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9위라는 성적표 받아든 현주엽 감독의 첫 시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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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5 (목) 06:44

                           



[점프볼=임종호 기자] LG 현주엽 감독이 갈망했던 봄 농구는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창원 LG는 13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모든 정규리그 일정을 소화했다. 최종 성적은 17승 37패. 6라운드 마지막 네 경기를 모두 패하며 줄곧 지키던 8위 자리도 오리온에 내주고 9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LG는 평균 78.2득점(10위), 37.5리바운드(7위), 18.1어시스트(7위), 6.5스틸(7위), 10.6 실책(6위)을 기록했고, 평균 실점에서는 83.2점을 허용하며 이 부문 5위에 올랐다.

 

LG는 올 시즌 라운드별 5할 승률을 단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1라운드에서 거둔 4승 5패가 라운드 최고 성적. 연승을 이어가야할 때 패배를 맛보며 연패의 늪에 빠진 것이 이유다. LG는 2연승이 최다인 반면 최다 연패는 ‘6’을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LG의 6라운드와 함께 올 시즌 LG가 지나온 길을 되돌아봤다.

 

▲무뎌진 창, 고장난 방패에 고전했던 LG의 6라운드

LG의 6라운드 성적은 3승 6패. 첫 경기였던 KT에게 대패한 뒤 KCC와 전자랜드를 잡았다. 하지만 현대모비스에게 무릎을 꿇으며 시즌 첫 3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이후 DB를 제압했으나 남은 네 경기(오리온~SK~삼성~KGC)를 모두 패하며 씁쓸함을 남겼다.

 

LG가 6라운드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느슨한 외곽 수비와 전반전을 끌려갔기 때문이다. LG는 6라운드에서 평균 7.4개의 외곽슛을 허용했다. 이는 시즌 평균(6.6개)보다 많은 수치다. 그만큼 외곽 수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도움 수비가 들어간 뒤 약속된 수비 로테이션이 원활하지 못하며 상대에게 오픈 찬스를 많이 허용했고, 이는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졌다. 저조한 야투 성공률도 한몫했다. LG는 6라운드서 2점슛 성공률 49.7%(222/497), 3점슛 성공률 30.5%(51/167)을 기록했다. 페인트 존 공략에 어려움을 느낌과 동시에 외곽에서는 조성민(35, 189cm)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활약을 해준 선수가 없었다. 올 시즌 평균 1.5개의 3점슛을 성공시킨 그는 6라운드서 경기당 2개의 외곽포로 든든하게 힘을 실어줬다.

 

또한 LG는 전반전을 끌려간 경기를 끝내 뒤집지 못하고 패배로 이어졌다. LG가 6라운드서 승리한 세 경기를 살펴보면 모두 전반전을 리드했다. 공교롭게도 42점씩을 올리며 상대 점수를 36점 아래로 막으면서 승리를 챙겼다. 반대로 패한 경기에서는 1쿼터부터 많은 점수를 내줬고 번번이 공격 흐름이 끊기며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득실 편차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6라운드 LG의 전반전 평균 득점은 37.6점인데 비해 평균 실점은 44점으로 득실 마진은 -6.4점을 기록했다.

 

“우리가 공격력이 좋은 팀이 아니기에 수비에서 승부를 봐야한다. 수비로 상대의 득점력을 최대한 떨어트려야 승산이 있다”며 수비를 강조한 현주엽 감독의 말처럼 비시즌 LG는 공격을 보다 강화하고 수비를 보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첫 단추부터 어긋난 외국 선수 선발

올 시즌 LG는 외국 선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드래프트로 선발한 조쉬 파월(35, 201.6cm)과 저스틴 터브스(30, 188cm) 조합은 시즌 전부터 물음표가 달린 상태였다. 다른 구단들이 발빠르게 외국 선수 교체를 단행할 때에도 유일하게 LG만 조용했다. 그리고 그 우려는 현실이 됐다. 시즌 전 터브스가 부상으로 짐을 쌌고,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던 파월도 골밑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퇴출됐다. 이후 제임스 켈리(25, 197.4cm)와 조나단 블락(30, 188.3cm)체제로 변화를 택했다. 켈리는 올 시즌 45경기를 뛰며 평균 21.3득점, 11.0리바운드를 올렸으나 여전히 수비 이해도가 떨어졌고 단조로운 공격 루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블락 역시 15경기를 소화하며 평균 11.4득점을 기록했으나 한계가 뚜렷했다.

 

이에 고심하던 현주엽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조나단 블락을 내보내고 언더사이즈 빅맨 에릭 와이즈(38, 192.8cm)를 영입한 것. 신장은 작지만 손질에 능하고 버티는 수비가 가능하기에 수비에서 제 역할을 해주길 바랐다. 그런데 와이즈는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12월 1일 전주 KCC전부터 LG 유니폼을 입은 와이즈는 복귀전에서 18득점을 올리며 신고식을 제대로 치렀다. 와이즈는 올 시즌 22경기에서 평균 14.5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덕분에 LG도 외국 선수가 안정되는 듯 했지만 부상에 흔들렸다. 햄스트링 통증을 느낀 와이즈는 결국 시즌 도중 프랭크 로빈슨(33, 188.3cm)으로 대체되며 한국 무대를 떠났다.

와이즈 대신 합류한 로빈슨은 한국 무대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첫 경기였던 KCC전에서 14득점으로 선전했지만 동료들과의 호흡은 완전치 않았다. 공격에서는 안정감이 부족했고 수비에서도 겉도는 모습을 연출하며 시름했다. 하지만 시즌 막판에는 어느 정도 팀에 녹아들며 공수에서 제 역할을 해냈다.

 

현주엽 감독은 13일 시즌을 마감하며 외국 선수 선발 실패를 인정했다. 현 감독은 “외국선수 선발부터 미숙했다. KBL 리그 특성상 외국선수가 팀 전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것 같다. 외국선수 선발에 실패하면 좋은 성적을 바라는 건 무리다. 이런 점을 다시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국내선수들이 상당히 힘들었지만 외국선수가 못해주는 몫까지 뛰어줬다”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LG가 올 시즌의 수모를 씻어내고 비상하기 위해서는 팀에 어울리는 외국 선수 선발이 중요해 보인다. 올 시즌 겪었던 문제를 교훈 삼아 다음 시즌에는 팀이 원하는 외국 선수를 데려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LG도 피하지 못한 부상 악령과 집중력 부재

여느 팀들과 마찬가지로 LG도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이 시즌 내내 따라다녔다. 외국 선수들 못지않게 국내 선수들도 부상에 시달렸다. 김종규(27, 206cm)는 올 시즌 발목과 무릎에 부상을 입었다. 시즌 초반 리바운드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밟을 밟으며 발목을 다친 김종규는 예상보다 빨리 복귀했으나 이번에는 무릎을 부여잡았다. 지난해 11월 26일 고양에서 열린 중국과의 월드컵 예선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하며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후 부상 여파로 인해 컨디션이 저하됐고 팀도 연패에 빠지며 악재를 맞았다. 김시래(29, 178cm)와 조성민(25, 189cm) 역시 각각 발목과 손몬 부상을 입으며 전열에서 이탈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정성우와 조상열, 양우섭, 기승호 등도 부상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부상만큼 올 시즌 LG를 괴롭힌 단어가 있다. 바로 집중력. 경기를 잘하고도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잃으며 승리를 지켜봐야 했던 LG로서는 더욱 단단한 팀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집중력 부재는 극복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분위기를 끌어올릴 때 번번이 실책을 범하며 매끄러운 공격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스몰포워드 보강은 필수 과제

이번 시즌 LG의 주전 스몰포워드 자리는 무주공산이었다. 최승욱(25, 192cm)과 기승호(33, 194cm)가 가장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으나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올 시즌 최승욱의 평균 출전 시간은 11분 남짓. 46경기에 나와 2.6득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기승호도 38경기에서 평균 3.6득점을 기록하며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이에 현주엽 감독은 고육지책으로 정창영(30, 193cm)을 선발로 내보내며 김시래-조성민-정창영으로 이어지는 3가드 체제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이는 철저하게 상대에게 공략당했다. 포워드진의 신장이 좋은 팀을 상대로 LG가 고전했던 이유다. 3번(스몰포워드) 포지션에서 미스매치가 발생하자 상대는 공격에서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수비에서는 스위치 디펜스로 LG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렇다보니 정창영이 상대의 빅맨을 막는 경우도 종종 연출됐다. 현주엽 감독 역시 이 부분에 대해 어려움을 드러냈다. 현 감독은 “3번 포지션 공백이 크게 느껴진다. 포워드진의 신장이 좋은 팀들을 만나면 계속 미스 매치가 발생되기 때문에 수비에서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정준원(29, 193cm)을 영입하며 포워드 보강을 했으나 뎁스를 강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따라서 비시즌에는 어떤 방식으로든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만 선수 운용에 있어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트랜지션 게임과 더블 포스트

앞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LG의 발목을 잡았지만 희망적인 부분도 발견했다. 우선 빠른 공수전환을 앞세운 트랜지션 게임과 얼리 오펜스에서는 경쟁력을 갖췄다. 올 시즌 LG는 평균 6.1개의 속공으로 전체 3위를 기록했다. 그만큼 속공을 통해 득점한 빈도가 높았다. 이는 속공 전개 능력이 뛰어난 김시래를 필두로 기동력을 갖춘 빅맨들이 만들어낸 결과다. 상대 공격 활로를 차단한 뒤 빠른 공수전환으로 득점했을 때 경기가 잘 풀렸다. 반대로 속공이 이뤄지지 않은 경기에서는 어려움을 겪었다. 트랜지션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수비와 리바운드 단속이 중요한데 LG는 이 두 가지에서 의문 부호를 남겼다. 비시즌 이러한 부분을 다듬는다면 트랜지션 게임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LG는 시즌 막판 김종규-박인태의 더블 포스트로 재미를 봤다. 두 선수 모두 2M가 넘는 장신에 운동능력을 갖추고 있다. 김종규는 “인태와 같이 뛰면 높이에서는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라고 말한 것처럼 두 선수가 지키는 더블 포스트는 높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풀타임을 더블 포스트로 운영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겠지만 세밀한 움직임을 보완한다면 단신 외국 선수와 함께 뛸 때 더욱 견고한 높이를 자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홍기웅, 윤민호 기자)



  2018-03-14   임종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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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이등병 아케치겐고

2018.03.15 07:46:29

걍 예능으로다시나와. 막경기 플핸만해줫어도 상한이엿는데 참 답도없더라 너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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