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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연했던 유희관 "진심으로 두산 우승만 기원했어요"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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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5 (수) 14:48

                           


의연했던 유희관 "진심으로 두산 우승만 기원했어요"

"FA 자격 얻은 것만으로도 영광…두산, 정말 고마운 팀"



의연했던 유희관 진심으로 두산 우승만 기원했어요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베테랑 좌완 투수 유희관(34·두산 베어스)은 힘겨운 시간을 의연하게 버텼다.

KBO리그 역대 4번째로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유희관은 2020년 한국시리즈(KS)에서 단 한 경기도 출장하지 않았다.

선발진에서 제외되고, 계투로도 등판하지 못할 상황이라는 건 유희관 자신이 더 잘 알았다.

여기에 KS가 한창이던 23일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러나 유희관은 KS 내내 더그아웃을 지켰다. 평소처럼 농담을 건네며 후배들을 격려하고, 경기 중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동료를 응원했다.

두산은 24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KS 6차전에서 NC 다이노스에 2-4로 패하며 시리즈를 마쳤다.

다음날인 25일 유희관은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말 두산이 우승하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며 "KS처럼 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 당연히 개인적인 아쉬움이 생긴다. 그러나 이번 KS에서는 진심으로 '나는 던지지 못해도 좋으니, 오랫동안 함께 뛴 동료들과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는 마음만 가득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이 된 할아버지와 완전히 이별하는 장지에서 연합뉴스와 통화했다.



의연했던 유희관 진심으로 두산 우승만 기원했어요



유희관은 "24일 6차전이 끝난 뒤 구단에 부탁해 장례식장으로 왔다. 오늘 오전에 발인을 엄수했고, 장지에 함께 왔다"며 "KS 우승을 하고 할아버지께 인사드렸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이번 KS에서 두산은 크리스 플렉센, 라울 알칸타라, 최원준, 김민규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유희관은 정규시즌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2.77로 잘 던졌다.

하지만 올해 kt wiz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해 ⅓이닝 3피안타 무실점하고 강판당하자, 김태형 두산 감독은 유희관을 KS 선발진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불펜으로도 쓰지 않았다.

유희관은 "감독님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의연하게 받아들였다.

행동도 의연했다. 유희관은 "2018년 SK 와이번스와의 KS에서도 선발진에서 빠지고, 구원으로만 한 번 등판했다. 그때는 나도 모르게 침울한 감정을 드러낸 것 같다. 이번에는 한 번이라도 더 웃고, 긍정적인 기운을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KS에서 우승하지 못한 게 아쉬울 뿐, 개인적인 아쉬움은 이미 털어냈다"고 했다.

유희관은 24일 KS 6차전이 끝난 직후, 두산 후배들을 격려하고 NC 선수들에게 축하 인사를 하는 성숙한 모습도 보였다. 그는 "내가 조금 더 어른이 된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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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은 모두가 인정하는 '두산 왕조의 주역'이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정규시즌에서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는 대기록도 세웠다.

유희관을 비롯해 이강철 kt wiz 감독과 정민철 한화 이글스 단장, 장원준(두산) 등 KBO리그에서 단 4명만 달성한 기록이다.

그는 "좋은 구단, 지도자, 동료를 만난 덕이다"라고 말했다.

유희관은 허경민, 오재일, 최주환, 정수빈, 김재호 등과 함께 FA 자격을 얻는다. 그는 "이 멤버로 3차례 우승(2015, 2016, 2019년)하고, 6년 연속 K에 진출했다. 이 동료들과 뛰는 KS가 마지막일 수도 있어서, 더 우승을 바랐다"고 했다.

KS 우승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유희관은 "이런 동료들과 함께 뛰는 건 기쁨이자, 영광이다"라고 했다.

유희관은 곧 FA 자격을 행사한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건이 좋지 않고, 나도 나이가 있으니 대박 계약을 기대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하면서도 "FA 자격을 채운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정말 열심히 던졌다는 의미가 아닐까"라고 뿌듯해했다.

2013∼2020년, 8시즌 동안 유희관은 97승을 거뒀다. 이 기간에 유희관보다 많은 승수를 챙긴 투수는 양현종(110승) 한 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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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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