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음 비운 상주의 역설…강등 확정 시즌 '1부 최고성적' 거두나

일병 news1

조회 2,850

추천 0

2020.07.07 (화) 16:01

                           


마음 비운 상주의 역설…강등 확정 시즌 '1부 최고성적' 거두나

선두 전북까지 잡으며 4연승 신바람…'행복 축구'로 상위권 돌풍



마음 비운 상주의 역설…강등 확정 시즌 '1부 최고성적' 거두나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에 보는 즐거움이 큰 스포츠에서 '결과를 미리 아는 것'보다 김빠지는 게 있을까.

그런데 한 시즌의 시작부터 이미 '강등'이라는 운명을 정해놓고 나선 팀이 그 허무함을 무색하게 만드는 투혼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프로축구 K리그1(1부)에서 4연승을 달리며 상위권 판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상주 상무 얘기다.

7일 현재 상주는 승점 20을 기록, 전북 현대(승점 24), 울산 현대(승점 23)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4경기에선 FC서울, 성남FC, 수원 삼성, 전북을 모두 1-0으로 연파하며 연승 가도에 올라 '양강' 전북, 울산과도 격차가 크지 않다.



마음 비운 상주의 역설…강등 확정 시즌 '1부 최고성적' 거두나



시즌 초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올해는 '상주 상무'라는 이름을 프로축구에서 보는 마지막 해다.

국군체육부대 상무축구단은 2003년부터 광주를 연고로 K리그에 참가하다가 2011년 상주로 옮겨 10년째를 보내고 있는데, 상주와의 연고 협약이 올해까지라 내년에는 새 연고지와 함께 2부리그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올해 K리그1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더라도 강등이다.

게다가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가던 선수단 차량의 사고로 22세 이하(U-22) 선수들이 다쳐 엔트리와 교체 선수의 페널티를 떠안는 등 악재도 겹쳤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다른 팀과 연습경기를 잡기도 쉽지 않아 실전 감각을 올리는 데도 난항을 겪었다.

시즌 첫 경기에서 울산에 0-4로 대패할 때만 해도 이 모든 여파를 이겨내기는 역시 힘들 거라는 목소리가 컸으나 이후 상주는 한 번밖에 지지 않는 반전을 일궜다.

특히 4연승의 방점을 찍은 이달 5일엔 '상주 상무' 창단 이후 안방에서 좀처럼 잡지 못하던 선두 전북을 1-0으로 꺾는 성과도 남겼다. 기세가 오를 대로 올랐다.



마음 비운 상주의 역설…강등 확정 시즌 '1부 최고성적' 거두나



각 팀의 주전급 선수가 모여 스쿼드가 여느 팀에 뒤지지 않는 데다 2002년 코치를 시작으로 상무에서만 지도자 생활을 해 팀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태완 감독이 연륜까지 더해 지도력에 꽃을 피우고 있다는 평가다.

김 감독은 측면 공격수들의 부상이 이어지자 풀백인 강상우를 올려 성공을 거두는 등 각종 변화에 대처하며 팀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8월 제대를 앞둔 '말년 병장' 강상우는 이미 이번 시즌 4골 2도움을 기록, 자신의 한 시즌 리그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을 세우며 김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 축구'의 선봉에 서 있다.

'선수들이 행복한 축구를 하는 것'을 지도자로서 목표라고 밝힌 바 있는 김 감독은 강등이 정해진 현실을 순위에 대한 압박감이 없는 '편안한' 상황으로 받아들이며 팀을 이끌고 있다.

"각자의 성장과 팀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원동력으로 삼아 '즐겁고 행복한 축구'를 하는 게 고공비행의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시즌의 3분의 1을 넘어선 시점에 선두권까지 넘보면서 상주에서의 마지막 해 '팀 자체 최고 성적'으로 강등되는 거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프로축구 승강제가 시행된 2013년 이후 상주의 1부리그 최고 성적은 2016년의 6위다. 광주 시절을 포함해 단일리그에서도 8위(2004년)가 가장 높은 순위였다.

팀 특성상 시즌 초반에는 호성적을 거두다가 중반 이후 전역자가 나오며 기울어질 때가 잦았는데, 올해도 강상우 등이 8월에 떠나고 11월에도 전역자가 여러 명 있어 이 고비를 넘기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