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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한대로… 송경섭의 강원은 치밀해서 강하다 

이등병 Socc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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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1 (일) 19:20

                           

준비한대로… 송경섭의 강원은 치밀해서 강하다 



 



강원이 원정에서 서울을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송경섭 감독의 전략이 주효했고, 징계에서 돌아온 주장 정조국은 결승골을 넣었다



 



[골닷컴, 서울월드컵경기장] 서호정 기자 = 강원FC가 또 한번 탄탄한 전력을 증명했다. FC서울을 꺾으며 초반 2연승을 달린 강원은 포항, 경남과 선두권을 형성했다. 



 



강원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2라운드에서 2-1로 승리했다. 전반 44분 박주영에게 헤딩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정조국이 투입되며 뒤집기에 나섰다. 결국 후반 5분 이근호의 헤딩이 서울 수비수 이웅희를 스치며 자책골이 됐고, 14분에는 정조국이 제리치의 헤딩 패스를 받아 결승골로 연결했다. 



 



지난 3일 인천과의 홈 경기 때와는 사뭇 다른 선수 구성과 전략을 들고 나온 강원의 송경섭 감독이었다. 미드필드 구성을 완전히 바꿨다. 인천전에는 황진성과 김영신이 서는 4-4-2 포메이션이었지만 서울전에는 정석화를 꼭지점에 두고 2명의 홀딩 미드필더 맥고완과 박정수를 세운 4-2-3-1 포메이션이었다. 



 



경기 전 송경섭 감독은 “서울의 미드필드 플레이가 좋다. 우리도 맞설 수 있는 미드필더를 지녔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접근과 운영을 해 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과 센터백과 함께 서울의 중앙에서 시작되는 패스를 저지하고 제리치, 이근호, 김경중을 세운 빠른 역습으로 괴롭히겠다는 의도였다. 이후 후반에는 대기하고 있는 정조국, 디에고 등이 들어가 승부를 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반 44분 선제골을 허용하며 계획은 꼬였다. 서울은 신광훈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박주영이 김오규와의 경합에서 이기며 헤딩으로 연결했다. 강원 골키퍼 김호준이 막았지만 골라인을 넘어간 상황이었다. 



 



전반 종료 후 송경섭 감독은 예고한 대로 교체를 통한 공격전인 변화를 줬다. 김경중을 빼고 정조국을 투입해 4-4-2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제리치와 정조국이 최전방에 서고 정석화가 김경중 대신 측면으로 갔다.



 



후반 5분 만에 성과가 났다. 김오규가 왼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정승용이 왼발로 감아 올렸다. 이근호가 달려들며 수비에 가담했던 박주영보다 앞서 머리를 갖다 대 잘라 먹었다. 공은 이웅희를 맞고 바운드 되며 서울 골문으로 들어갔다. 



 



이른 동점골로 분위기를 바꾼 강원은 후반 12분 또 한번 득점 찬스를 맞았다. 서울 수비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들어간 정조국이 1대1 찬스에서 양한빈의 방어에 막혔다. 이어진 강원의 공격에서 제리치의 헤딩이 골대로 향했지만 양한빈이 다시 한번 몸을 날려 선방했다.



 



정조국은 자신에게 온 두번째 찬스는 놓치지 않았다. 후반 14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제리치가 헤딩으로 떨구자 반대편에 있던 정조국이 몸을 날리며 슛을 했다. 강하게 날아간 공은 서울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정조국에겐 뜻 깊은 골이었다. 2016년 K리그1(당시 클래식) 득점왕과 MVP를 차지하며 화려하게 부활한 그는 지난 시즌 큰 기대를 갖고 광주에서 강원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부상이 거듭되며 7골을 넣는 데 그쳤다. 시즌 막판에는 수원과의 경기에서 거친 파울을 범해 퇴장 당했고 추가 징계까지 받아 체면을 구겼다. 



 



송경섭 감독은 그런 정조국을 일으켜 세웠다. 올 시즌을 앞두고 주장 완장을 정조국에게 맡겼다. 책임감을 더 키우기 위해서였다. 정조국은 마음을 다잡고 어느 때보다 충실하게 동계훈련을 임했다. 경기 후 송경섭 감독은 “지금까지 내가 본 정조국 중 가장 컨디션이 좋은 상태로 시즌을 시작했다. 오늘도 선발로 넣을까 고민하다 후반에 승부수를 띄우기로 해 투입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징계 여파로 개막전인 인천전에 나서지 못했지만, 송경섭 감독의 투입 명령이 떨어지자 정조국은 특유의 매서운 골 결정력을 발휘했다. 인천전에서 이미 제리치, 이근호, 김승용, 디에고의 화력을 증명했던 강원은 정조국까지 가세하며 K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자랑하게 됐다. 



 



경기 후에는 강원의 전략적 준비가 얼마나 치밀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송경섭 감독은 “준비한 대로 다 됐다고 본다. 전반전의 실점이 변수였지만 금방 회복했다. 밸런스를 잘 유지하며 우리의 전술대로 해냈다”라고 평가했다. 



 



골 장면은 연습 과정에서 준비했던 결과물이었다. 이근호는 “첫번째 골도 준비한 세트피스 전략이었고, 결승골도 제리치를 최대한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다른 선수들이 수비를 끌고 나서 헤딩 후 조국이 형이 마무리하는 걸 연습했다”라고 말했다. 



 



초반 2연승으로 치고 나간 강원은 무명의 송경섭 감독 체제에 대한 불안감을 날렸다. 오히려 코칭스태프를 중심으로 한 디테일한 준비와 수준 높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그것을 실행하는 완벽한 조화로 지난 시즌 이루지 못한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그 이상을 노리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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