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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위에 고발당한 선수 "억울합니다…선수를 보호한다면서요"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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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8 (화) 15:45

                           


문체위에 고발당한 선수 "억울합니다…선수를 보호한다면서요"

고 최숙현 선수와 함께 뛴 적 없는 A 선수, 사유서 내고도 고발당해





문체위에 고발당한 선수 억울합니다…선수를 보호한다면서요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제가 왜 고발당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한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을 대표하는 선수 한 명이 눈물을 삼키며 말했다.

고(故)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떠난 뒤, 쉽게 마음을 추스를 수 없었던 A 선수는 '청문회 불출석으로 고발당한 6인' 중 한 명으로 실명이 거론되면서 또 한 번 가슴앓이를 했다.

A 선수는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 숙현 언니가 그렇게 세상을 떠난 뒤 많은 곳에서 '선수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렇게 억울하게 고발당하고, 실명까지 거론되는 게 과연 선수를 보호하는 일인가.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훈련하려는 선수를 죽이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문체위에 고발당한 선수 억울합니다…선수를 보호한다면서요



문체위는 22일 국회에서 '철인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다.

현재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소속인 A 선수도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A 선수는 '나는 2020년에 경주시청에 입단했고, 최숙현 선수와 함께 훈련한 적이 없다"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그는 "우편으로 보낸 청문회 증인 출석 요구서를 받지 못했는데 휴대전화로 연락을 받았다. 연락한 문체위 관계자가 '불출석 사유가 있다면 모바일 메신저로 이유를 써서 제출해도 된다'고 해서 사유를 적어서 보냈다"며 "당시에는 '출석을 하지 않으면 고발한다'는 등의 안내는 하지 않았다"고 자세하게 설명했다.

A 선수는 고 최숙현 선수의 1년 후배다. 학창 시절은 물론이고 실업팀에서도 함께 뛴 적이 없다.

최숙현 선수가 경주시청에서 뛴 2017년과 2019년, A 선수는 학생이었거나, 다른 실업팀 소속이었다.

최숙현 선수와 A 선수는 모두 국가대표 경력이 있지만, 대표팀에 뽑힌 시점도 다르다.

A 선수는 "같은 종목에서 뛰고 있으니까, 서로 알고는 있었지만, 훈련도 같이한 적이 없다. 당연히 최숙현 언니의 일을 잘 모르고 있었다. 그 일이 알려진 뒤에 나도 너무 충격을 받았다"며 "휴가를 내고 집에서 마음을 추스르고 개인 훈련을 하고 있었는데, 내 실명이 거론된 '고발 기사'를 봤다. 정말 아는 게 없어 안내에 따라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는데 정말 억울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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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열린 청문회에서는 가해 혐의자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과 장 모 선수, 팀 닥터라고 불리는 안주현 씨가 불참했다. 문체위는 이들 3명에게 동행명령서까지 발부했지만, 이들은 청문회 출석을 피했다.

A 선수는 이들의 가혹행위를 목격한 적도 없는, 사건과 무관한 증인이었다.

고 최숙현 선수의 유족들도 A 선수의 불참 이유를 이해할 정도였다.

문체위가 핵심 가해 혐의자들의 고발하기로 하면서, 억울한 선수까지 '피고발자' 명단에 올랐다. 주니어 시절부터 '한국 트라이애슬론의 미래'로 불린 A 선수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의욕을 꺾였다"고 했다.

고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는 "국가의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열악하게 훈련해야 하는 비인기 종목 트라이애슬론의 활성화를 힘써 달라. 숙현이도 한국에서 세계적인 트라이애슬론 선수가 나오기를 하늘에서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중하지 못한 '고발인 정리'에 한국 트라이애슬론의 미래도 깊은 상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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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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