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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G의 농구용어사전] 이젠 구시대의 유물? ‘뱅크슛’

일병 new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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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4 (목) 14:24

                           

[MJG의 농구용어사전] 이젠 구시대의 유물? ‘뱅크슛’



 



[점프볼=민준구 기자] 최근 미국프로농구(NBA)를 보면 뱅크슛을 보기 힘들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클린슛’으로 득점을 할 뿐. 간혹 클러치 상황에서 뱅크슛이 나오긴 하지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농구에선 뱅크슛을 주로 던지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일반적인 슛보다 더 어렵다는 뱅크슛. 왜 한국에선 아직까지 뱅크슛을 클린슛 보다 더 선호하고 있는 걸까?



 



뱅크슛



 



농구 경기에서 백보드를 한 번 맞고 바스켓에 꽂히도록 던진 슛이다. 뱅크슛과 달리, 백보드나 림(rim ; 골망이 매달린 쇠테두리)을 맞지 않고 깨끗이 성공된 슛을 클린슛(clean-shoot)이라고 한다. 뱅크슛의 성공률은 변수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클린슛보다 어렵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 뱅크슛의 역사



 



뱅크슛을 알기 위해선 백보드가 왜 생겼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1891년 12월 스프링필드 대학의 제임스 네이스미스 박사가 고안해낸 농구는 겨울철에도 스포츠를 즐겼으면 하는 염원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농구와는 달리 당시 골대에는 백보드가 없었다. 난간이나 벽에 바구니를 걸어놓고 경기를 했을 뿐이다. 공이 들어가도 일정시간을 기다려야 했고 다시 꺼내 경기를 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불편함을 느낀 사람들은 바구니 밑에 구멍을 뚫어 경기를 진행시켰따.



 



1893년부터 그물이 달린 메탈링이 도입됐고 경기는 원활하게 진행됐다. 다만 관중이나 상대팀이 슛을 방해하며 다시 문제가 생겼다. 바구니를 몰래 움직이거나 막대기로 툭 쳐서 방해를 했던 것(이 점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같았다고 한다). 이런 부작용을 이겨내기 위해 백보드가 만들어졌다. 1896년 철제 백보드가 처음 사용됐고 이걸 목재로 바꾼 게 1910년. 이때부터 뱅크슛의 역사가 시작된다.



 



‣ 한국농구의 뱅크슛 달인들



 



뱅크슛을 잘 던지기 위한 이상적 각도는 45도다. 백보드가 가장 잘 보이는 각도이기 때문에 그렇다. 정면에서는 일부로 백보드를 맞추는 선수들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한국농구 역사상 뱅크슛을 가장 잘 이용한 선수는 누구일까? 지금부터 7~80년 전으로 흘러가면 연전 출신의 정태복 선생이 있다. 이후 조춘원, 김평옥 등 한국농구를 수놓은 슈터들이 존재했고 세월이 흘러 뱅크슛의 달인 故김현준이 등장했다.



 



특유의 포물선이 낮은 뱅크슛은 故김현준의 전매특허였다. 이충희 감독과 라이벌 관계를 만든 故김현준은 농구대잔치 통산 6,328득점으로 1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탁월한 득점 감각을 뽐냈다. 현역 시절, 컴퓨터 슈터로 이름을 날린 故김현준은 정확한 뱅크슛으로 삼성전자를 실업 최강으로 이끌었다. 당시 故김현준은 “키가 작은 내가 상대 수비를 피해 슛을 하기보다 백보드를 맞추는 게 훨씬 좋다고 생각했다. 뱅크슛은 컨디션과 관계없이 확률이 높다”라는 지론에 따라 뱅크슛을 선호했다.



 



[MJG의 농구용어사전] 이젠 구시대의 유물? ‘뱅크슛’



 



이후에도 추승균 KCC 감독, 김동우 명지고 코치, 김태술(삼성) 등 뱅크슛의 달인들이 한국농구에 자리했다. 추승균 감독은 수비수를 등지고 던지는 페이더웨이 뱅크슛이 일품이었다. 알고도 막을 수 없었던 추승균 감독의 슛은 지금까지도 많은 농구 인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MJG의 농구용어사전] 이젠 구시대의 유물? ‘뱅크슛’



 



김동우 코치는 잦은 부상으로 인해 운동능력을 상실하자 어쩔 수 없이 뱅크슛을 터득하게 됐다. 그러나 190cm대 장신의 3점 뱅크슛은 당시 많은 수비수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김동우 코치는 “부상으로 인해 다리를 쓰지 않고 슛을 하다 보니 슛 거리가 길어지더라. 그래서인지 3점슛도 뱅크슛처럼 들어가게 됐다”며 뱅크슛을 던지게 된 계기를 이야기했다.



 



한 때 국내 최고의 슈터로 이름을 날린 문경은 SK 감독은 자유투를 뱅크슛으로 던져 눈길을 끈 적이 있다. 2008-2009 시즌 무려 94.05%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한 문경은 감독은 자신의 긴 슛 거리를 잘 이용한 경우다.



 



‣ 뱅크슛의 독보적 존재, 샘 존스·팀 던컨



 



[MJG의 농구용어사전] 이젠 구시대의 유물? ‘뱅크슛’



 



미국농구에서 뱅크슛을 가장 잘 던진 이를 꼽자면 두 명의 선수가 있다. 1960년대 보스턴 셀틱스에서 활약한 샘 존스와 최근 은퇴한 팀 던컨이 그 주인공이다. 먼저 샘 존스는 미국의 농구 기자들이 선택한 가장 뱅크슛을 잘 던진 선수다. 사실상 그의 시그내쳐 무브가 될 정도로 샘 존스의 뱅크슛은 던졌다 하면 들어가는 수준이었다. 팀 던컨의 알고도 막지 못하는 뱅크슛도 있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순간적으로 공간을 만들어내 던지는 뱅크슛은 NBA의 내로라하는 수비수들을 망신주기에 충분했다.


 


1960~70년대 UCLA 대학을 이끈 존 우든 감독은 “쉽게 슛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뱅크슛을 가르치기도 했다. 당시 존 우든 감독의 제자였던 카림 압둘-자바, 빌 월튼, 저말 월크스, 헨리 비비 등 대부분의 선수들이 뱅크슛에 능통했다. 이들의 활약에 UCLA 대학은 1963-1964 시즌부터 1974-1975 시즌까지 2번을 제외하곤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 점점 사라져가는 뱅크슛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뱅크슛은 서서히 사라져가는 추세다. NBA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긴 역사는 물론, 상징성 부여에 집중하고 있는 NBA에서 팀 던컨 이후 뱅크슛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찾아보기도 힘들다. 최근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그저 멋지지 않기 때문(It’s just not cool)”이라고 말하며 뱅크슛에 비판적인 시선을 보였다.


 


아직 한국농구에선 뱅크슛은 찾아보기 쉽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클린슛보다 뱅크슛을 선호하고 있다. 자유투도 마찬가지. 하지만 뱅크슛에 대한 시선이 그리 좋지 만은 않다. 굳이 더 어려운 뱅크슛을 던지려하는 지에 대한 의문도 많다.


 


과거 김동광 해설위원은 “슛은 물론, 자유투까지도 뱅크슛으로 던지려고 한다. 그러니 성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뱅크슛은 백보드를 정확히 맞춰야 한다. 꼭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선수들을 압박해 백보드에 의존하는 건 아닐까 한다”고 말한 바 있다.


 




[MJG의 농구용어사전] 이젠 구시대의 유물? ‘뱅크슛’



 



 



그러나 한 순간에 모든 게 바뀔 순 없다. 그렇다고 뱅크슛이 무조건 나쁘다고 말할 수도 없는 상황. 일정한 수준에 오른 선수라면 45도 뱅크슛처럼 정확한 득점 기회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슛 찬스를 뱅크슛으로 마무리하려는 건 큰 문제다. 백보드를 맞추고 득점을 하려면 클린슛보다 보다 더 정교해야 하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리바운드도 신경 써야 한다. 또 어릴 때부터 뱅크슛에 집중한 선수들이 한 순간에 클린슛으로 바꿀 순 없다.



 



마이클 조던, 코비 브라이언트 등 슛에 일가견이 있었던 NBA 최고의 스타들도 클린슛 이외에 뱅크슛을 주무기로 사용한 적도 있다. 뱅크슛이 무조건 나쁘다는 편견보다 어떻게 하면 잘 이용할 수 있을 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기자), KBL, 아디다스 코리아, 나이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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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병장 대충놀자

2017.12.14 15:57:46

뱅크슈웃~

상사 항상양지로가자

2017.12.14 17:09:47

백보드 맞추는 자체가 요샌 트렌드에 맞지 않는데,,,느바만 봐도 요즘 3점 대세로 가는데 전부 클린하게 던지지 백보드 자체를
맞춘다고 던지진 않는다 물론 3점을 백보드 맞춰서 던지진 않지만

병장 광주송교창

2017.12.15 09:51:36

ㅋㅋ 문경은 뱅크슛 개좋아했는데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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