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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현장] “눈치보지마!” 한용덕의 믿음, 대승으로 응답한 한화 타선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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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4 (수)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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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18.03.14 (수) 18:07

                           

 





 


 


[엠스플뉴스=대전]


 


“보지마! 그라운드 봐! 벤치를 왜 봐! 하는데도 자꾸만 벤치 쪽을 보더라구요.”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은 선수들이 즐거운 분위기 속에 자신있는 플레이를 하길 원한다. 선수들에게 수시로 ‘감독 눈치를 보지 말라’고 강조한다. 


 


3월 1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시범경기 넥센전을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만난 한 감독은 “선수들이 실수하고 난 뒤에 자꾸 감독 쪽을 쳐다본다”며 아쉬운 마음을 털어놨다.


 


전날(13일) 경기에서 1루수 백창수는 땅볼 타구를 잡았다 놓치는 실책을 한 뒤 더그아웃 쪽을 보며 눈치를 살폈다. 포수 최재훈도 1루 악송구 실책을 한 뒤 감독 쪽을 살피는 모습이 포착됐다. 


 


새로운 감독이 부임하면 선수들이 감독 눈에 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건 어느 팀에나 있는 일이다. 또 주전 경쟁 중인 선수들 입장에선 감독의 평가가 신경쓰이는 것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한화 선수들이 습관적으로 더그아웃 눈치를 보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지난 수년간 한화 선수들은 실책 한 번에도, 마운드에서 조금만 흔들려도 바로 교체될 때가 많았다. 선수들이 벤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였다. 이런 분위기를 바꾸는 게 새 한화 코칭스태프의 중요한 과제다.


 


한용덕 감독은 “작년 마무리 훈련 때부터 선수들의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자율적으로 훈련하는 분위기를 유도하고, 감독이나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신있게 야구하는 분위기를 만들려 했다. 한 감독은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조금은 남아 있다. 더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인지 한 감독은 전날 패배에도 아쉬운 점보다는 선수들의 잘한 점에 초점을 맞췄다. 경기 후반 실책을 범한 1루수 백창수에 대해선 “아직 새로운 자리에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감쌌다. “백창수가 너무 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했던 것 같다. 초반에 잘한다 했는데, 후반에 실수가 나왔다.” 한 감독의 말이다.


 


한 감독은 “1루수가 야수 중에서 할 일이 많은 포지션이다. 주자도 체크해야 하고 송구도 받아야 해서 정신이 없었을 것이다. 어제는 1루 쪽으로 타구도 많이 갔다”며 “시범경기 때 실수가 나오는 편이 낫다. 뭐가 부족한지 미리 알 수 있고 보완할 수 있다. 어제 백창수는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백창수 외 다른 선수들의 수비에 대해서도 칭찬을 많이 했다. “어제 경기에선 어이없는 플레이가 거의 안 나왔다. 그간 이글스 하면 어이없는 실책을 하고 무너지는 팀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수비가 잘 되고 있어서 염려했던 부분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한 감독의 말이다.


 


한 감독은 선수들에게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라”고도 주문했다. 한화 코치진도 경기 전 훈련을 지도하며 ‘하던 대로만 하자’고 강조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 감독은 “어제는 선수들이 너무 뭘 하려는 의욕이 강했다.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를 너무 일찍 스타트해서 지나치는 장면도 나왔다. 잘하고 싶은 의욕은 좋지만, 지나쳐선 안 된다”고 했다.


 


선수들이 눈치보지 않게 하기 위해 한 감독이 가장 신경쓰는 건 ‘표정 관리’다. 한 감독은 “현역 때도 표정 변화가 많은 편이 아니었다. 지금도 표정으로 티를 내지 않으려 한다. 혼자서 속으로 삭힌다”며 “지금 우리 팀은 감독이 선수들을 믿고 기다려줘야 하는 팀”이라 강조했다.


 


이런 한 감독의 믿음이 효과를 발휘했을까. 이날 시범경기 넥센전에서 한화는 전날과는 전혀 다른 경기력을 선보였다. 한화 타선은 장단 14안타를 터뜨리며 13득점으로 넥센 마운드를 맹폭했다. 


 


특히 3루타만 4개를 기록하며 2001년 3월 30일 인천 SK전 이후 시범경기 한 경기 팀 최다 3루타 타이를 달성했다.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은 3루타 2개로 2017년 삼성 구자욱 이후 시범경기 한 경기 최다 3루타 타이 기록을 세웠다.


 


일단 수비수가 타구를 못 잡은 걸 확인한 뒤엔, 뒤도 돌아보지 않고 3루로 전력질주하는 주루가 인상적이었다. 호잉은 “나는 항상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하는 선수”라며 “타구를 보고 가능하다 생각하고 공격적으로 뛰었다”고 밝혔다.


 


호잉 외에도 한화 야수들은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주루로 넥센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이용규는 5회말 넥센 선발 제이크 브리검의 공이 뒤로 흐르는 틈을 타 3루에서 홈으로 질주해 세이프 됐고, 최재훈도 적시타를 때린 뒤 홈 송구를 틈타 2루까지 내달리는 주루를 선보였다. 물오른 한화 타선은 7회말 6안타 3볼넷을 묶어 타자일순하며 6득점, 8-5에서 13-5로 멀찍이 달아났다. 


 


마운드에서도 투수들의 자신감 넘치는 호투가 돋보였다. 선발 제이슨 휠러는 1회초 김태완에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흔들리지 않고 박병호를 내야 땅볼로 잡았다. 이후 5회 2아웃까지 실점 없이 막아내며 4.2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두번째 투수 안영명이 홈런 두 방 포함 4실점으로 동점을 허용했지만, 후속 투수들이 릴레이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틀 연속 등판한 신인 좌완 박주홍은 0.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송창식-권혁이 7회와 8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9회엔 사이드암 서균이 올라와 삼진 2개 포함 퍼펙트 호투를 펼쳤다. 


 


한 감독은 경기 후 “오늘 젊은 선수들을 많이 기용했는데, 팀에 활력이 붙는 것이 느껴졌다”며 “젊은 선수들이 오늘처럼 활약해주면 이글스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벤치의 믿음 속에 한화는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달라지고 있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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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대위 일단해봐라

일단 해보고 얘기해

2018.03.14 17:03:06

ㅋㅋㅋ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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