 활약을 응원해본다.(*2017-2018시즌 볼은 정규리그 47경기에서 평균 33.8분 출장, 10.8득점(FG 35.8%) 6.9리바운드 7.1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2017 최고의 스틸픽’ 카일 쿠즈마, 레이커스의 또 다른 미래

시즌 초반의 레이커스는 그야말로 ‘카일 쿠즈마’(22, 206cm)에 열광했다. 2017 서머리그 파이널 MVP를 차지하며 스틸픽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쿠즈마는 그 모습 그대로를 정규리그로 가져와 연일 맹활약을 이어가며 벤 시몬스(PHI)와 함께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됐다. 이에 팬들 사이에선 레이커스의 진정한 2순위는 볼이 아니라 쿠즈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쿠즈마의 영향력과 경기력은 엄청 났다. 더욱이 쿠즈마의 어린 시절 불우했던 성장기가 매스컴을 타면서 쿠즈마는 더욱 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쿠즈마의 어머니는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투잡을 뛰는 등 고생을 이어갔고, 반대로 쿠즈마는 고생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농구에 매진, 결국 NBA 진출까지 성공하며 지긋지긋했던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쿠즈마의 장점은 역시나 ‘득점력’이다. 실제로 쿠즈마는 지난해 11월 19일(이하 한국시간), 골든 스테이트전 25득점을 시작으로 20일 휴스턴 로케츠(38득점)와의 경기를 거쳐 23일까지 골든 스테이트(27득점)와의 경기까지, 3경기 연속으로 +25득점을 기록, 1961년 제리 웨스트 이후 레이커스 신인으론 처음으로 3경기 연속 +25득점을 기록한 선수에 그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올 시즌 개막 후 67경기에서 평균 15.4득점(FG 44.7%)을 기록 중인 쿠즈마는 이대로 시즌을 마친다면 레이커스 역사상 데뷔 시즌에서 4번째로 높은 평균 득점을 기록한 신인 선수에 이름을 올리며 팀의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레이커스 역사상 데뷔 시즌 평균 득점 1위는 1958-1959시즌, 엘진 베일러의 24.9득점(FG 40.8%)이다)

대학시절부터 파워포워드와 스몰포워드를 넘나들었던 쿠즈마는 내·외곽에서 모두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다. 쿠즈마는 파워포워드임에도 캐치 앤 슛에 강점을 보이는 등 슈팅능력을 갖추고 있다. 더불어 돌파 후 플로터까지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득점기술들을 갖추고 있다. 이에 월튼 감독도 쿠즈마를 파워포워드가 아닌 스몰포워드로 기용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빈약한 수비력 등 서서히 약점이 드러났고, 잉그램과 랜들 등 경쟁자들의 활약이 이어지며 출전시간의 감소와 함께 경기력까지 하락, 비록, 신인왕 경쟁에선 밀려났지만 지금까지 쿠즈마가 보여준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라는 점에선 이견이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쿠즈마는 ‘절박함’을 아는 선수다. 쿠즈마가 볼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도 부족할 것 없이 자란 볼과는 다르게 쿠즈마는 역경을 딛고 이 자리까지 올라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유타 대학시절의 쿠즈마는 사실상 무명에 가까웠고, 심지어 드래프트 당시에도 쿠즈마가 지명되지 않을 것이라 전망한 이들도 다수였다. 쿠즈마도 레이커스 지명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드래프트를 앞두고 모두가 나를 낮게 평가했다. 하지만 나는 내 기량에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쿠즈마는 유타 대학 시절 정규리그 96경기에서 평균 21분 출장 10.1득점(FG 50.6%) 5.6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쿠즈마는 현재 레이커스 선수들 중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연습량이 많은 축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 배우려는 의지도 강해 직접 코비를 찾아가 배움을 청하는 등 자기 자신의 발전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후문. 은퇴 후 레이커스 영건들의 활약을 눈여겨보고 있는 코비는 특히, 쿠즈마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으며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발목부상으로 인해 컨디션이 다소 떨어졌지만 올 시즌 성공적으로 데뷔 시즌을 마무리하고 있는 쿠즈마는 앞으로도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2017 신인드래프트 최고의 스틸픽, ‘27순위의 반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일취월장 브랜든 잉그램, 그는 언제쯤 부상에서 돌아올까?

마찬가지로 올 시즌 브랜든 잉그램(20, 206cm)의 실력도 일취월장, 레이커스 포워드진의 핵심 멤버로 거듭났다. 2016 NBA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레이커스에 입단했던 잉그램은 ‘제2의 케빈 듀란트’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듀란트와 비슷한 신장에 부드러운 슛터치가 갖추고 있었던 잉그램은 대학시절부터 내·외곽을 넘나드는 득점력이 돋보였다. 그러나 대학무대와 NBA 무대의 차이는 컸고, 그나마 지난 시즌 후반기로 갈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부족한 웨이트 등 수많은 과제들을 남겼다.(*2016-2017시즌 잉그램은 정규리그 79경기에서 평균 28.9분 출장 9.4득점(FG 40.2%) 4리바운드 2.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시즌이 끝나기가 무섭게 강훈련에 돌입했던 잉그램은 볼 핸들링이 눈에 띠게 좋아지는 등 올 시즌 공격력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올 시즌 잉그램은 개막 후 57경기에서 평균 33.8분 출장 16.2득점(FG 46.9%) 5.4리바운드 3.9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잉그램은 상대수비와의 몸싸움에서 밀리며 외곽으로 겉도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돌파의 횟수를 늘리며 인사이드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시작, 돌파에서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특히, 잉그램은 206cm의 신장에 223cm에 달하는 윙스팬을 적극 활용, 부족한 스피드를 신체조건으로 보완하며 돌파에 위력을 더했다. 또, 빅맨들과의 2대2플레이는 물론, 단독돌파가 가능할 정도로 올 시즌 잉그램은 외곽에서의 플레이 빈도수를 줄이고 인사이드에서의 득점력을 높였다.    

물론, 외곽에서의 생산성도 좋아졌다. 올 시즌 잉그램은 38%(평균 0.7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대학시절 평균 41%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던 잉그램은 지난 시즌 평균 29.4%(평균 0.7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실망감을 안겨줬다. 그러나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의 잉그램은 무리하지 않고 확실한 찬스가 나면 슛을 올라가고 있다. 미드레인지 게임 능력도 좋아진 모습을 보이는 등 잉그램의 슛 터치 자체도 지난 시즌을 거치면서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또, 최근 월튼 감독은 가드들의 연이은 부상에 대한 궁여지책으로 잉그램을 포인트가드로 활용했다. 볼 핸들링이 좋은 잉그램은 안정적으로 볼을 지켜내며 포인트가드의 역할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수행하는 등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성장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렇게 올 시즌 잉그램은 공격에서 괄목상대할 성장을 이루며 레이커스의 주축 멤버로 올라섰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여전한 위력을 발휘 중이다. 데뷔 시즌부터 잉그램은 끈질긴 수비와 위력적인 높이에서 나오는 효율적인 세로수비로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았다. 다만, 최근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타구니 쪽에 부상을 당하며 그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는 점이다. 잉그램은 지난 2일, 마이애미 히트전에서 지금의 부상을 당해 부상자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당초, 경미한 부상이라 빠른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생각보다 회복이 쉽지 않아 결장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라건아(29, 199cm)가 같은 부위에 부상을 당해 3주 정도 결장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잉그램의 부상재활도 그 시간이 더 걸릴지 모르는 일이다. 어느덧 2017-2018시즌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고 성적에 대한 부담이 없는 레이커스이기 때문에 잉그램의 복귀를 서둘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잉그램이 보여줬던 상승세를 생각해본다면 잉그램의 장기간 부상결장이 다소 아쉬운 점으로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잉그램은 후반기 4경기에서 평균 32.9분 출장 17득점(FG 56.9%) 7.8리바운드 5.5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FA시장의 큰 손’ 꿈꾸는 레이커스, 꿈은 이루어질까?

이미 2018 NBA 신인드래프트에서 큰 재미를 보기가 어려워진 레이커스는 일찍이 FA시장으로 그 눈을 돌리며 올 여름 FA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수의 선수들이 레이커스의 영입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이 리스트에서 가장 눈에 띠는 선수들은 르브론 제임스(33, 203cm)와 폴 조지(27, 206cm)일 것이다. 이미 레이커스는 지난해 조지의 영입과 관련해 템퍼링 규정을 위반, 벌금을 물기도 했다. 또, 최근 레이커스 팬들은 제임스의 영입을 강력히 원하는 광고판을 제작해 시내에 거는 등 FA대어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구단 프런트들부터 팬들까지 많은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美 현지에서도 블리처 리포트, LA 타임즈 등 다수의 언론사들 사이에선 이미 레이커스의 제임스 영입가능성을 매우 높게 점치고 있다. 클리블랜드의 지역지, Cleveland.com도 5가지의 이유를 들어 제임스의 레이커스 이적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들이 든 이유 중 하나에는 “제임스는 이미 클리블랜드 구단과의 약속을 지켰기 때문에 그의 이적을 원망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는 말을 남기는 등 클리블랜드 현지에서도 제임스의 이적을 어느 정도 수긍하는 분위기라 마이애미 이적 당시처럼 클리블랜드 팬들의 거센 저항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본인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관심이 많다는 점도 제임스의 레이커스 이적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이에 맞춰 레이커스도 이미 제임스의 영입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일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여름 레이커스는 제임스의 영입과 함께 랜들의 잔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후문. 당초, 레이커스는 제임스와 조지, 두 선수 모두를 영입할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랜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바람에 둘 중 한 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레이커스는 올 여름 대어들의 영입을 위해 루올 뎅의 계약을 어떻게든 덜어내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FA가 되는 브룩 로페즈, 켄타비우스 칼드웰 포프와의 재계약도 일단은 보류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도 영건들의 재능이란 매력적인 요소를 앞세워 제임스의 영입에 적극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등 올 여름 제임스의 행선지는 다시 한 번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뎅은 올 시즌 종료 후에도 향후 2년간 3,600만 달러의 계약이 잡혀있다)

블리처 리포트에 따르면 레이커스는 만일 사태를 대비, 이미 ‘플랜B’까지 준비하고 있다. 레이커스는 만약, 제임스의 영입에 실패한다면 즉각, 조지의 영입과 함께 토마스, 랜들의 잔류를 동시에 추진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떠나 레이커스로 둥지를 옮긴 토마스는 최근 레이커스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토마스는 클리블랜드 시절과 달리 쿠즈마와 랜들 등 어린 선수들과 잘 어울리려 노력하는 등 팀에 녹아들기 위해 애쓰고 있고, 이에 월튼 감독과 함께 레이커스 구단 프런트들도 토마스의 모습에 깊은 신뢰감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마스의 합류가 수비에선 약점을 되는 등 여러 가지 마이너스 요소들을 가져온 것도 맞지만 반대로 공격에서 2대2플레이 등 빅맨들의 활용도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토마스가 올 시즌 부상으로 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탓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계약이 가능하다는 것도 레이커스가 플랜B로 토마스와의 재계약을 염두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다만, 토마스와의 재계약에 변수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우선, 토마스와의 재계약 추진은 어디까지나 제임스의 영입이 불발됐을 때의 이야기다. 두 사람의 공존이 불가하다는 건 이미 클리블랜드에서 충분히 증명됐다. 두 사람의 불편한 관계도 이미 최악으로 치달은 상황이라 토마스와 제임스, 두 사람이 또 다시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는 일은 없을 것이다. 또, 토마스는 최근 USA TODAY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식스맨이 아니다. 나는 이미 두 번의 올스타전을 경험했고 한 팀의 주전으로 팀을 이끈 경험이 풍부하다”는 말로 주전 자리에 대한 강한 욕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토마스의 생각과는 달리 레이커스는 그에게 주전 자리를 보장할 수 없는 팀이다. 레이커스의 주전 포인트가드 자리는 모두가 알다시피 볼의 자리다. 때문에 토마스가 레이커스에서 벤치멤버라는 본인의 역할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여부도 재계약의 변수가 될 전망. 반대로 레이커스는 토마스의 내구성에 끊임없이 의심을 가져야한다. 레이커스가 제임스와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사이, 토마스가 다른 팀과 계약을 맺으며 레이커스를 떠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이는 어디까지나 토마스의 몸값이 적정가격일 때 성사될 수 있는 이야기로, 몸값에서 이견차이가 심하다면 레이커스가 먼저 계약을 포기할 수 있다. 현재, 레이커스는 토마스의 몸값으로 연간 1,000만 달러 플러스 알파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마스의 몸값은 많아봐야 연간 1,300만 달러를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약, 제임스마저 놓친 상황에서 조지와 토마스의 영입까지 모두 불발로 그친다면 레이커스의 다음 시즌 플랜이 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올 여름 레이커스는 그 어느 때보다 치밀하고 신중하게 FA시장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레이커스는 보스턴 셀틱스와 함께 NBA 리그를 대표하는 ‘명가’다. 두 팀이 차지한 챔피언 반지의 개수만도 무려 33개에 달한다. 그중 17개는 레이커스의 소유다. 보스턴도 케빈 가넷-폴 피어스-레이 알렌의 빅3 해체 후 리빌딩에 돌입, 기나긴 암흑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의 부임 이후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 보스턴은 지난 두 시즌, 동부 컨퍼런스를 호령하는 강호로 다시 돌아왔다. 

레이커스의 최근 궤적도 보스턴의 궤적과 비슷하다. 지난 시즌 월튼 감독의 부임 후 레이커스는 지난 시즌보다 올 시즌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고, 올 시즌 후반기는 다음 시즌의 모습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 과연 명가의 재건을 꿈꾸는 레이커스는 기나긴 암흑기를 끝내고 그 꿈을 이룰 수 있을지, 벌써부터 오프시즌과 차기 시즌인 2018-2019시즌 레이커스의 행보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나이키, 아디다스, 점프볼 DB

#기록참조-NBA.com, BASKETBALL REFERENCE



  2018-03-18   양준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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