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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차기 한 방에 파워 게이지 반 토막…태권도의 새로운 실험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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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3 (월) 19:08

                           


뒤차기 한 방에 파워 게이지 반 토막…태권도의 새로운 실험

태권도협회, 격투 게임 응용한 '파워 태권도 프리미엄 리그' 시연

"경기 룰 등 정비하면 '발 펜싱' 사라질 듯"…현장 평가는 긍정적



뒤차기 한 방에 파워 게이지 반 토막…태권도의 새로운 실험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태권도 경기야, 격투 게임이야."

'태권도 경기는 재미없다'는 인식을 바꿔보고자 격투 게임처럼 충격치를 승패를 가리는 새로운 방식의 태권도 경기가 선을 보였다.

대한민국태권도협회(KTA)는 12일∼13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 이벤트홀에서 'KTA 파워 태권도 프리미엄 리그' 시연회를 열었다.

협회는 가벼운 접촉만으로도 득점이 이뤄지는 현재 전자호구 시스템상의 태권도가 변칙 발차기 등으로 '발 펜싱'이라 불리며 외면받는 현실에서 고민을 시작했다. 관중 친화적이고 미디어에 적합한 태권도 경기가 어떤 것인지 연구했다. 협회가 찾은 결론은 먼 곳에 있지 않았다. 바로 '태권도의 무도성 회복'이었다. 여기에 격투 게임 방식을 빌렸다.

프리미엄 리그는 양 선수 모두 파워 게이지 바가 꽉 찬 상태에서 경기를 시작해 공격자의 유효 충격치가 표출되면 공격을 당한 선수의 파워 게이지가 그만큼 줄어드는 방식을 택했다.

이번 시연회에서는 두 선수가 2분씩 3경기를 해 먼저 2경기를 이기는 선수가 승자가 됐다.

협회는 이미 현장 테스트를 거쳐 이번 시연회에 참가할 18명의 선수와 심판 10명을 선발했다. 이번 시연회에서는 두 체급으로 나눠 12일에는 75∼85㎏급, 13일에는 65∼75㎏급 경기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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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선수는 똑같이 '100'이라는 충격량을 갖고 경기를 시작했다.

호구는 '반자동 전자호구'를 썼다. 타격 시 미리 체급별로 선정한 충격치 값이 측정되면 부심의 채점기에 전달되고, 부심이 유효한 공격으로 인정하면 그때 득점으로 표출된다.

머리 회전 공격에 성공하면 상대 충격량이 한꺼번에 '40'이나 줄어든다. 게다가 반칙을 한 선수에게는 10초의 페널티를 줘 이 시간 동안 상대로부터 받는 충격치는 2배가 되도록 했다. 순식간에 승패가 갈릴 수 있어 선수나 관중이나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게 했다.

13일 열린 65∼75㎏급 결승에서는 1-1로 맞선 가운데 맞이한 세 번째 경기에서 박중원(용인대)이 연속 공격 성공으로 경기 시작 5초 만에 김다훈(경희대)의 파워 게이지를 바닥내고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장도 확 달라졌다. 한 면을 가득 채운 LED 전광판, 쇼를 방불케 하는 화려한 조명, 프로필 소개와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등장하는 선수 모두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현장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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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75∼85㎏급에서 3위를 차지한 김용식(대전시청)은 "이번 시연회를 준비하면서 기존 전자호구 방식에서 앞쪽 발을 들고 하던 경기 습관을 고치는 게 가장 힘들었다"면서 "새로운 방식에 익숙해지면 재밌을 거 같다. 태권도가 더 화려해지고 다이내믹해질 것 같다"고 밝혔다.

베스트 킥 상을 받은 65∼75㎏급 정찬호(강화군청)는 "타격감도 있고, 발차기를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어 재미있었다"면서 "기존에 체력을 바탕으로 밀면서 경기 운영을 하는 것과는 다른 스타일의 태권도도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첫날 시연회가 끝난 후 협회 자문회의에서도 태권도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다만 복잡한 경기 룰, 반자동 전자호구 도입에 따른 심판의 판정 개입, 파워 게이지 지연 표출 등 보완 사항에 대한 요구도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종주국 협회로서 무도 태권도의 기본 가치를 실현하면서 경기 방식에서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자 이번 프리미엄 리그를 추진했다"면서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 보완해 6월 말 2차 시연회를 열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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