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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뛰던 그 무대"…KBO 입성 꿈꾸는 김건형·심종원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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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9 (수) 14:02

                           


"아버지가 뛰던 그 무대"…KBO 입성 꿈꾸는 김건형·심종원

김기태 전 감독의 아들 김건형과 심정수의 아들 심종원, 트라이아웃 참가



아버지가 뛰던 그 무대…KBO 입성 꿈꾸는 김건형·심종원



(수원=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기태(51)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은 아들에게 "야구 말고 다른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거포였던 심정수(45)는 아들이 야구를 하겠다고 말하자, 배팅볼을 던져줬다.

출발은 달랐지만, 김기태 전 감독의 아들 김건형(24)과 심정수의 아들 심종원(23)은 같은 꿈을 꾸며 9일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1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여했다.

미국에서 야구를 배운 둘은 아버지가 활약했던 KBO리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하길 기대한다.

김건형과 심종원은 일면식도 없었지만, 3일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반갑게 인사했다.

김건형은 "심종원이 먼저 말을 걸어줘서 고마웠다. 아무래도 아버지가 야구 선수 출신이고, 미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공통분모가 있어서 말을 하기 편했다"고 했다.

심종원은 "내가 원래 활발하다"고 웃으며 "동생인 내가 먼저 가서 인사드렸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뛰던 그 무대…KBO 입성 꿈꾸는 김건형·심종원



둘은 트라이아웃이 열리기 전부터 '한국 야구 스타플레이어 2세'로 주목받았지만, 다른 점이 많다.

국내에 있을 때는 야구 선수로 뛰지 않았던 김건형은 중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간 뒤에 본격적으로 '야구 수업'을 받았다.

김건형은 "아버지 덕에 어릴 때부터 야구를 접했지만, 한국에서는 야구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다. 사실 아버지께서는 '야구하지 말라'고 하셨다. 아버지가 걸어온 길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일하길 바라셨다"고 했다.

심종원은 아버지 심정수가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던 시절, 대구에서 야구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야구부에 입단했고, 11세 때 미국으로 건너간 뒤에도 야구에 전념했다.

심종원은 "아버지는 배팅볼을 던져주시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셨다. 동생도 야구를 하는데, 아버지와 나, 동생 셋은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야구 얘기만 한다"고 전했다.



아버지가 뛰던 그 무대…KBO 입성 꿈꾸는 김건형·심종원



김건형과 심종원은 모두 우투좌타 외야수다.

김건형은 "나는 중거리 타자로 콘택트 능력이 있다. 수비는 자신 있다"며 "팀을 위해 도루도 적극적으로 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 대학에 재학 중인 외야수 김건형은 아마추어 야구팀 카울리츠 블랙베어스에서 우투좌타 외야수로 뛰었다. 76경기에서 40도루를 성공할 만큼 주루도 능하다.

심종원은 "(아버지처럼) 홈런 50개를 칠 수 있는 타자는 아니다. 홈런 10∼15개를 치면서 수비와 주루에도 강점이 있는 선수가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애리조나주 크리스천 대학을 올해 12월에 졸업하는 심종원은 KBO리그 스카우트로부터 '콘택트 능력과 강한 어깨를 갖췄다'고 평가받았다.

사실 김건형과 심종원 모두 현역 시절 아버지와는 다른 유형의 타자로 자랐다.

그러나 성격은 아버지를 똑 닮았다.

김건형은 트라이아웃이 끝난 뒤 "후회는 없다. 내가 어떤 선수인지 보여줄 기회가 적었고 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지는 모르지만 '뽑힐 선수는 뽑힌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기태 전 감독도 김건형처럼 '간단, 명료'한 답을 좋아했다.

심종원은 "타격에서 너무 많은 걸 보여주려다가 힘이 들어갔다. 아쉽다"며 "아버지 덕에 트라이아웃이 열리기 전에 이름이 알려졌지만,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나는 엄청난 훈련량을 자신감을 얻는 스타일이다. 다른 요인보다는 내적인 것에서 답을 찾는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현역 시절 엄청난 훈련량으로 무장했던 심정수의 모습이 아들에게 보였다.





아버지가 뛰던 그 무대…KBO 입성 꿈꾸는 김건형·심종원



한국프로야구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야구인 2세들이 곳곳에서 보이는 것도 새 시대가 열렸다는 증거다.

공교롭게도 김건형과 심종원은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야구인 2세' 이정후(22·키움 히어로즈)를 롤모델로 꼽았다.

김건형은 "이정후가 야구인 2세로 정말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 배우고 싶은 선수다"라고 했다. 심종원은 "나는 시원하게 스윙하는 좌타자를 좋아한다. 최근에는 이정후가 타격하는 장면을 자주 본다"고 했다.

김건형과 심종원은 아버지 김기태, 심정수가 이종범과 함께 화려하게 수놓았던 KBO리그 무대를, 이정후와 함께 뛰고 싶어한다.

아들이 다른 길을 걷길 바랐던 김기태 전 감독도, 한국과 미국에서 아들을 야구 선수로 키운 심정수도, 21일 열리는 KBO 신인 드래프트 결과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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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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