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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세비야 중원' 바네가-은존지, 맨유 중원 잡아먹다

이등병 Socc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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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4 (수) 12:31

수정 2

수정일 2018.03.14 (수) 13:11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세비야 중원' 바네가-은존지, 맨유 중원 잡아먹다



 



 



바네가: 키패스 7회 & 볼터치 108회 & 크로스 3회(이상 최다) & 패스 89회(2위). 패스 성공률 92.1%(최고). 은존지: 공중볼 획득 7회 & 패스 횟수 94회(이상 최다), 패스 성공률 89.4%, 가로채기 2회(팀내 2위), 태클 2회, 걷어내기 3회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세비야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2-1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허리 싸움에서 완승을 거둔 게 8강행의 원동력이었다.



 



세비야가 올드 트래포드에서 치러진 맨유와의 2017/18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두었다. 이와 함께 1차전 홈에서 0-0 무승부에 그친 세비야는 원정에서 값진 승리를 기록하며 1승 1무로 8강에 올라갔다. 이는 챔피언스 리그 전신인 유러피언 컵까지 포함하면 1958년 이후 무려 60년 만의 8강 진출이었다. 말 그대로 역사를 새로 쓴 세비야이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세비야 중원' 바네가-은존지, 맨유 중원 잡아먹다



 



이번 승리의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슈퍼 조커' 역할을 담당한 공격수 비삼 벤 예데르가 가져갔다. 예데르는 교체 투입되자마자 87초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최단 시간 조커골(교체 선수 골)을 기록했다. 게다가 다시 3분 4초 뒤 추가골을 넣으며 맨유에게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서 처음으로 멀티골을 넣은 교체 선수로 등극했다. 



 



결과적으로 두 골을 넣은 벤 예데르가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갔으나 이를 뒤에서 보조한 건 세비야의 두 중앙 미드필더 에베르 바네가와 스티븐 은존지였다. 세비야가 맨유에게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는 바로 중원 싸움에서 완승을 거두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제 무리뉴 맨유 감독은 이번 경기에 네마냐 마티치의 중앙 미드필더 파트너로 최근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유스 출신 미드필더 스콧 맥토미니가 아닌 마루앙 펠라이니를 내세웠다. 펠라이니 선발 출전은 맨유가 8강에 진출하려면 승리가 필요(1차전이 0-0 무승부로 막을 내렸고, 챔피언스 리그는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되기에 골을 넣고 무승부를 기록하면 세비야가 8강에 진출한다)했기에 다분히 공격 강화를 포석에 둔 선택이었다.



 



하지만 펠라이니는 부상 여파 때문인지 수비적인 측면에서 별 도움을 주지 못했다. 실제 60분을 소화하는 동안 펠라이니는 슈팅 3회를 시도하며 직접적인 공격 시도에 있어선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으나 수비 관련 스탯에선 태클 1회가 전부였다. 무엇보다도 펠라이니가 자주 전방까지 올라가면서 마티치와의 간격이 자주 벌어지는 문제점이 노출됐다. 심지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제시 린가드보다 더 위에서 뛴 펠라이니다. 하단 맨유 선수 평균 위치 및 패스 네트워크만 보더라도 펠라이니와 마티치의 간격이 크게 벌어져 있는 걸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세비야 중원' 바네가-은존지, 맨유 중원 잡아먹다



 



반면 세비야 중원은 환상적인 조합을 자랑하며 맨유를 괴롭혔다. 은존지가 수비적으로 바네가를 보호하면서 패스를 내주면 바네가가 플레이메이킹에 주력하는 형태였다. 둘이 마치 페어처럼 붙어다니는 모양새였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세비야 중원' 바네가-은존지, 맨유 중원 잡아먹다



 



먼저 바네가는 두 골 모두에 있어 기점 역할을 담당했다. 세비야의 선제골은 바네가의 환상적인 전진 패스를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파블로 사라비아가 받아선 재차 전진 패스로 찔러주었고, 이를 벤 예데르가 오른발 슈팅으로 넣은 것이었다. 세비야의 두 번째 골은 바네가의 정교한 코너킥을 왼쪽 측면 미드필더 호아킨 코레아가 헤딩으로 떨구어준 걸 먼 포스트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벤 예데르가 헤딩 슈팅으로 밀어넣은 것이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볼터치(108회)와 두 번째로 많은 패스(89회)를 기록했다.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도 7회로 가장 많았다. 크로스 역시 3회로 가장 많았고, 이를 모두 동료에게 정확하게 배달했다. 패스 성공률은 무려 92.1%로 가장 높은 수치를 자랑했다. 양적인 면이나 질적인 면 모두에서 뛰어난 능력을 자랑한 바네가이다.



 



바네가가 마음 놓고 플레이메이킹에 주력할 수 있었던 건 은존지의 보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은존지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7회의 공중볼을 획득하며 제공권을 장악했다. 공중볼 경합 승률은 63.6%였고, 볼경합 승률 역시 58.8%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파트너인 바네가의 볼경합 승률은 30%에 불과했다). 그 외 걷어내기 3회와 가로채기 2회, 그리고 태클 2회를 기록한 은존지였다. 



 



게다가 은존지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94회의 패스를 기록하면서 89.4%의 준수한 패스 성공률을 자랑했다. 바네가만큼은 아니었으나 패스 지원에 있어서도 연결고리 역할에 있어 준수한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반면 맨유는 60분경 펠라이니를 빼고 폴 포그바를 교체 투입하면서 안 그래도 약했던 허리 라인의 연결고리가 본격적으로 끊어지기 시작했다. 괜히 맨유의 2실점이 포그바 교체 투입 이후에 터져나온 게 아니다. 



 



또한 포그바는 잦은 패스 실수를 저지르며 74.1%의 저조한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진 패스는 12회 시도해 단 5회 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41.7%). 인저리 타임(90분 11초)엔 사이드 라인 바깥으로 넘어가는 어처구니 없는 패스 실수를 저지르며 세비야에게 스로인 공격 찬스마저 내주는 촌극을 연출했다.



 



사실 바네가와 은존지의 활약상은 2차전이 전부가 아니다. 이미 이들은 1차전 홈경기에서도 맹활약을 펼치며 세비야의 공세를 이끌었다. 단지 1차전은 동료 공격수들의 결정력 부족과 맨유 수문장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의 미친 선방쇼가 이어지면서 0-0 무승부에 그쳤던 것이었다. 특히 바네가는 1, 2차전 도합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볼터치(243회)와 패스(194회), 키패스(17회), 크로스(16회)를 기록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세비야 중원' 바네가-은존지, 맨유 중원 잡아먹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맨유 입장에선 맥토미니를 선발 출전시키지 않은 게 두고두고 아쉬울 따름이었다. 펠라이니와 포그바 모두 부상에서 갓 돌아왔기에 정상 컨디션이었다고는 보기 어려웠다. 게다가 세비야의 최대 강점은 바로 바네가와 은존지의 허리 라인에 있었다. 이들을 상대로 성실하면서도 헌신적인 유형의 맥토미니가 나오는 게 더 효과적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당장 세비야와의 1차전이 끝나고 무리뉴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맥토미니는 환상적이었다. 꾸준히 상대 플레이메이커인 바네가를 압박하며 맹활약했다. 영리한 플레이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1로 승리한 주말 리버풀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맥토미니였다.



 



결국 세비야는 중원 싸움에서 맨유를 압도하며 2-1로 승리했다. 세비야는 득점에서 기복이 심하고, 수비 역시 한 번 무너지면 겉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문제점이 있지만 적어도 허리 라인만큼은 그 어느 팀을 상대로도 경쟁력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름값만 놓고 보면 8강에 진출한 팀들 중 떨어지는 편에 속하지만 방심했다간 큰코 다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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