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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불지른 연봉 性차별론, 근거있는 주장인가

슈퍼관리자 [NM]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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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2 (월) 16:13

                           

샐러리캡 ‘남녀 격차 10억 원?’, 진실과 오해 사이
여자부 구단, “샐러리캡은 다양한 요인 반영해 산정”



 



[더스파이크=정고은·이광준·이현지 기자]




한국배구연맹(KOVO)이 최근 정기 이사회 겸 임시총회를 열어 확정한 샐러리캡(팀연봉 상한액)이 남녀 차별 논란을 낳고 있다. KOVO는 2018~2019시즌 샐러리캡으로 남자부 경우 한 해 25억 원으로 현행 24억에서 1억 원 올렸다. 이후 총 3년 동안 매년 1억 원씩 늘려 2020~2021시즌까지 27억 원이 되게 하는 인상 일정도 제시했다.



 



반면 여자부는 현행 13억에서 14억으로 남자부와 마찬가지로 1억 증액한다. 그러나 남자부와 달리 14억 원으로 2019~2020시즌까지 동결키로 했다. 또한 여자부 경우 선수 개인이 받을 수 있는 연봉 최고액은 샐러리캡 총액 25% 이상 넘지 않아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시켰다.



 



중국 상하이에서 뛰고 있는 김연경이 지난 11일 본인 SNS를 통해 샐러리캡 논란에 불을 지폈다. 김연경은 “여자부와 남자부 샐러리캡이 너무 차이가 난다. 좋아지는 게 아닌 점점 뒤처지고 있다. 이런 제도라면 나는 한국서 못 뛰고 해외에서 은퇴해야 할 것 같다”라고 샐러리캡 ‘성차별론’을 제기하면서 그 논란이 더욱 커졌다.



 



김연경이 불지른 연봉 性차별론, 근거있는 주장인가



 



 



 



남자부, 여자보다 경기수 많고, 티켓파워도 큰 편




김연경이 샐러리캡을 언급한 이후 온라인상에선 네티즌간에 성차별론 VS 시장가치의 반영이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보다 이성적인 논쟁을 펼치기위해서라도 팩트와 자료에 근거한 주장이 요구된다. <더스파이크>는 여자부 구단을 통해 어떤 근거로 샐러리캡이 이처럼 책정되었는지 들어보았다.



 



다음 시즌 남녀부 샐러리캡 차이는 11억 원이다. 최근 상승중인 여자배구 인기만 보면 이를  여자배구에 대한 차별로 볼 수 있다. 샐러리캡은 그러나 외견상 액수만 갖고 단순하게 바라볼 문제가 아니다. 여자부와 남자부의 시장가치, 티켓파워, 그리고 프로배구 출범시 태생적 차이와 같은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해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남자팀은 한시즌동안 정규리그 36경기를 치른다. 여자팀은 이보다 6경기가 적은 30경기를 소화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남녀간 연봉 책정에 반영됐다. A구단 관계자는 “남자부가 팀당 경기 수가 많기 때문에 연봉도 더 높게 책정한다”면서 “남자부는 또 군대간 선수들까지 고려하다보니 샐러리캡이 여자보다 더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남자부 신인의 경우, 대부분 대학을 마치고 들어오는 선수들이 많다. 평균 나이도 여자부에 비해 높고 대학 시절 경력을 무시하지 못한다"라고 전했다. 



 



A구단 관계자는 또 남녀간 연봉 격차가 시장 가치가 오랫동안 쌓여 반영된 결과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여자부가 최근 상승세에 있고, 좋은 분위기인건 맞지만 한 두해만으로 남녀부가 엇비슷하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대표팀을 떠나서 프로만 보면 남자부가 쌓아온게 더 많다. 여자부는 더 쌓아가야하는 단계로 본다‘라고 말했다. 



 



남자부와 여자부 시작이 달랐던 점도 샐러리켑에 영향을 주었다. B구단 관계자는 “프로배구 원년, 남자부는 샐러리캡을 10억 3,500만 원으로 시작한 반면 여자부는 6억 원 수준으로 출발했다”면 “이는 당시 남자부와 여자부 리그 규모를 고려한 책정이었다. 이후 꾸준히 샐러리캡은 증가하며 지금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다른 국내 프로스포츠와 마찬가지로 프로배구 역시 구단 입장에서는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 구단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분은 입장수익 정도다. 그러나 이마저도 미약한 실정이다.



 





 



여자부 최근 인기 상승, 구단 수입 증가는 미미




올 시즌 여자부 최다관중은 김천 한국도로공사다. 경기별 평균 3,300여 명(3월 10일 기준) 수준으로 남자부 1위 현대캐피탈(올 시즌 경기당 평균 3,400여 명)과 엇비슷하다. 그러나 이러한 도로공사 올 시즌 입장수익은 경기당 평균 800만 원 내외다. 유료 관중이 평균 30%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경기당 3,300만 원 가량 수익을 올렸다. 단순히 남자부와 여자부 차이로 보긴 어렵지만 여자부 1위 팀 수준이 이와 같다는 사실은 분명 주목할 대목이다. 한 시즌 티켓 수입을 모두 합쳐도 팀내 최고연봉 선수에게 줄 돈도 안되는게 현실이다. 
 
당사자 반응은 어떨까. 여자부 구단들은 대체로 “시장규모를 볼 때 남자부와 여자부 차이는 어느 정도 감안할 만한 수준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2~3년 동안 여자배구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장을 찾는 관중도 늘었고 시청률 또한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이것이 구단 수입에 엄청난 플러스 요인은 아니라고 했다. 위의 도로공사 입장 수익만 보더라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C구단 관계자는 “여자부에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면 이는 자연스럽게 해결 될 문제다”라고 말했다. 그 뜻은 리그 내에 A급 선수들이 많지 않다는 얘기였다.  이 관계자는 “여자부는 남자부에 비해 벤치 멤버와 주전 격차가 크고 좋은 신인들이 많이 올라오지 않는다.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D구단 관계자도 “어쨌든 여자부 연봉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긍정적인 시각으로 샐러리캡 제도를 바라보길 원했다. 남자부와 여자부 간 격차가 큰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 시장 규모를 따져볼 때 단순한 금액 비교는 무리가 있다. 이에 따른 여러 불만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지는 여자배구 인기를 반증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이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는 건 KOVO 역할이다.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이끌어내고, 구단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판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더 좋은 선수가 나올 수 있도록 유소년 배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배구 인기가 갈수록 상승하고 있는 만큼, KOVO 역시 그에 따른 책임감을 보여줄 때다. 어렵지만, 그게 연맹이 존재하는 이유다.



 



 



사진/ 더스파이크 DB (한필상,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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