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은퇴투어 Diary⑦] ‘첫 우승, 1000블록’ 좋은 기억 가득한 김주성의 오리온

일병 news2

조회 862

추천 0

2018.02.18 (일) 13:28

                           

 



 



[은퇴투어 Diary⑦] ‘첫 우승, 1000블록’ 좋은 기억 가득한 김주성의 오리온



[점프볼=김용호 기자] 김주성(38, 205cm)의 은퇴투어 일정이 이제는 단 두 차례만을 남겨두고 있다. 고양에서 7번째 은퇴투어 일정을 소화한 그는 어느덧 수도권에서의 정규리그 경기를 모두 마쳤다.


 


원주 DB는 지난 17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의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에서 92-84로 승리하며 연승에 재시동을 걸었다. 3쿼터까지 오리온에게 끌려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뒷심의 팀답게 4쿼터에 역전극을 만들어내며 값진 승리를 챙겼다. 어김없이 소중한 추억 한 장을 챙긴 김주성의 7번째 은퇴투어 현장을 함께 되돌아보자.




[은퇴투어 Diary⑦] ‘첫 우승, 1000블록’ 좋은 기억 가득한 김주성의 오리온



▶GAME STORY : ‘레전드 빅맨’ 묵묵하게 높이에 힘 보탠 김주성


 


김주성은 이날도 경기 7분여를 남겨놓고 처음 코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DB는 3점차(64-67)로 추격의 불씨를 살려놓았던 상황. 4쿼터 5분여동안 DB는 오리온에게 제공권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리바운드에서 7-0으로 압승을 거뒀다. 그리고 이 중심에 김주성이 있었다. 김주성은 투입과 동시에 공격, 수비 리바운드를 하나씩 따내며 높이에 힘을 실었다.


 


DB가 4쿼터 역전극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단연 리바운드였다. 4쿼터 리바운드 결과가 10-3으로 극명했다. 이 10개의 리바운드 중 김주성이 잡아낸 것이 3개였다. 이날 김주성의 최종 기록은 7분 56초 동안 2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 화려하지는 않지만 공수 모두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면서 묵묵하게 맏형으로서의 몫을 다 해냈던 경기였다.




[은퇴투어 Diary⑦] ‘첫 우승, 1000블록’ 좋은 기억 가득한 김주성의 오리온



▶오리온’s PRESENT : ‘파격적인 선택’ 진심으로 김주성을 축하한 오리온


 


오리온도 이날 경기 시작 전 김주성의 은퇴투어를 축하하기 위한 기념식을 가졌다. 이를 위해 오리온은 가장 먼저 사회공헌활동의 아이콘인 김주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모기업의 제과 32박스를 준비했다. 이 제과를 김주성과 공동 명의로 원주 지역 복지단체에 기증하면서 훈훈한 분위기로 행사의 문을 열었다.


 


사실 오리온은 관중들과 함께 경기 전부터 김주성의 은퇴투어를 축하했다. 바로 이날 선착순 1,000명의 관중을 대상으로 김주성이 고양체육관에서 1,000블록을 달성하던 순간이 담긴 기면 티켓을 발행한 것이다. 타 구단 선수의 은퇴를 기념하는 홈경기 티켓을 제작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오리온으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티켓의 바탕색도 초록계열의 색상으로 과감하게 선택하면서 그야말로 김주성의 은퇴를 ‘제대로’ 축하했다.


 



[은퇴투어 Diary⑦] ‘첫 우승, 1000블록’ 좋은 기억 가득한 김주성의 오리온



김주성도 이 기념티켓을 건네받았는데 이는 당일 자신의 어머님이 앉은 자리의 티켓이었기 때문에 그 의미를 더했다. 기념적인 이 티켓이 담긴 액자에는 오리온 선수들의 친필 사인도 함께 했다. 마지막으로 김주성은 추일승 감독으로부터 자신이 1,000블록을 달성했던 순간에 남겼던 핸드프린팅이 담긴 액자까지 선물 받으면서 기념식을 마쳤다.


 


이날 하프타임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다시 코트를 찾은 김주성은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이곳에서 좋은 기억도 많이 남겼고 많이 지기도 한 것 같은데 항상 승부라는 게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 거다. 선수들은 항상 최선을 다해주고 있으니 오리온도 프로농구도 많이 사랑해 주시길 바란다”며 후배들을 챙기는 모습도 보였다.




[은퇴투어 Diary⑦] ‘첫 우승, 1000블록’ 좋은 기억 가득한 김주성의 오리온



▶LEGEND’s MEMORY : ‘1,000블록의 고양’, ‘우승의 대구’ 오리온에게 강했던 레전드


 


김주성에게 고양체육관에서의 추억을 회상하라 한다면 단연 이 기억이 독보적으로 떠오른다. 바로 프로농구 역사에 전대미문의 기록으로 남을 정규리그 통산 1,000블록이다. 지난 2015년 12월 30일, 고양을 찾았던 김주성은 경기 1분 12초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자신의 대기록을 완성했다. 속공을 시도하던 조 잭슨 뒤로 어느 샌가 나타나 결정적 순간 상대의 추격을 저지하는 블록슛이었다. 


 


이때를 회상하던 김주성은 “부담감이 많이 있었다. 빨리 해치우는 게 마음 편한데 득점은 억지로라도 할 수 있지만 블록은 그렇지 않으니까(웃음). 생각만큼 멋있는 장면이 연출되지는 않았지만 나 자신도 지켜보는 사람들도 만족할만한 1,000번째 블록슛이었던 것 같다”며 입을 열었다.


 


당시 동부는 경기 막판 오리온에게 6점차로 쫓기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에 그는 “지금이 1,000블록을 할 타이밍이라는 생각은 없었다. 그저 상대가 바짝 추격해오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막아야한다는 생각만 했다. 그런 것 덕분에 자연스럽게 좋은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빅맨에게 리바운드만큼 상징적인 것이 바로 블록슛이다. 현재까지 정규리그 통산 1,035개의 블록슛을 기록한 김주성은 데뷔 첫 세 시즌동안 평균 블록슛 수치가 2개를 뛰어넘으면서 이 부문 독보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김주성은 “나에게 블록슛은 특별하다. 어쨌든 상대가 공격을 시도할 때 최종적으로 저지할 수 있는 방법이고 성공한다면 다음 공격 때 상대의 머리를 복잡하게 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경기를 뛰면서 그냥 서서 블록슛을 시도한다기 보다는 많이 움직이면서 막아낼 방법을 모색했던 것 같다. 스스로에게 많이 특별하게 느껴진다”며 블록슛에 대한 의미를 밝혔다.




[은퇴투어 Diary⑦] ‘첫 우승, 1000블록’ 좋은 기억 가득한 김주성의 오리온



고양체육관의 기억만을 떠올리면 1,000블록을 달성했던 순간이 독보적이지만 오리온과의 매치업을 생각하면 어떨까. 김주성은 200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입단하자마자 팀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견인하며 또 한 명의 스타 탄생을 알렸다. 공교롭게도 이 신예 스타가 생애 첫 프로무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곳도 오리온의 홈구장(대구)이었다. 


 


2003년 4월 13일, 당시 원주 TG는 시리즈 3승 2패의 우위를 안은 채 대구로 향했다. 하지만 시작이 녹록치 못했다. 원주는 1쿼터에 3-24라는 처참한 결과를 낳으면서 이미 많은 이들이 7차전을 예상하고 있었다.


 


김주성도 이때를 떠올리며 “1쿼터만 보면 이미 졌다고 생각했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상대를 순식간에 쉽게 따라가지를 못했다”라며 아찔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2쿼터 들어 신종석이 100%의 성공률로 3점슛 5개를 터뜨리면서 TG는 승부를 원점을 되돌린 채 전반을 마쳤고 결국 역전에 성공하며 짜릿한 우승을 맛봤다.


 


당시 6차전에서 9점 7리바운드 1어시스트 4블록슛으로 힘을 보탰던 김주성은 “1쿼터가 그렇게 되는 바람에 2쿼터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던 것 같다. 그런데 신종석 선배가 그렇게 잘해주는 덕분에 따라갈 수 있었다. 그게 단기전의 묘미였던 것 같다. 우승을 하고 나서는 그저 좋다는 생각뿐이었다. 하루 만에 지옥과 천당을 오가지 않았나라고 생각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은퇴투어 Diary⑦] ‘첫 우승, 1000블록’ 좋은 기억 가득한 김주성의 오리온



김주성은 신인 시절 팀 선배인 신종석에게 우승이라는 선물을 건네받은 셈이다. 그랬던 막내 김주성이 어느덧 팀의 최고참이 되어 후배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자신이 선배에게 받았던 것처럼 지금 후배들에게 어떤 선물을 해주고 싶냐는 질문에 김주성은 그저 진심어린 격려의 메시지를 건넸다.


 


“다른 게 뭐 있겠나. 내가 뭘 해준다기보다는 후배들이 정말 잘했기 때문에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지금 하고자하는 이 마음과 정신력을 선수생활이 끝날 때 까지 가져갔으면 좋겠다. 언제나 열심히 하고 있으면 기회는 오는 거니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금처럼 계속 잘했으면 한다.”


 


2월 은퇴투어 일정을 모두 마친 김주성은 내달 3일 창원에서 8번째 은퇴투어 일정을 소화한다. 오리온에 이어 창원 LG에게도 이번 시즌 승리만을 거두고 있는 DB. 김주성의 데뷔 무대이기도 했던 창원을 찾아 그와 팀은 또 하나의 기분 좋은 추억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들의 행보를 마지막까지 주목해 보자.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유용우 기자)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댓글 0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