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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는 불사조' 권오준 "후배들아, 전사의 심장으로 싸워라"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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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9 (목) 12:47

                           


'은퇴하는 불사조' 권오준 "후배들아, 전사의 심장으로 싸워라"

"8월 말에 은퇴 결심…팀 성적 좋지 않을 때 떠나 아쉽고 죄송"



'은퇴하는 불사조' 권오준 후배들아, 전사의 심장으로 싸워라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선수 인생을 건 세 차례의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앞두고도 조금도 떨지 않았던 '불사조' 권오준(40·삼성 라이온즈)도 현역 마지막 등판 일정을 확정한 뒤에는 긴장감을 느낀다.

권오준은 은퇴 소식이 알려진 2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마지막 등판에서도 강인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지금은 정상적인 공을 던질 수 없는 상태다. 팬들께 죄송하고, 나도 아쉽다"고 했다.

권오준은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리는 팀의 2020시즌 최종전인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 등판한다.

삼성 유니폼만 입고 뛴 22년 프로 생활을 마감하는 자리다.

권오준은 "시원섭섭하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8월 말에 은퇴를 결심했다. 더 던지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어깨 등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내 몸이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걸 확인한 뒤에 '이제 그만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권오준은 8월 23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등판한 뒤, 실전을 치르지 않았다.

그가 은퇴를 결심한 시점이다.



'은퇴하는 불사조' 권오준 후배들아, 전사의 심장으로 싸워라



삼성 팬들은 권오준을 '불사조'라고 불렀다.

1999년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권오준은 곧바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해병대에 입대했다.

군 복무와 재활을 마친 권오준은 2003년 1군에 데뷔했고, 2004년부터 삼성 불펜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했다.

후배들은 권오준을 '친근하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선배'로 불렀다.

시련은 다시 찾아왔지만, 권오준은 극복했다.

2009년 권오준은 또 오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2010년 마운드로 돌아와 42경기에 등판하며 건재를 알렸다.

2012년 말 세 번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을 때도 권오준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권오준은 "2012년 수술은, 선수 생명을 건 위험한 수술이었다. 그러나 수술을 받지 않으면 던지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니, 고민하지 않고 수술대에 올랐다"며 "다들 수술보다 재활이 더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하기 위한 일이니까, 재활도 견딜 수 있었다"고 했다.



'은퇴하는 불사조' 권오준 후배들아, 전사의 심장으로 싸워라



권오준은 2014년에 마운드에 복귀했고, 2020시즌까지 뛰었다.

권오준은 29일까지 592경기에서 37승 25패 24세이브 87홀드 평균자책점 3.64를 올렸다.

삼성 프랜차이즈 역사상 투수 출장 경기 수 2위, 홀드는 3위다.

한국시리즈도 6번(2004년, 2005년, 2006년, 2010년, 2011년, 2015년) 치르며 20경기에서 2승 5홀드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했다. 이 중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2005년, 2006년, 2011년)의 기쁨도 누렸다.

'왕조'를 건설했던 전통의 명가 삼성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5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팀을 떠나는 권오준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그는 "팀 성적이 좋지 않을 때 떠나서 안타깝고, 팬들께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팀 성적에 가슴 아파하던 권오준은 이제 삼성 후배들에게 '전사의 심장'을 물려주고자 한다.

권오준은 "정말 좋은 동료들을 만나서 재밌게 야구했다. 모든 선후배께 감사하다"며 "나는 전쟁에 나가는 심정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우리 후배들도 이기고 싶어한다. 그런데 너무 착하다. 조금 더 '전사의 심장'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라, 전쟁을 치르듯 죽기 살기로 던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은퇴하는 불사조' 권오준 후배들아, 전사의 심장으로 싸워라



가족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하다.

삼성은 30일 권오준의 은퇴식 때 그의 아들 권혁준 군과 권도형 군을 시구와 시타자로 초청한다. 권오준이 공을 받는다.

권오준은 "구단에서 좋은 선물을 주셨다. 두 아들이 정말 좋아하더라. 내가 은퇴하기 전에, 두 아들이 그라운드에 설 기회를 얻어서 기쁘다"라며 "두 아들을 잘 키워준 아내,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해주신 어머니께 감사하다"고 했다.

다행히 제한적으로나마 관중 입장이 허용되면서, 권오준은 팬들 앞에서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다.

권오준은 "팬들 덕에 22년 프로 생활을 했다.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면서도 "팔 상태가 좋지 않아서, 마지막 경기에서 정상적인 공을 던질 수 없는 게 팬들께 죄송하다"고 했다.

전성기 시절 권오준은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이었다. 와일드한 투구 동작만큼이나, 전사 같은 투쟁심으로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마지막 공의 구속이 조금 느려도 괜찮다. 팬들은 '불사조' 권오준의 강인한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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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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