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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FA컵 우승으로 2전3기 해낸 최강희 "집 떠나지 마세요"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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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5 (수) 14:32

                           


중국 FA컵 우승으로 2전3기 해낸 최강희 "집 떠나지 마세요"

3차례 팀 옮긴 끝에 상하이 잔류·우승컵…"김신욱 영입이 결정적"







중국 FA컵 우승으로 2전3기 해낸 최강희 집 떠나지 마세요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최강희 감독이 중국 프로축구 무대에서 롤러코스터 같은 첫해를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1년간 팀을 세 번 옮기는 우여곡절 끝에 상하이 선화에서의 FA컵 우승으로 화려하게 2019시즌을 끝낸 최강희 감독은 19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정담회에서 "여러분은 집 떠나지 말라"는 말로 첫인사를 했다.

전북 현대를 K리그 역대 최강팀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말 톈진 취안첸에 부임한 최 감독은 3개월 만에 팀을 떠났다. 모기업이 존폐 위기에 몰려 구단 운영이 급격히 어려워진 탓이었다.

올해 2월 다롄 이팡으로 팀을 옮긴 최 감독은 4승 5무 6패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또다시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반년간 두 번 실패한 최 감독은 중국에서의 세 번째 팀인 상하이에서 2전 3기에 성공했다.

강등권이었던 상하이를 잔류시킨 것은 물론, FA컵 우승을 이뤄내며 영웅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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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감독은 "김신욱이 합류하면서 팀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에 강등을 피할 수 있었고, 나아가 FA컵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며 애제자에게 공을 돌렸다.

우승을 지휘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로는 '진심'을 꼽았다.

그는 "진심으로 선수를 대하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니 중국 선수들이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그렇게 문화 차이를 극복해 나갈 수 있었다"면서 "결국은 진정성이 해답이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 감독과의 일문일답.



▲ FA컵 우승 소감은.

-- 상하이에 처음 갔을 때 목표는 오직 팀을 강등에서 구해내는 거였다. FA컵 우승은 생각지도 않았다. 잔류를 확정한 뒤 홀가분하게 준비한 게 우승에 도움이 된 것 같다. 김신욱이 합류하면서 팀 분위기가 달라져 강등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에 FA컵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



▲ 중국 간 뒤 처음에 황당한 일을 겪었다. 1년간 팀을 3차례나 옮겼는데.

-- 톈진에 간 지 2달 만에 그룹이 와해하면서 어려움을 겪었고, 이어서 다롄으로 가게 됐는데 여기서 귀인을 만났다. 내가 전북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이철근 단장님을 만났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도 다롄에서 만난 주준 단장이 이 단장님처럼 내 '귀인'이 돼줬다. 주 단장은 상하이 단장을 10년간 하다가 다롄으로 옮긴 상태였다. 상하이가 힘들어지면서 돌아와 달라는 러브콜을 받고 있었다. 주 단장이 나에게 상하이로 같이 가자고 했는데 진심이 느껴졌다. 그래서 선화로 가게 됐다.

상하이로 옮긴 뒤 처음에는 주 단장이 간섭을 많이 한다고 느꼈는데, 조금 지나고 보니 그건 간섭이 아니라 '염려'였다. 주 단장이 정말 많이 '서포트' 해줬다. 상하이에서 10년간 잔뼈가 굵은 그가 나를 전적으로 지지해줬기 때문에 훈련, 전술 등등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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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롄에서 선수들과 트러블이 있었다는 등 보도가 있었는데, 사실이 아니었던 건가.

-- 나는 그런 일 없었다. 다롄 구단 부회장이 한 외국인 선수의 유럽 복귀를 두고 그 선수와 갈등을 빚은 적은 있다. 그게 선수와 감독 간의 트러블로 비친 것 같은데 사실이 아니다. 나는 다롄에서 선수들과 관계가 좋았다. 다만, 부회장은 처음부터 내가 아니라 라파엘 베니테스 등 유럽 감독들을 원하고 있었다. 그래서 결별하게 됐다.



▲ 김신욱 영입이 우승에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 같다.

-- 김신욱은 다롄에 있을 때부터 데려 오고 싶었다. 중국 선수들과 중국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 수준을 볼 때 김신욱이 오면 분명히 성공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문제는 상하이 팬들의 정서였다. 그들은 카를로스 테베스, 디디에 드로그바 정도로 이름값 높은 스타 플레이어가 상하이에 와야 한다고 늘 생각한다. 한국 선수는 수비수는 괜찮다고 보지만, 공격수는 인정 안 한다. 실제로 김신욱이 입단했을 때 팬들 반응은 '쟤 뭐야?'였다.

그런데 김신욱이 데뷔전부터 골을 넣는 등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다. 경기장 밖에서는 개인훈련에 매진하는 모습으로 동료들에게 자극을 줬다. 구단 고위층도 김신욱이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는 모습을 보고 '유럽 선수가 최고다'라는 고정관념이 많이 바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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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한국 선수 또 데려가나.

-- 구단에서는 여전히 (유럽에서 뛰는) 더 '큰 선수'를 원한다. 나는 한국 선수 데려가고 싶은 생각이 있다. 김신욱의 높이를 살리려면 좋은 풀백이 필요한데…. 전북에서 뛰는 이용과 김진수를 데려가고 싶은데 방법이 없네? (웃음) 이용은 중국 여자랑 결혼시켜서 국적 바꿔서 데려가고 싶다. (웃음)

리그 아시아 쿼터제가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한국 선수 영입은) 결과를 보고 구단과 상의해서 결정할 문제다.



▲ 중국 무대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뭔가.

-- 중국에 온 감독들이 공통으로 하는 얘기가 문화 차이를 극복하는 게 어렵다고들 한다. 1년 있으면서 느낀 건, 결국은 진정성이 해답이라는 거다. 진심으로 선수를 대하면 문화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은 극복할 수 있다. 대화하면서 훈련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중국 선수들도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더라.



▲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울산 현대와 같은 조가 됐다. K리그 팀 중에서 어느 팀과 만나고 싶었나.

-- 전북만 피하면 어떤 팀도 괜찮은데, 전북 안 만나서 다행이다. 그렇다고 울산이 해볼 만한 팀이라는 건 아니고….

챔피언스리그 목표는 일단 조별리그 통과다. 상하이가 한 번도 조별리그 통과한 적이 없다. 토너먼트 올라가면, 내가 챔피언스리그 해봐서 알지만, 전략적으로 준비 잘하면 상당한 전력 차를 극복할 수 있다. 일단 중국 선수 보강이 우선이다. 그런데 자꾸 선수 사달라고 조르니까 주 단장이 나를 자꾸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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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리그에서 뛰고 있는 수비수 김민재에 대해 평가해달라.

-- 김민재가 중국리그 가면 기량이 퇴보할 거라는 말이 많았는데, 어제 한일전에서 보듯이 여전히 잘 뛰지 않나. 중국에서도 평가가 좋다. 내가 전북에서 데리고 있을 때는 민재 데리고 유럽 가서 일주일 동안 테스트시킬 생각까지 했다. 그 정도로 유럽에서 잘해줄 수 있는 선수다.

민재가 중국에 있으면 계속 마주쳐야 하니까 어서 유럽으로 가면 좋겠다. 자꾸 만나기 싫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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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국이 '최강희의 아들' 아닌가. 이제 김신욱도 '아들'인가.

-- 아들은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다. 이동국이 조금만 더 어렸어도 김신욱 못 왔지…. 동국이가 마흔이 넘는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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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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