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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투어 Diary⑨] 소중한 인연들이 함께했던 김주성의 울산

일병 new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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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7 (수) 15:05

                           

[은퇴투어 Diary⑨] 소중한 인연들이 함께했던 김주성의 울산



 



[점프볼=김용호 기자] 김주성(38, 205cm)에게 더 이상 정규리그 원정길은 없다. 울산에서 자신의 마지막 은퇴투어 일정을 소화하면서 그는 원주로 돌아가게 됐다.


 


원주 DB는 지난 6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78-59로 승리했다. DB는 이 승리로 최소 2위를 확보하며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는 ‘2’까지 줄였다. 여러 가지 의미로 DB에게는 너무나도 중요했던 이날 경기. 오랜만에 DB 특유의 뒷심이 살아난 김주성의 마지막 울산 원정은 어땠을까.


 






▶GAME STORY : 레전드의 임팩트, 4Q 시작과 함께 승기 굳혔다


 


김주성의 마지막 울산 원정 기록은 7분 6초 동안 3점 2리바운드 1블록슛. 이날 전반까지 뒤쳐져 있던 DB는 3쿼터에 현대모비스를 23-9로 압도하면서 11점의 리드를 만들어냈다. 덕분에 김주성은 다소 여유로운 상황에서 4쿼터에 코트를 밟았다. 승기를 굳히기 위해 들어서는 순간 그는 739번째로 정규리그 경기에 나서며 이 부문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종전 KCC 추승균 감독과 738경기로 타이, 1위는 주희정의 1,029경기)


 


대기록을 달성한 덕분일까. 김주성은 4쿼터 시작과 함께 맹활약을 펼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준범의 3점슛 시도가 림을 외면하며 리바운드를 잡아낸 김주성은 코트를 넘어와 두경민의 패스를 받았다. 이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던진 3점슛이 림을 가르면서 DB는 더욱 격차를 벌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바로 다음 수비에서는 마커스 블레이클리의 골밑슛 시도를 블록슛으로 저지하면서 현대모비스에게 추격의 틈을 주지 않았다. 연속된 세 번의 공수 과정에서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준, 레전드 다운 임팩트를 선보였다.


 






▶현대모비스's PRESENT : 소중했던 김주성의 국가대표 식구들


 


이날 역시 현대모비스도 김주성의 은퇴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하프타임에 진행된 행사는 김주성이 먼저 자신의 은퇴기념 유니폼을 구단 측에 전달하며 시작됐다. 이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시절 사령탑을 맡았던 유재학 감독이 김주성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그의 앞날을 축하했다. 


 


현대모비스가 김주성에게 건넨 선물은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모습이 담긴 기념액자. 이 액자 속에는 김주성과 양동근이 함께 태극기를 들고 코트를 누비며 우승을 만끽했던 모습이 있어 더욱 뜻 깊은 의미를 더했다. 또한 액자의 뒷배경은 김주성이 현대모비스전에 나섰던 사진들로 꾸며지면서 울산에서의 추억을 돌아볼 수 있게 했다. 마지막 기념식을 마친 김주성은 울산을 찾은 팬들에게 항상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넸다.


 






▶LEGEND's MEMORY : ‘첫 PO’ ‘양동근’ ‘천적’, 추억 가득했던 울산


 


최근 몇 시즌 간 DB에게 현대모비스는 ‘천적’이라는 이미지가 가장 강했다. 2011-2012시즌 정규리그 우승 이후 단 한 번도 상대전적 우위를 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서는 0-3 스윕패, 2014-2015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도 0-4 패배로 준우승에 머물며 유독 울산을 상대로 힘을 쓰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마지막으로 울산을 찾은 김주성은 이를 떠올리면서 “당연히 이기고 싶은 마음은 컸다. 근데 결국 실력이 부족해서 진거 아니겠나(웃음). 하지만 울산에 좋은 추억이 없지는 않다. 신인때 첫 플레이오프 상대였는데 이기고 결국 우승까지 했었다. 울산에는 유재학 감독님이라는 명장이 계시지 않나. 실력으로 못 이겼던 건 그저 아쉬울 뿐이다”라며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그의 말대로 농구인생 첫 플레이오프 상대는 현대모비스였다. 김주성은 이에 대해 “아무래도 처음이었고 원정이어서 어색한 부분이 있었다. 그때는 6강 플레이오프가 3전 2선승제라 더 순식간에 끝날 수도 있었기 때문에 긴장도 많이 했었다”라고 말했다. 2003년 3월 18일 울산에서 열렸던 6강 플레이오프 2차전. 긴장을 했다던 신인 김주성은 이날 7개의 블록슛을 기록했다.


 






한편 현대모비스에는 김주성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 국가대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양동근과 팀을 이끌어준 유재학 감독, 지난 1월 올스타전에서 3X3 대학OB 최강전에 함께 나섰던 중앙대 후배 함지훈, 이대성 등. 경기는 힘들었지만 좋은 사람들이 많았던 만큼 김주성에게 현대모비스전은 의미가 남달랐을지도 모른다.


 


특히 김주성은 오랫동안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던 양동근에 대해 “소속팀은 달랐지만 국가대표팀에서는 한 팀이었고, 동반자 같았던 친구였다. (양)동근이는 항상 열심히 했고 내가 국가대표에 대해서 가지는 자부심과 마음가짐이 동근이와도 잘 통했던 것 같다. 지난 홍콩전에서 국가대표 은퇴식을 가질 때 동근이 생각이 많이 났었다”며 애정을 표했다.


 


이로써 원주를 제외한 9개 구장에서의 은퇴투어를 마친 그는 “은퇴투어를 하면서 많은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고, 잠깐 잊고 있었던 기억도 되살아났다. 즐겁게 잘 한 것 같다. 특히 원정을 다니면서 각 구장 홈 팬들의 특색 있는 응원, 응원가들이 이제는 귀에 익숙하다. 재미있었다”며 후련하게 소감을 털어놓았다.


 


원정 은퇴투어를 마친 김주성은 이제 홈으로 돌아가 오는 9일(vs 안양 KGC인삼공사), 11일(vs 서울 SK), 13일(vs 부산 KT) 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마음 편한 원주로 돌아온 그가 과연 유종의 미를 거두며 화려하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 정규리그 우승을 코앞에 둔 그와 DB의 마지막 질주가 더욱 주목된다.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유용우,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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