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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빈이 안산에서 남긴 말, “미안해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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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2 (목) 12:33

                           

박원빈이 안산에서 남긴 말, “미안해요, 고마워요”



 




[더스파이크=홍유진 기자]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 모처럼 축포 소리가 울렸다. OK저축은행이 우리카드를 꺾고 홈구장 14연패를 끊어낸 21일 밤. OK저축은행 미들블로커 박원빈(26)은 코트바닥에 떨어진 노란색 축포 줄기를 바라보며 한마디 말을 뱉었다. “저 노란 줄기를 보는 데 너무 오래 걸려서 아쉽습니다. 비시즌에 준비하면서 성적이 잘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기대 이하 모습만 보여 팬들에게 미안하고 아쉬습니다” 
 



 



그러고 보니 박원빈은 이곳 상록수체육관에서 승리한 기억이 아득하다. 찾아보니 지난해 10월 17일 한국전력전 승리다. 선수들도, 홈 팬들도 모두 승리를 잊어버렸던 안산에서 127일만에 축포를 다시 터뜨렸으니 감회가 새로울만도 했다.
 
모든 게 너무 늦었다. 이미 도드람 V-리그 2017~2018시즌은 정규리그 막바지로 치닫고 있고, OK저축은행은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사라진 상태.



 



하지만 홈구장에서 우리카드를 맞이한 OK저축은행은 늦바람이라도 난것처럼 모든 게 잘 돌아갔다. 특히 그간 낮고 약하다는 평가를 들었던 블로킹 장벽마저도 이날만큼은 높고 강해 어떤 창이라도 막을 듯 보였다. OK저축은행은 김요한 3개, 박원빈 3개, 이민규 3개, 마르코 2개, 송희채 1개, 이강주 1개로 총 13개의 블로킹에 성공했다. 반면 우리카드는 구도현, 한성정, 하승우가 각각 1개의 블로킹을 하는 데 그쳤다. 세트스코어 3-0으로 손쉬운 승리를 거둔 배경에 블로킹 점수 13-1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사실 올 시즌 팀을 옮기며 처음 미들블로커로 변신한 김요한이 초반에는 포지션에 잘 적응하지 못했고, 박원빈도 발목과 왼손 부상으로 한동안 코트를 밟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즌 후반이 된 지금, OK저축은행은 김요한이 미들블로커에 적응한 모습을 보이고 박원빈도 부상에서 회복해 든든한 중앙을 갖고 있다.



 



박원빈이 안산에서 남긴 말, “미안해요, 고마워요”



 



이날 김요한은 9득점(블로킹 3개, 서브1개)으로 수훈선수로 선정됐고, 박원빈은 7득점(블로킹 3개, 서브 1개)으로 승리에 도움을 보탰다. 박원빈은 현재 블로킹 8위(세트당 0.43개)에 올라 있다. 경기 후 만난 박원빈은 오랜만의 홈 경기 승리로 기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오늘 플레이에 만족하는지를 묻자 “아니다”라는 답이 나왔다.



 



박원빈은 초반에 비해 좋아진 중앙과 오늘 잘 된 팀 블로킹에 대해서는 “훈련할 때 블로킹 위주로 많이 한다. 김요한과 내가 이번 시즌 미들블로커 파트너로 경기를 하고 있는데, 영상 분석을 하고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눠서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나는 팀에서 블로킹 라인과 중심을 잡아 주어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 많이 부족한 것 같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웃으며 “배구 외적으로는 다른 선수들에게 놀림 당하는 포지션을 맡고 있다”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박원빈은 “연습한 만큼 시합 때 나오지 않아서 답답하다. 감독님도 힘 빼고 자연스럽게, 가볍게 하라고 하시는데 내 욕심이 너무 많아서 자꾸 힘이 들어간다. 더 잘 할 수 있는데 아쉽다”라고 말했다.



 



박원빈은 약간의 아쉬움을 감추며 마지막 각오와 희망도 비쳤다. OK저축은행이 계속 질때도 상록수체육관을 찾아준 팬을 생각하면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OK저축은행은 아직도 4경기를 남겨놓았다. 그 가운데 2경기가 안산 홈경기다.



 



그는 “안산 경기장에 오시는 팬 분들을 위해서라도 남은 경기 열심히 해서 최대한 많은 승을 챙기는 게 목표다”라고 의지를 전했다. 그리고 박원빈은 홈 두경기만은 모두 이겨 안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다짐하며 상록수체육관을 빠져나갔다.



 



 



사진/ 더스파이크 DB (신승규,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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