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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 패스 확 늘린 기성용, 변신의 결과는?

이등병 Socc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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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목)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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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17.11.30 (목) 18:47

                           

전진 패스 확 늘린 기성용, 변신의 결과는?



 



'첼시 원정 전진 패스 비율 73%' 기성용, 문전 침투해줄 동료가 필요하다

[골닷컴] 한만성 기자 = 기성용의 전매특허 '찔러주는 패스'가 확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스완지에는 그가 뿌려주는 패스를 받아줄 선수가 마땅치 않다.

스완지는 30일(한국시각) 첼시를 상대한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1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최종 점수 0-1만 보면, 스완지가 '디펜딩 챔피언' 첼시와 대등한 경기 끝에 석패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날 경기를 일방적으로 주도한 건 첼시였다. 홈팀 첼시에 맞선 스완지가 기록한 슈팅수는 단 2회. 더욱이 이 중 유효슈팅은 '0'에 그쳤다. 반면 첼시는 스완지의 골문을 무려 21회나 저격했고, 유효슈팅은 10회에 달했다. 게다가 첼시의 점유율은 이날 무려 61%로 치솟았다. 첼시의 올 시즌 경기당 평균 점유율은 53%.

기성용은 이날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는 지난달 중순 무릎 부상에서 복귀해 허더스필드와의 9라운드 경기 출전을 시작으로 일곱 경기 연속으로 출전하며 실전 감각은 물론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기성용은 첼시를 상대로도 비록 스완지는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이며 수세에 몰린 팀이 점유율 39%에 그치는 와중에도 고군분투했다.

첼시 원정에서 기성용이 펼친 활약 중 가장 돋보인 요인은 그가 적극적인 전진 패스로 팀 공격의 활로를 뚫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기성용은 예전부터 매 시즌 90% 안팎의 패스성공률을 기록하며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정확한 패스를 구사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해왔다. 실제로 기성용의 패스 성공률은 그가 프리미어 리그에 처음 입성한 2012-13 시즌을 시작으로 2016-17 시즌까지 차례로 93%(리그 1위), 91%(10위), 90%(6위), 90%(6위), 91%(1위), 90%(6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그는 프리미어 리그 입성 후 매년 패스 성공률 10위권에 진입했다.

다만 기성용의 패스 성공률이 '인플레 현상'의 결과물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가 지나치게 많은 백패스, 혹은 횡패스를 돌려 패스 성공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적어도 올 시즌 기성용은 이러한 지적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예전에는 '점유율 지키기'에 초점이 맞춰졌던 그의 패스가 최근에는 공격을 전개하는 역할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 기성용의 올 시즌 리그 경기별 전체 패스 대비 전진 패스 비율(이하 세트피스 제외)

40% (4/10) - 8라운드 허더스필드 (홈)
42% (9/21) - 9라운드 레스터 (홈)
48% (17/35) - 10라운드 아스널 (원정)
64% (38/59) - 11라운드 브라이튼 (홈)
69% (9/13) - 12라운드 번리 (원정)
42% (18/43) - 13라운드 본머스 (홈)
73% (30/41) - 14라운드 첼시 (원정)

이처럼 최근 들어 기성용이 패스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패턴이 포착되고 있다. 그가 이날 첼시를 상대로 기록한 전체 패스 횟수 대비 전진 패스 비율은 무려 73.1%. 기성용은 2012년 스완지로 이적한 후 지난 5년이 넘는 기간에 프리미어 리그에서 개인 통산 148경기에 출전했다. 이 중 그가 30일 첼시전 기록한 73.1%보다 높은 전진 패스 비율을 기록한 횟수는 단 3회에 불과하다.

# 기성용의 개인 통산 EPL 경기별 전체 패스 대비 전진 패스 비율 TOP 6

100% (2/2) - 2016-17 에버튼 (원정)
100% (2/2) - 2016-17 토트넘 (홈)
81.8% (9/11) - 2016-17 레스터 (원정)
73.1% (30/41) - 2017-18 첼시 (원정)
69.2% (9/13) - 2017-18 번리 (원정)

기성용은 2016-17 시즌 에버튼과 토트넘을 상대로 한 차례씩 전진 패스 비율 100%를, 레스터를 상대로는 81.8%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는 전진 패스 비율 100%를 기록한 에버튼과 토트넘전에는 경기가 끝날 무렵 교체 출전해 총 패스 횟수 자체가 나란히 고작 2회에 그쳤다. 기성용은 전진 패스 비율 81.8%를 기록한 레스터전에도 교체 출전해 시도한 11회에 불과했던 패스 중 9회가 전진 패스였다. 즉, 기성용이 첼시를 상대로 시도한 총 41회 패스 중 전진 패스가 30회에 달한 기록은 그가 개인 통산 프리미어 리그 선발 출전 경기에서 기록한 최고 전진 패스 비율이다.

# 기성용의 EPL 선발 출전 시 경기별 전체 패스 대비 전진 패스 비율 TOP 5

73.1% (30/41) - 2017-18 첼시 (원정)
68.7% (11/16) - 2016-17 맨유 (홈)
66.6% (16/24) - 2016-17 첼시 (홈)
61.5% (8/13) - 2016-17 맨시티 (홈)
58.82% (20/34) - 2015-16 웨스트 브롬 (원정)

이에 앞서 기성용은 올 시즌 브라이튼을 상대한 홈 경기, 번리 원정에서도 전진 패스 비율이 각각 64%, 69.2%로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공격적인 패스를 시도했다.

기성용은 무릎 부상에서 지난 9라운드에서 복귀한 뒤, 올 시즌 현재 경기당 평균 전진 패스 비율은 56.3%를 기록 중이다. 반면 그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약한 지난 다섯 시즌 연속으로 매번 전진 패스 비율이 50% 이하였다. 물론 아직 그는 올 시즌 닷 일곱 경기에 출전했을 뿐이다. 따라서 기성용이 올 시즌 일곱 경기에서 기록한 수치를 가리켜 그의 패스 성향이 변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가 과거 어느 시점에도 일곱 경기 연속으로 활약한 경기에서 이처럼 자주 전진 패스를 시도한 점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그의 패스 기록은 분명히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 기성용, 개인 통산 EPL 시즌별 전체 패스 대비 전진 패스 비율

2012-13 - 47.7% (773/1618)
2013-14 - 47.1% (572/1214)
2014-15 - 42.5% (726/1706)
2015-16 - 45.8% (537/1170)
2016-17 - 45.7% (314/686)
2017-18 - 56.3% (125/222)*현재 진행 중

표본의 크기가 작은 점을 차치하더라도, 기성용이 현재 어느 때보다 더 높은 전진 패스 비율을 기록하는 이유는 올 시즌 스완지 미드필드 조합을 보면 어느 정도 유추해볼 수 있다. 폴 클레멘트 스완지 감독은 올 시즌 4-3-3, 3-5-2, 4-3-1-2. 4-1-2-1-2 등 다양한 포메이션을 시도하면서도 3인 중앙 미드필드 체제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기성용은 시즌 중반 부상에서 복귀한 후 꾸준히 이 3인 중앙 미드필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주로 그와 함께 조합을 이룬 스완지 미드필더는 톰 캐롤과 르로이 페르, 혹은 로케 메사. 이들 사이에서 기성용의 역할은 공격형도, 수비형도 아닌 중앙 미드필더.

예전에는 전진 패스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며 '점유'를 우선시한 기성용이 올 시즌 출전한 일곱 경기에서 더 공격적인 패스를 구사하기 시작한 이유가 바로 이 역할 변화 때문이다. 과거 기성용이 맡았던 점유율을 높이는 역할을 지금 해주고 있는 건 스완지가 지난 시즌 중반 영입한 캐롤. 메사 또한 후방에서 짧은 패스 위주로 좌우로 패스하며 앞으로 찔러주는 패스보다는 '볼 순환'을 중시한다. 페르는 수비와 공격 진영을 오가며 수직적으로 움직이는 '박스-투-박스' 미드필더지만, 패스 연계에 크게 관여하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다. 그러면서 기성용은 자연스럽게 공수의 연결 고리 역할을 맡았다.

과거의 기성용은 스완지에서 한창 전성기를 구가할 때 질피 시구르드손, 존조 셸비처럼 무게 중심을 앞쪽에 두는 공격형, 혹은 중앙 미드필더나 잭 코크와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와 조합을 이뤘다. 이 때문에 스완지는 공격 진영에서 득점 기회를 만들 역할은 시구르드손이나 셸비에게, 수비라인을 보호해줄 중원의 싸움닭 역할은 코크에게 분담한 채 기성용이 '볼 순환'을 책임지게 했다. 기성용이 프리미어 리그에서 페널티 킥을 제외하면 중앙 미드필더 중 가장 많은 득점인 8골을 기록한 2014-15 시즌에도 전진 패스 비율은 불과 42.5%로 그의 패스 성향 자체는 매우 보수적이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공수 연결을 전담하는 선수 중 현재 기성용과 비슷한 역할을 맡은 선수로는 대략 맨유의 안데르 에레라, 토트넘의 해리 윙크스, 에버튼의 모르강 슈네이더린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의 올 시즌 현재 경기당 평균 전진 패스 비율을 살펴보면 에레라는 62.4%, 윙크스는 59.8%, 슈네이더린은 59.8%. 기성용도 서서히 전진 패스 비율이 이에 버금갈 만한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다.

어린 시절 기술이 탁월한 후방 플레이메이커였던 기성용은 유럽 무대 진출 후 상황에 따라 중원 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수비형 미드필더(셀틱 시절)로, 안정적인 '볼 순환'을 담당하는 중원 사령관(2012-13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의 스완지 시절)으로, 적재적소의 2선 침투를 앞세워 득점력을 선보이는 미들라이커(2014-15 게리 몽크 감독의 스완지 시절)로 변신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여기에 기성용이 안정을 추구하는 패스가 아닌 과감한 전진 패스를 구사하는 비율까지 현저히 올린다면, 내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는 한층 더 성장한 그를 보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성용이 이처럼 성공적으로 변신하려면, 그의 경기력보다 더 중요한 건 스완지다. 올 시즌 스완지의 창끝은 날카롭지 않다.

이 때문에 스완지의 전반적인 경기력은 기성용이 전진 패스 비율을 개인 통산 최고치로 높이며 적극적으로 공격을 전개해준 첼시전에서도 매우 답답했다. 스완지는 첼시전 유효슈팅이 0에 그쳤을 뿐만 아니라 상대 페널티 지역에서 기록한 볼터치 횟수 자체가 팀 전체를 통틀어 단 4회에 불과했다. 올 시즌 큰 기대를 받으며 친정팀 스완지로 복귀한 공격수 윌프리드 보니는 풀타임을 소화하고도 상대 페널티 지역 안에서 단 한 번도 볼터치를 기록하지 못했다. 기성용의 높아진 전진 패스 비율이 효과를 나타내려면, 공격진의 움직임이 살아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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