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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크기'가 승부 갈랐다…'2차 챔프전' 전북에 또 진 울산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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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6 (수) 06:24

                           


'간 크기'가 승부 갈랐다…'2차 챔프전' 전북에 또 진 울산

울산 김도훈, 공격·수비 안 가리고 '악수' 남발…"생각이 많았다" 인정

허허실실 전북 모라이스 "선수들에게 다 맡겼죠"



'간 크기'가 승부 갈랐다…'2차 챔프전' 전북에 또 진 울산



(전주=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녹색 유니폼을 보자 울산 호랑이의 간은 또 콩알만큼 쪼그라들었다.

'사실상의 챔피언 결정전'이라고 불린 전북 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2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울산 현대는 1-2로 졌다.

이겼다면 2위 전북에 승점 8점 차로 크게 앞서며 우승을 사실상 '예약'할 수 있었지만, 승점 2점차 추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울산으로서는 좁혀진 승점차보다 정신적 타격이 더 무서운, 그야말로 '결정적 패배'다. 상승세를 제대로 탄 전북과, 우승 경쟁자에게 2전 전패해 분위기가 크게 꺾인 울산의 순위는 앞으로 언제든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 됐다.



◇ 공격엔 주니오 벤치 '헛수'·수비엔 스리백 '악수'

경기 시작 1시간여 전 발표되는 선발 출전 명단에서부터 조짐은 보였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득점 랭킹에서 압도적인 선두에 있는 리그 최강의 골잡이 주니오를 벤치에 앉히고 22세 이하(U-22) 자원인 박정인을 최전방에 세웠다.

'간 크기'가 승부 갈랐다…'2차 챔프전' 전북에 또 진 울산

김 감독은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 명단이나 전형에 의외의 변화를 주는 경우가 잦다. 그리고 그중 다수가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박정인은 전반 13분 페널티아크에서 한 차례 멋들어진 중거리 슈팅을 날린 것을 제외하면 인상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김 감독은 결국 전반 27분 박정인을 빼고 주니오를 투입했다.

김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박정인의 침투 능력에 기대를 걸었다"고 설명했다.

감독의 전술적 역량이 중요한 수비에서도 울산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울산은 잘 쓰던 '포백'을 버리고 '스리백' 전술을 들고나왔다.

김 감독은 어린 나이에 리그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거듭나고 있는 원두재를 스리백의 중앙 자리에 포진시켰다. 그 왼쪽엔 불투이스가, 오른쪽엔 정승현이 섰다.

측면 수비수 홍철과 김태환은 경기 초반 윙백에 가까운,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간 크기'가 승부 갈랐다…'2차 챔프전' 전북에 또 진 울산

자연스럽게 울산의 양 측면 후방에 공간이 생겼고, 측면 공략이 강점인 전북 선수들인 이를 놓치지 않고 파고들었다.

불투이스는 홍철과, 정승현은 김태환과 협업해 측면 빈 공간을 막아야 했지만, 새 전술이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수비망은 헐겁기만 했다.

울산의 두 차례 실점 장면 모두 허술한 측면 수비에서 비롯됐다. 박정인 선발 카드가 '헛수'였다면, 스리백은 '악수'였다.

김 감독은 "준비 과정에서 너무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며 자신의 패착을 인정했다.



◇ 김도훈 덕에 더 빛난 모라이스의 '간 큰 축구'

반면에, 조제 모라이스 전북 감독의 선택은 김 감독과 정반대였다.

최근 3경기 무승(1무 2패)으로 벼랑 끝에 몰린 그는 많은 것을 따지지 않았다. 오직 최강의 스쿼드를 구축하는 데만 신경 썼다.

교체 카드 한 장을 버리면서까지 U-22 선수가 한 명도 없는 선발명단을 짠 이유다. K리그에서는 U-22 선수를 선발 출전시키지 않은 팀은 경기 중 2명만 교체할 수 있다.

전술은 수비를 탄탄하게 할 것, 측면을 공략할 것 등 큰 틀만 잡아주고 나머지는 선수들에게 다 맡겼다.

'간 크기'가 승부 갈랐다…'2차 챔프전' 전북에 또 진 울산

모라이스 감독은 "나는 울산의 강점을 분석해 우리 선수들에게 전달만 했을 뿐, 선수들이 서로 소통하며 대비책을 찾아 나갔다"면서 "선수들이 해낸 승리"라고 말했다.

'덕장'으로 분류되는 모라이스 감독은 때로는 위기 상황에서도 지나치게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 전북의 열성 팬들로부터 적지 않은 비판을 받는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모라이스 감독의 '간 큰 축구'는 김 감독의 '생각 많은 축구'보다 훨씬 빛났다.

지난 시즌 전북에 역전 우승을 내준 울산이 올 시즌을 앞두고 특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자, '울산의 적은 울산 뿐'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15년 만의 우승을 애타게 바라는 울산 팬들이 지금 가장 두려워하는 건 전북이 아니라 김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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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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