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신공지능' 신진서 "AI 이후 가장 강한 기사로 남고 싶다"

일병 news1

조회 440

추천 0

2021.01.27 (수) 06:26

                           


'신공지능' 신진서 "AI 이후 가장 강한 기사로 남고 싶다"

"아직 일인자라고 생각하지 않아…커제·박정환 언제든 우승 가능"

"초반 포석은 아직 보완할 부분…후반은 웬만하면 자신 있어"

"올해는 굵직한 세계대회에서 아쉬움 없는 성적 거뒀으면"

"국가대항전 농심배는 박정환 사범이 두지 않고 한국 우승하기를"



'신공지능' 신진서 AI 이후 가장 강한 기사로 남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세계 바둑계는 지난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확산에도 웬만한 대회를 모두 소화했다.

다른 스포츠와 달리 무관중에 비대면 온라인 대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 가운데도 큰 차질없이 진행된 국내외 대회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낸 프로기사는 '신공지능' 신진서(21) 9단이다.

'인공지능(AI)'과 가장 유사한 수법을 많이 구사해 '신공지능'이라는 별명이 붙은 그는 지난해 국내 바둑계의 일인자로 군림했던 박정환(28)을 뛰어넘었다.

신진서는 남해 슈퍼매치 7번기에서 7-0 완승을 거두는 등 박정환을 상대로 무려 12연승을 달렸다.

이른바 한국 바둑계에 '신진서 시대'가 개막했음을 공개 선언한 것이다.



'신공지능' 신진서 AI 이후 가장 강한 기사로 남고 싶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연간 승률 88.24%로 이창호 9단이 보유했던 종전 기록을 32년 만에 경신한 신진서는 "올핸 세계 대회에서 단 한판도 지지 않고 싶다"라고 당찬 목표도 밝혔다.

신진서는 공언대로 새해 세계대회인 응씨배와 춘란배에서 잇따라 결승에 진출했다.

지난해 한국 바둑계를 평정한 데 이어 올해는 본격적인 세계대회 정복에 나선 것이다.

26일 한국기원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한 신진서는 "아직은 내가 일인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도 "굵직굵직한 세계대회에서 아쉬움이 나오지 않을 성적을 내고 싶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그는 또 "(궁극적으로는) 인공지능 출현 이후 가장 강한 기사가 되고 싶다"라며 세계바둑계의 최강자로 자리 잡는 것을 바둑 인생의 목표로 내세웠다.

다음은 신진서 9단과의 일문일답.



'신공지능' 신진서 AI 이후 가장 강한 기사로 남고 싶다



--지난해 경이로운 시즌을 보냈다. 역대 최고 승률을 경신하는 등 명실상부한 한국 바둑계의 일인자로 자리 잡은 소감은.

▲ 아직은 내가 일인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박정환 사범님과 같이 바둑계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 응씨배나 농심배 등 굵직굵직한 세계대회에서도 좀 더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2019년까지 박정환에게 4승 15패로 뒤졌는데 지난해 남해 슈퍼매치에서 7-0 완승을 하는 등 박정환을 상대로 12연승을 달리며 단숨에 뛰어넘게 된 원동력이 무엇인가.

▲ 지난해 2월 LG배 결승에서 박정환 사범을 이긴 이후 부담감이 없어진 게 성적에 연결된 것 같다. 당시 결승 1국은 던져야 하는 판이었는데 운 좋게 역전승하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하지만 기량면에서 엄청나게 발전한 것은 아니다.

12연승을 했지만, 박정환 사범하고 상대 전적이 이제야 비슷해졌다. (신진서가 18승 17패로 앞선 상황). 박정환 사범과는 앞으로도 계속 경쟁할 것이다.



'신공지능' 신진서 AI 이후 가장 강한 기사로 남고 싶다



--평소 바둑 공부는 어떤 식으로 얼마나 하나.

▲ 바둑 공부는 지금보다 어릴 때 훨씬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지금은 공부량보다 집중력이 중요한 것 같다. 바둑기사는 프로게이머만큼이나 컴퓨터를 많이 보는 직업인데 공부할 때 집중력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인공지능과 일치된 수를 많이 둬 '신공지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AI를 통해서는 어떻게 공부하나.

▲ 이제는 다른 기사들도 인공지능을 통해 많이 발전한 것 같다. 응씨배와 춘란배 준결승에서는 상대 기사들이 인공지능처럼 둬서 힘들었다. 오히려 막판에 '인간의 승부 호흡'으로 전세를 뒤집은 것 같다. 요즘 다른 기사들이 인공지능처럼 두는 것을 보면 좀 더 분발해야 할 것 같다.

---자신 바둑의 장단점을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는가.

▲ 예전에는 역전패가 많았는데 이제 많이 보완한 것 같다. 최근 바둑에서는 포석에서 조금 밀린 것 같다. 특히 응씨배와 춘란배 등 덤이 7집 반인 중국 대회에서 흑을 잡으면 밀린 경우가 많았다. 이런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대신 후반으로 가면 웬만해선 자신이 있다.



'신공지능' 신진서 AI 이후 가장 강한 기사로 남고 싶다



--응씨배 결승전 상대가 셰커, 춘란배는 탕웨이싱 등 모두 중국 기사들이다. 아직 대국 일정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결승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 대국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기에 아직 정상적인 대국 준비는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평소에 웬만한 중국 기사들 바둑은 대부분 연구하고 있다. 누가 어떤 포석을 쓰는지 등 초반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세계 바둑계에서 자신을 제외한 최고수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 역시 커제와 박정환 9단이다. 두 기사는 언제든지 우승할 수 있는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 랭킹 10위 이내에 드는 기사들은 모두 '한칼'이 있다. 중국은 20위권 기사들도 정상급 실력을 지니고 있다.

국내 기사 중에는 올해 신민준·변상일 9단이 활약할 것으로 본다.



'신공지능' 신진서 AI 이후 가장 강한 기사로 남고 싶다



--다음 달에는 농심신라면배 마지막 3차전이 열린다. 국가대항전인 농심배는 팬들의 관심도 많아서 개인전과는 다른 심정일 텐데.

▲ 그동안 농심배에서 제대로 성적을 내지 못했다. 농심배는 한판 한판이 세계대회 준결승, 결승 못지않게 비중 있는 대국이다.

작년엔 내가 한 판도 못이기는 바람에 박정환 사범 혼자 5판을 두게 돼서 미안했다. 올해는 마지막 주자인 박 사범이 두지 않고도 한국이 우승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이기면 계속 두는 연승전 방식의 농심배에서 신진서 9단이 5연승을 거두면 박정환 9단이 등판하지 않고도 한국이 우승을 차지한다.)



'신공지능' 신진서 AI 이후 가장 강한 기사로 남고 싶다



--한국 바둑계의 일인자 계보를 잇게 됐는데 역대 기사 중 가장 좋아하는 기사는 누구인가.

▲ 역대 일인자 기사들은 다 좋아한다. 조훈현 사범은 내가 태어나지도 않았던 시절에 전성기였는데 기보를 보면서 존경한다. 내가 바둑을 배울 때는 이창호·이세돌 사범 바둑을 보면서 공부했다. 나에게 가장 영향을 미친 기사들이다. 또 내가 입단 이후에는 박정환 사범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다. 가장 많이 지면서 가장 많이 배웠다.

--이제 전성기가 시작됐는데 궁극적으로 어떤 프로기사가 되고 싶나.

▲ 인공지능이 나온 뒤 바둑이 많이 변하면서 발전했다. 인공지능 출현 이후 가장 실력이 강한 프로기사로 남고 싶다. 그리고 후배들과도 많은 교류를 하면서 언젠가는 후진도 양성하고 싶다.

--인공지능을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세우지는 않는가.

▲ 지금 인공지능은 너무 강하다. 인공지능을 쫓아가는 목표를 세웠다가는 가랑이가 찢어질 것이다.

[email protected]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이전 10 페이지다음 10 페이지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