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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우승' 이종욱 NC 코치가 1루에서 선수들에게 해준 말들은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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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3 (목) 07:25

                           


'첫 우승' 이종욱 NC 코치가 1루에서 선수들에게 해준 말들은

'전 동료' 두산 후배들과는 대화 자제…"서로에 대한 예의"

"김경문 전 감독·손시헌과 우승 함께하지 못해 아쉬워"



'첫 우승' 이종욱 NC 코치가 1루에서 선수들에게 해준 말들은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루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코치가 있다.

이종욱(40) 작전 주루 코치다.

NC가 공격할 때 이 코치의 자리는 1루 옆이다. 출루하는 선수는 무조건 이 코치를 만난다. 1루에서 이 코치는 선수들과 대화하며 작전을 준비한다. 또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게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2일 전화로 만난 이 코치는 "1루에서 선수와 만나는 짧은 순간에 어떻게 좋은 말을 몇 마디로 해줘야 하나 많이 고민했다. 잘 안 풀리고 있는 선수도 있고 기분이 처진 선수도 있는데 좋은 이야기를 해주려고 하니 힘들었다"며 웃었다.

그는 "큰 경기여서 선수들이 긴장도 많이 했고, 플레이 하나하나에 감정이 많이 왔다 갔다 했다. 감정이 앞서서 흥분하는 선수들도 있다. 나도 흥분해서 거친 말을 하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이 코치는 주로 "잘 쳤다", "좋다", "이길 수 있다"고 격려하거나 "정신 좀 차리자", "괜찮다"는 말로 선수들에 힘을 줬다.



'첫 우승' 이종욱 NC 코치가 1루에서 선수들에게 해준 말들은

NC가 지난달 2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4-2로 꺾고 우승을 확정했을 때, 이 코치는 더그아웃에 있었다.

NC가 수비하는 9회초, 마무리투수 원종현이 두산의 허경민, 정수빈, 최주환을 각각 뜬공, 땅볼,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경기가 끝났다.

원종현이 삼진으로 경기를 끝내자 NC 선수들은 일제히 마운드로 달려와 감격의 포옹을 나누며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이 코치는 "저는 코치님들과 이동욱 감독님 옆에 있었다. 수비 코치님과 '종현이가 삼진으로 끝내면 가장 멋지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며 "저도 선수들 쪽으로 뛰어가고 싶었는데 코치님들과 얼싸안고 뛰었다"며 웃었다.



'첫 우승' 이종욱 NC 코치가 1루에서 선수들에게 해준 말들은

우승의 기쁨은 이 코치가 처음으로 느끼는 감정이었다.

이 코치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두산, 2015년부터 2018년까지 NC에서 뛰고 은퇴했다. 2016년을 포함해 4번이나 한국시리즈에서도 뛰었지만,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적은 없다.

이 코치는 "준우승했을 때는 '고생하셨습니다', '내년에 파이팅' 메시지만 받았는데, 이번에는 축하 전화를 받으니 확실히 좋더라"라며 뿌듯해했다.

그러면서 "선수 때 느낀 준우승의 아쉬움이 다 없어지더라. 하루아침에 다 씻겨 내려가는 것처럼 좋았다"며 "선수들에게 고마웠다"고 말했다.

첫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을 '전 동료들' 앞에서 한 것은 묘한 경험이었다. 두산 선수들은 모두 이 코치의 전 동료이자 후배이기 때문이다.

이 코치는 "시즌 때는 두산 선수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서로 눈인사만 하고 최대한 말을 아꼈다. 두산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말도 하고 싶고 장난도 치고 싶지만 각자 예의를 지킨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은 이 코치의 '친정'과 다름없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이 코치는 현재 소속된 NC만 생각했다.

이 코치는 "한국시리즈에서는 저희 팀만 생각했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 말고 다른 생각은 없었다. 경기는 경기고, 동료는 동료니까"라고 강조했다.



'첫 우승' 이종욱 NC 코치가 1루에서 선수들에게 해준 말들은

이 코치는 2014년 NC에 합류했다. 고교 시절부터 절친하게 지낸 손시헌 현 NC 2군 수비 코치와 함께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두산에서 NC로 이적했다. 손 코치는 2019년을 끝으로 은퇴하고 코치의 길을 따라갔다.

이들을 NC로 부른 지도자는 바로 김경문 NC 초대 감독(현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다. 이들에게 김 감독은 두산에서 이·손 코치의 재능을 발굴해 스타로 키워준 '은사'다.

이 코치는 "한국시리즈 우승 후 손시헌과 연락하며 '같이 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했다. 시헌이가 괜찮다고, 축하한다고 해줘서 '언젠가는 같이 우승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과도 통화했다. 이 코치는 "전화드렸다. 별말씀은 없으셨고, 축하한다고 하셨다. 저는 '감독님과 같이 못 해서 아쉽다'고 말씀드렸다. 감독님 목소리를 들으니 울컥해서…. 서로 대화를 잘 못 했다"고 돌아봤다.

이 코치는 NC의 장래가 더욱 밝을 것으로 믿는다.

그는 "선수들이 2016년 한국시리즈 우승 실패를 경험하면서 더욱 성장했다. 올해 우승하면서는 자신감이 생겼다.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이 나지 않을까. 한국시리즈에서 모든 선수가 자신감이 넘쳤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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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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