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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숙현 가해혐의 감독·선수 재심의신청서…사과는 없었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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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7 (금) 11:45

                           


故 최숙현 가해혐의 감독·선수 재심의신청서…사과는 없었다

김규봉 감독과 장 모 선수는 사과 없이 '법률 대리인'만 강조

사과한 김도환 선수는 징계 기간 감경 요청



故 최숙현 가해혐의 감독·선수 재심의신청서…사과는 없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고(故) 최숙현 선수에게 폭행과 폭언을 한 혐의로 대한철인3종협회에서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과 팀의 핵심 장 모 선수가 재심을 신청하며 "법률 대리인의 도움을 받겠다"고 밝혔다.

재심의 신청서에는 혐의를 부인하는 뉘앙스가 담겼다.

미래통합당 김승수 의원(대구 북을)은 징계대상자 3명의 재심의 신청서를 입수했고, 17일 연합뉴스에 이를 제공했다.

협회 공정위에서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김규봉 감독과 장 모 선수, 10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김도환 선수는 14일 대한체육회 공정위에 재심의 신청서를 보냈다.

김규봉 감독과 장 모 선수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김규봉 감독은 자필로 쓴 재심의 신청서에서 "징계 결정에 대한 사안은 아직 경찰, 검찰에서 조사 중이다. 징계위원회에서의 징계 사유에 대한 소명자료를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징계 수위에 재심을 요청한다"며 "본인은 법률 대리인을 통해 재심 사유 및 이유에 대한 소명하는 서류를 추가로 제출하겠다"고 썼다.

장 모 선배의 재심 신청 이유는 더 짧았다. 그는 "구체적인 재심 사유 및 이유에 법률대리인을 선임하여 조력을 받고자 한다. 이른 시일 내에 법률대리인을 통해 구체적인 재심 신청 사유에 대해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최숙현 선수의 유족은 "우리가 감독과 팀 닥터로 불린 운동처방사, 선배 선수를 신고할 때부터 감독과 선배 선수가 법률적인 조언을 받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고인의 지인은 "가해 혐의자 중 한 명은 예전부터 '유능한 변호사를 선임해서 대처하겠다'는 말도 했다"고 밝혔다.

김규봉 감독과 장 모 선수는 재심 신청서를 준비하면서도 법률 자문을 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故 최숙현 가해혐의 감독·선수 재심의신청서…사과는 없었다





◇ "다 내려놓고 떠나겠다"던 김규봉 감독, 지금은 태도 바꿔

사실 김규봉 감독은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떠나기 전, 고인의 아버지 최영희 씨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을 드린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내가 다 내려놓고 떠나겠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김규봉 감독은 최영희 씨에게 "염치없고 죄송하다.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 내가 다 내려놓고 떠나겠다"고 사퇴 의사까지 밝히며 "아내와 아이가 나만 바라보고 있다. 먹고 살 수 있는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조금만 시간을 달라"며 "숙현이 힘들고, 치료되지 않은 부분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그러나 최숙현 선수와 가족이 소송을 시작하자 용서를 빌던 감독은 태도를 바꿨고 "나는 때리지 않았다. 오히려 팀닥터의 폭행을 말렸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규봉 감독은 대한철인3종협회 공정위에서도 "팀을 책임져야 할 위치에서, 관리에 소홀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직접 폭행과 폭언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대한철인3종협회 공정위의 영구 제명 결정에 불복해, 대한체육회 공정위에 재심을 신청했다.

최숙현 선수와 추가 피해자가 '가혹행위를 주도한 선배'로 지목한 장 모 선수는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한다. 예상대로 장 모 선수는 재심을 신청했고, 재심의 신청서도 매우 짧게 작성했다.



故 최숙현 가해혐의 감독·선수 재심의신청서…사과는 없었다



◇ 혐의 인정한 김도환 선수는 징계 기간 감경 요청

뒤늦게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고인의 납골당을 찾아 눈물을 흘리며 사죄한 김도환 선수는 재심 신청서에서도 "죄송하고, 반성한다"고 했다.

김도환 선수는 "전지훈련 당시 육상 훈련하는 도중 제 앞길을 막는다는 이유로 뒤통수 한 대를 때리고 폭언한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정위 심사 때 모든 사안을 부인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지 못한 점 죄송하다"고 썼다.

그러나 "10년 자격 정지 처분은 운동만을 위해서 땀 흘린 10년의 세월이 사라지는 것이다"라며 징계 기간의 감경을 희망했다.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는 "김도환 선수의 어머니가 눈물 흘리며 사과 전화를 했다. 합당한 처벌을 받고 난 뒤에, 김도환 선수가 다시 숙현이 앞에서 사과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故 최숙현 가해혐의 감독·선수 재심의신청서…사과는 없었다



대한체육회는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이달 중 스포츠 공정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체육회 공정위는 감사원 감사위원 출신의 김병철 위원장을 비롯해 법조인 5명, 체육계 인사 3명, 대학교수 3명, 인권전문가 2명 등 14명으로 이뤄졌다.

체육회 공정위는 회원종목단체 공정위의 징계를 검토한 뒤 처벌을 줄이거나 원래 처벌 내용을 확정한다.

최숙현 선수의 유족은 "숙현이가 살아있을 때 가해 혐의자들에게 유리하게 증언했던 동료들도 지금은 과거에 숙현이가 당한 피해를 증언하고 있다. 두 선수가 가혹행위를 한 증언과 증거가 확실하지 않는가"라며 "죄를 지은 만큼, 합당한 처벌을 받고, 반성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승수 의원도 "고 최숙현 선수의 죽음에 가장 큰 원인이 된 감독과 선수가 가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재심 신청서를 제출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대한체육회 공정위에서 공정한 결정을 내려주리라 판단한다"고 했다.

김승수 의원실은 체육인 인권 보호를 위한 법 개정, 제도개선 방안을 담은 스포츠(성)폭력영구추방패키지법 발의를 준비 중이다.

최숙현 선수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체육인의 인권이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최영희 씨도 "숙현이와 가족이 가장 바라는 건, 또 다른 숙현이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더 가해 혐의자를 엄중하게 처벌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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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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